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 덮친 규모 7.9 지진

  지난 4월 25일 낮 12시경(현지시간 기준) 네팔에서 리히터 규모 7.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 확인된 사망자 수가 7,000명이 넘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많은 문화유산이 무너졌다. 또한, 전기, 가스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어 혼란이 더 가중됐다. 네팔을 돕기 위해 세계 많은 국제기구와 국가에서 구호품을 보내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 종교 단체에서도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한 국가를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하게 발생한 지진, 그것이 일어난 원인과 현재 피해 상황, 이에 대한 세계 지원현황을 알아보자.

박성모 기자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충돌이 원인

  네팔은 두 개의 거대한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경계에 위치해 있다. 인도판은 9,000만년 전부터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동한 대륙판은 기존에 위치해 있던 유라시아판과 마주쳤고 2,500만년 전에 처음 충돌하여 히말라야 산맥을 형성했다. 충돌 후에도 인도판은 이동을 멈추지 않았고 유라시아판과 지속적으로 부딪쳐 매년 5cm씩 유라시아판 밑쪽으로 이동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두 판 사이를 중심으로 충돌 에너지가 쌓였으며, 이 에너지가 임계점을 돌파해 급격히 방출되면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와 같은 지진은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에 완전히 묻힐 때까지 잇따를 전망이다.

  한편, 프랑스의 한 연구팀은 이번 지진을 발생 1개월 전에 미리 예측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과거에 지진이 발생한 주요 단층에 있는 목탄 조각들을 이용하여 지진 단층의 이동 시기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지진에 역사적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과 과거 지진의 발생 내력을 조사하여 발생주기가 81년인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네팔의 지질학회지에 연구결과를 게재하여 올해 지진 발생의 위험 가능성을 알렸다. 연구원인 폴 타포이너는 “특히 카트만두와 포카라가 지진 단층 파열에 의한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지진 발생 1주일 전 지진학자 50명이 카트만두에 모여 피해를 줄일 대책을 논의했다.

네팔 지진, 수소폭탄 20개의 위력

  현재 총 사망자는 7,000명 이상이고 부상자 역시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한,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상이어서 사망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진은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81㎞ 정도밖에 안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하여 피해가 더 컸다. 카트만두에서는 건물들이 무너지며 약 100명의 시민들이 압사하는 등 도시 중심부에 있던 시민 2,000여명이 지진으로 인해 사망했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은 산간 마을이 많은 신두팔촉 지역이다. 이 지역은 이번 지진으로 1,800명 이상이 사망하고 4만 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명 피해 외에도 경제적 손실 역시 크다고 추정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네팔의 경제 손실이 국내총생산의 50%(한화로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아시아개발은행은 네팔 경제의 40% 이상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그리고 사회기반이 무너져 이를 복구하는 비용도 5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세계문화유산과 에베레스트를 찾는 관광객으로 GDP의 3%를 벌어들이는 관광산업의 피해가 막대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두르부르 광장의 많은 문화유산과 사원들이 훼손됐다. 카트만두의 하누만도카 왕궁, 파탄의 크리슈나 사원 등이 파괴됐다.

세계의 도움이 절실한 네팔

  네팔 지진의 피해가 커지자 국제구호단체 및 각국 정부는 네팔 복구 작업을 지원하러 나섰다. 유엔아동기금 및 세계보건기구는 의약품을 보급하였고 세계식량계획(WFP) 및 국제구호개발기관인 옥스팜은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중국과 인도는 긴급 재난 구조대를 파견했고 미국은 초기구호자금으로 100만 달러의 기금을 전달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단체에서 구호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네팔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한, 지난 1일 탐색구조팀, 의료팀 등 총 42명의 긴급구호대를 파견하였고, 선발 의료팀의 활동이 끝나면 12명의 2차 의료팀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역시 지난 4일 의료진, 행정요원을 포함한 13명의 1차 긴급의료단을 보름간 네팔로 파견하였고, 이후에도 2차 긴급의료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