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빨리빨리’, 일본이 ‘스미마셍’이라면, 중국은 ‘만만디’로 통한다. ‘만만디’는 행동이 굼뜨거나 일의 진척이 느림을 이르는 말로 오랜 중국인들의 습성이다. 그들은 게으르게 보일만큼 천천히 살아간다. 중국에서는 중국 사람들보다 여유를 갖고 있어야만 성공한다. 중국인과 작은 사업을 하더라도 불안함을 못 이기고 서두르다가는 그들에게 선두권을 뺏기기 마련이다. 그들의 삶 속에 배어 있는 기다림의 미학은 분명히 배울 점이다.

 그러나 그런 중국인들도 돈 앞에서는 ‘만만디’가 아닌 ‘콰이콰이’로 행동한다. ‘콰이콰이’는 중국어로 ‘빨리빨리’라는 뜻이다. 평소에는 여유를 갖고 사는 중국인들이 돈 앞에서는 확 바뀌어버린다.

 책 『정글만리』는 조정래 작가가 직접 중국을 여행하며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 소설이지만 무용담처럼 생생하게 들린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를 소개한다.

 문제를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다. 평소에 문제라고 생각했던 일이 나중에 보면 아무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다. 중국인들은 나중이 아닌 평소에 문제를 문제 삼지 않아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들이 많이 쓰는 ‘런타이둬’라는 말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소음공해가 심해도 “런타이둬”, 매연이 눈앞을 가려도 “런타이둬”를 외치며 그 이상의 불평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에는 나와 상관없는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기적인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다.

 국민, 당원 모두 눈감아주는 사회

 중국은 예상했던 시기보다 30년을 앞당겨 2010년 일본을 제치고 G2(Group of 2)가 됐다. G2는 2000년대 중반에 들어 신흥강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초강대국인 미국을 가리킨다. 자동차수, 명품 쇼핑 1위의 나라인 중국. 그들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이 모두 나라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하며 뇌물수수, 부정부패는 잠시 덮어둔다. ‘샹신원’으로 불리는 높은 관직의 당원과 친해진다면 남은 인생은 뚫린 길이나 마찬가지다.

 ‘예쁘다’는 말보다는 ‘돈 많이 버세요’

 중국의 여성들은 ‘예쁘다’는 말보다는 ‘돈 많이 버세요’라는 덕담을 더 좋아한다. 그만큼 돈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높다.

 또 느긋한 그들도 멘쯔, 즉, 체면은 무엇보다 중시한다. 체면을 위해 더 사치를 부리고 더 부자가 되기 위해 힘쓴다. ‘콰이콰이’를 외치는 중국인들은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무한 성장하는 나라다. 『정글만리』 세 권으로 모두 알려고 하기에 중국이라는 나라는 매우 크고 다양한 측면을 갖고 있다. 특히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안은 꼭 찾아가 보고 싶은 명소가 됐다. 한 번 읽기 시작한 다음엔 손을 뗄 수 없었을 만큼 중독성 강한 이 이야기는 신흥강국 중국의 매력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홍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