음식물 먹는 중 폭행에 치약 먹이기… “윤일병 사건, 윗선 묵인이 문제”

 지난 4월 7일, 언론에 내무반에서 음식을 나눠먹던 윤 모 일병이 선임병에게 가슴 등을 폭행당한 뒤 음식물이 기도에 막혀 사망한 사건이 보도됐다. 4개월 후, 이 사건이 단순 폭행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된 가혹행위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며 전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군인권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윤 일병은 28사단으로 전입한 3월 초부터 사망 당일까지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 폭행으로 인해 다리를 절뚝거리는 윤 일병에게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다는 이유로 다시 폭행하고, 치약 한 통을 그대로 다 먹이거나 잠도 재우지 않고 기마자세(팔을 앞으로 뻗고 다리를 굽힌 상태로 버티는 자세)를 세우는 등 단순 폭행을 넘어선 심각한 가혹행위를 했음이 드러났다. 현재는 가해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 네티즌들이 가해자들의 신상정보 공개, 일명 신상 털기를 해 문제가 됐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조병욱(언론영상광고2) 학우는 “군에서 있던 부조리나 문제들은 윗선에서 묵인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또한 “장병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군 간부들이 스스로 개혁의지를 가지는 등 자체적으로 군 내부에서 개선해나가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군 당국의 개혁의지가 중요함을 언급했다.

 가혹행위로 무장 탈영에 자살시도 … “임병장 사건, 인성교육 부족탓”

 지난 6월 21일 동부전선 GOP에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임 모 병장이 K-2 소총으로 아군 5명 사살, 7명을 부상 입힌 후 총기와 실탄을 소지한 채 탈영했다는 속보가 언론에 보도됐다. 사건 직후 22사단은 ‘진돗개 하나’(국지적 위협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발령되는 군사용어, 평상시엔 진돗개 셋을 유지)를 발령했고 군경 합동으로 강원도 고성군 전 지역에서 차량 검문수색 및 신분확인을 진행했다. 추격대는 포위망 근처에 다가온 임 병장을 발견한 후 교전을 실시했다. 이후 군은 임 병장과 다시 교섭을 시도했지만 생포에 실패했다.

 23일 오후 2시, 임 병장이 다시 교섭에 응했으나 반항 끝에 자신의 가슴을 겨누며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시도가 실패하자 추격대는 서둘러 임 병장을 생포해 병원으로 이송한 뒤 긴급수술을 진행했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생포 직후 보도에 따르면 임 병장의 유서에는 집단따돌림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간부들이 나서서 집단따돌림을 주도했고, 자신의 정신병 치료 경력을 알렸음에도 이를 무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조승현(글로벌경영 2) 학우는 “군대문제가 계속 터지다 보니 곧 입대를 앞두고 있는 친구들끼리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12월에 입대하는 김관민(언론영상광고2) 학우는 “요즘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너무 부족해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상급 간부가 병사 한 명 한 명과 대화하며 구타나 부조리가 없는지 철저히 감시해야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군당국, 관심병사 관리부실… “신체검사서 정신이상 땐 조치를”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군대 내 관심병사에 이목이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의 관리부실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7월 11일에는 A급 관심병사으로 분류됐던 이 모 상병이 전역 당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발생했다. 수사 끝에 이 상병이 투신한 주요 원인이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한 정신질환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 당국은 전역 당일에서 4분이 지나 더 이상 군의 소관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군대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군 병영문화 혁신 의지를 보이고 실제로 지난달 6일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위원회는 12월까지 혁신안 마련이라는 목표를 갖고 군 장병들에게 핸드폰을 보급하거나 동기들끼리만 내무반 만들기, 군 옴부즈맨 제도(국가의 행정권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말하는데 이를 군에 적용하려는 계획), 부모와 병사간 24시간 소통 보장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듯 보인다.

 박상은(신문방송2)학우는 “신체검사에서 정신감정을 하고 이상이 있는 병사를 올바르게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폭행사건을 일으킨 장병은 군 복무기간을 늘리거나 계급을 다시 내리는 등 현실적으로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해 군 당국의 관심병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현실적인 처벌책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