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인기는 작년부터 이어져 아직까지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서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사실 영화로 제작되면서 더 인기를 얻은 경우다. 영화를 책과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홍수진 기자

 이 책은 통학할 때, 또는 잠깐 시간이 날 때 읽어도 좋을 책이다. 책표지는 유머가 넘치는 내용을 미리 보여주는 듯 산뜻하다. 주인공인 알란 칼손은 양로원에 살며 100번 째 생일파티를 맞은 노인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찾든 말든 그는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려 터미널로 간다. 그 곳에서 알란은 처음 보는 행인이 잠시 맡아달라는 트렁크를 훔쳐 오면서부터 얘기는 시작된다. 알고 보니 갱단의 돈가방. 갑자기 갱단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 알란의 이야기가 그의 과거 이야기와 오버랩 되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1세기를 살아온 알란의 삶은 현재, 과거를 통해 볼 수 있다. 알란이 양로원을 그렇게나 따분해 했던 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는 작은 오해로 정신병원에서 살기도 하고 폭약제조가로서 국가의 수상을 만나기도 하며 예측하기 힘든 삶을 살아왔다. 그런 삶에서도 대담할 수 있는 태도가 그의 장수비결인 것 같다. 알란은 세계여행을 한 푼도 없이 시작해 거금을 벌어 완성했다. 게다가 알란 없이는 우리의 지금이 없을 만큼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역사를 만들어갔다. 알란과 친구들의 조금은 잔인한 행동들까지도 유쾌하게 느껴진다.

  알란 칼손은 비교적 자유롭게 살아왔다. 폭탄제조기술을 어깨 넘어 배우고 그 기술을 통해 스웨덴, 북한, 몽골 등 많은 나라를 가게 된다. 그 방법이 우연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도 알란은 받아들이고 상황을 즐긴다. 알란의 의연한 모습은 긴급한 상황에서도 계속 된다. 그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쳐도 자신의 갈 길을 가고 긍정적 생각과 유머로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 계속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었다. 전쟁, 싸움, 평화가 번갈아가며 배경이 되고 알란은 그 속에서든 밖에서든 자신의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괴짜같이 보일 수도 있는 그의 삶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 세상에는 지금도 다양한 일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삶을 내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대담한 포부로 1세기를 보낸 알란은 오랫동안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알란은 또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다리가 폭파되는 장면을 보고 코끼리가 사람을 짓밟아 죽이는 장면을 보는 평범하지 않은 일을 겪으며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장면이 역설적이다. 후회 없이 오늘을 사는 알란은 지금도 어디에서인가 유쾌한 일들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