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만나면 흔히 자신이 즐겨보는 드라마, 예능 내용을 말하며 웃곤 할 것이다. 나또한 그렇다.

 요즘 TV를 시청하다보면 지상파보다 종합편성채널(종편), 케이블 채널들에 더 신선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다. 종편채널의 일부 인기 프로그램들은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앞지르기도 한다. 왜 그럴까.

 사전상으로 보면 종편채널은 뉴스 보도를 비롯하여 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해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이다. 모든 장르를 편성한다는 점에서는 지상파와 차이점이 없으나, 종편채널은 케이블TV와 위성TV를 통해서만 송출하기 때문에 가입한 가구만 시청이 가능하다. 또한, 하루 19시간으로 방송 시간을 제한 받는 지상파와는 달리 종편채널은 24시간 종일 방송을 할 수 있고 중간광고도 허용된다.

 시청자인 내가 생각할 때 종편채널이 성장하는 이유는 이렇다. 지상파방송사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다. 틀에 박힌 프로그램들이 많다. 제한되어 있는 규칙 속에서 제작자가 자신의 의사를 마음대로 펼치지 못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베끼기로 몸살을 앓는 지상파와 달리 종편이나 케이블채널은 자신들만의 생각으로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종편채널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종편채널이 출범한지 3년이 지났다. 이후 사업적인 이익을 추구해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편성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계속 지적됐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교양, 드라마, 예능을 모두 담아내고 그 안에서 균형과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즐거움을 주는 것이 중요한 예능프로그램은 종편채널이 긍정적인 방향을 가고 있는 측면이 많지만, 뉴스와 같은 보도프로그램은 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 이를테면, 세월호 사건 때 민간잠수부를 해군측 잠수부로 착각해 엉터리 인터뷰를 했다가 징계를 받은 것 등, 흥미위주의 선정적인 뉴스나 편향적인 여론을 주도하는 듯한 뉴스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종편인 jTBC 손석희 앵커의 뉴스의 경우 현재 지상파와 종편채널을 통틀어 가장 화제가 되고 있으면서 그런 문제점을 비교적 잘 피하고 있는 듯 보인다. 종편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그렇게 보도프로그램도 시청자로부터 예능프로그램 못지않은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인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