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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야 온전한 삶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 어른다워야 한다는 이성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곤 한다. 또한, 우리는 주변 어른에게서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규범에 맞게 행동하라고 배웠다. 즉, 자기 자신의 감정 그 자체보다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감정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이성이 더 중요하다고 학습해온 것이다. 이렇게 억눌린 현대인의 감정을 되살리려는 시도를 한 책이 있다.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그것이다.
‘감정의 철학자’ 스피노자와 마주하다
칸트와 같은 이성주의 철학자와 달리 감정을 중시했던 철학자가 있다. 바로 스피노자다.
스피노자는 ‘감정의 철학자’로 불릴 만큼 윤리는 ‘살아 있는 나’에서 시작한다고 주장하며 인간의 욕망, 즉 감정을 긍정하면서 복원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스피노자는 그의 저서 『에티카』 3부에서 48개의 정서에 대해 정의하고 유사한 감정들을 비교했다.
감정수업을 통해 행복을 불러오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스피노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자기 감정을 회복하는 법과 나와 타인의 감정을 살피는 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감정수업을 통해 자기 자신이 감정의 주체가 되어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에티카』에 서술된 48개의 감정과 48권의 세계문학, 명화 45개, 철학가가 들려주는 48개의 조언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학작품으로 일깨우는 감정
문학작품을 예로 들어 각각의 감정을 쉽게 풀어 썼고, 그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설명을 첨부해서 문학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 했다. 예를 들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저자는 ‘탐욕’을 사랑마저 집어삼키는 괴물로 설명한다. “결국 개츠비의 사랑도 탐욕에서 출발했던 셈이다. 그러니 사실 위대했던 것은 개츠비가 아닐 수 있다. 진정으로 위대한 것은 개츠비, 데이지, 그리고 톰을 가로지르고 있는 ‘탐욕’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나를 만나는 작은 전시회, 그리고 철학가의 조언
또한, 자신의 감정을 시각화했던 예술가들의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각각의 명화들을 느린 시각으로 감상하며 나 자신의 생각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해왔던 나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래 그림은 타마라 드 렘피카, 『자화상, 초록색 부가티 안에서』(1925)로 값비싼 차안에 있는 화가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 돈에 대한 탐욕을 표현했다.
이어서, 철학가인 저자가 주요한 사례를 들어 조언을 한다. 이 조언을 통해 자기 자신이 착각하고 혼동했던 감정을 깨닫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감정 수업을 받는 것처럼 나에 대해 생각하며 읽다보면 한 권을 끝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책이다. 다소 문장이 매끄럽지 않고 내용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책이 제시하는 본질에 다가서는 데 그리 방해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철학적 견해를 담아 감정을 설명했다고 꺼려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을 통해 자기감정의 주체가 되어 진정한 행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