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사서추천도서’를 소개한다. 이번 달의 추천도서는 사회과학분야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들이다. 10권의 책이 소개됐는데 그 중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을 추천한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대학생들의 보도를 접하며 저임금 일자리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선택했다.

왜 저임금 생활에서 벗어나기 힘들까

  저자는 그리 궁핍해본 적 없는 생물학 박사로, 비숙련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만으로 실제 생활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어 직접 저임금 생활에 뛰어든다.
  처음에 그녀는 저임금 노동자의 시간당 급여가 그렇게 적다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생존 비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저임금 생활에서 그녀는 가난한 자들만의 절약법 따윈 없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가난하기 때문에 추가로 드는 비용이 수두룩했다. 보증금이 없기 때문에 일주일 단위로 방을 빌리면서 드는 엄청난 방세가 그 예다.
  일을 하기 위해 저자는 구직 활동을 시작하는데 그녀는 에너지와 미소를 가지고 여러 번의 면접을 본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흥미가 없어 보이는 고용주의 표정, 마치 자신을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다른 직원들의 모습에 그녀는 구직 활동이 사람을 점점 작아지게 만든다고 말한다.   
  직업을 얻은 후에도 저임금 노동자들은 통증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산다. 아파도 겉으로 내색해서는 안 된다. 아프다고 표현하면 같이 일하는 동료가 몇 배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자칫하면 직장에서 해고될지도 모른다. 아파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해야 하는데, 그런 그들이 받는 시간당 급여는 저자가 보기에 너무나 부족했다.
  저자는 딸린 가족이 없었고, 건강하고, 차까지 있었다. 하지만 저임금 생활을 해보는 동안 그녀는 땀 흘리며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가 아주 힘겨울 정도로 빠듯함을 절감했다. 경제학자가 아니더라도 임금은 너무 낮고 집세는 너무 높다는 것을 저자는 알 수 있었다.
  실험을 끝낸 저자는 우리가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며 노동한 대가로 편안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남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방치하고, 남의 집을 쾌적하고 광이 나도록 하면서 자신은 수준 이하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빈곤을 줄이고 싶다면 사람들을 빈곤하게 만들고 계속 가난한 상태로 살게 만드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원할 경우 그들에게 더 나은 임금과 노동환경을 얻을 수 있는 조직을 결성할 권리를 주자는 것이다.
  이 책의 메시지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기까지 하다. 우리가 그들보다 처지가 낫다고 그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도우며 모두가 공생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