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바이오나노) 교수

  본교 바이오나노학과 이영철 교수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현욱 박사, 박소영 연구원과 공동으로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고분자를 이용해 페인트 형태의 발광 탄소나노점을 실온에서 대량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 교수를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친환경 발광 탄소나노점 재료 개발에 대해 소개한다면.

  탄소페인트는 외부의 빛을 받아서 자신도 빛을 내는 물질인데 독성이 없고 친환경적인 탄소로 구성돼있다. 이것은 끈적끈적한 액체물질이기 때문에 페인트와 유사하다.

  물체표면에 칠하거나 붓으로 글씨를 쓸 수 있고, 다른 물질과 혼합·용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탄소페인트라고 이름 지었다. 광촉매를 이용한 정화기술에 탄소페인트를 적용해 오염물질도 정화시킬 수 있다. 광촉매 재료는 빛을 만나게 되면 오염물질을 분해시킬 수 있다.

  이 탄소페인트는 환경, 의료 등의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탄소페인트를 생물체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세포에 넣어서 영상화 시킬 수 있는데 이것을 ‘바이오이미징’이라고 한다. 탄소페인트는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세포에 넣을 수 있고, 빛을 내기 때문에 세포 속에서 빛나는 탄소페인트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약물과 혼합해 치료목적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탄소페인트처럼 빛을 내는 발광도료는 기본적으로 선박, 도로 등에 많이 사용된다. 기존의 유기도료같은 경우 유기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문제가 있다.

  탄소페인트로 대체한다면 환경문제도 줄일 수 있고 도로에 탄소페인트를 사용했을 때 차량의 빛과 탄소페인트의 빛을 이용해 안전한 시야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다.

 - 이 주제로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합류할 당시 녹조연구가 굉장히 활발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녹조에서 탄소나노 소스를 뽑아내게 된 것이다. 원래는 탄소나노소스에 독성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의료분야에서 바이오이미징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환경에도 이용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연구를 더 진행하게 됐다.

  독성이 없는 물질이라는 것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기왕이면 독성을 띠지 않는 물질을 연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 연구를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녹조를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여름 한철이라는 점이 연구를 하는 데 어려움이 된다. 또 연구에 필요한 녹조는 밀도가 굉장히 높아야 하는데 밀도 높은 녹조를 채집할 수 있는 시기가 짧다. 또한, 작동원리가 되는 라디칼을 규명하는 것이 힘들었다. 라디칼이란 원자가 전자 궤도함주에 쌍을 이루지 않는 하나의 전자를 가지고 있는 화학종이다.

  라디칼을 규명하는 국내 연구진이 두 팀 정도밖에 없다. 또한 내 전공이 아니라 독학으로 공부하며 연구를 진행해 힘든 점이 있었다.

 - 이후에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녹조 물질을 탄소나노 입자의 일종인 탄소양자점으로 만들고 이것을 활용해 다시 녹조를 수확하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폐물질을 활용하는 것을 ‘recycle’이라고 하는데 이를 한 차원 더 높은 개념의 물질로 만드는 것을 ‘uprecycle’이라고 한다. 그 물질을 다시 수확해서 활용하거나 유전자 변형 도구체로 쓰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더 간단하고 저렴하게 만들어 상용화시킬 계획이다.

 - 목표나 포부가 있다면.

  현재 항암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몸속의 세포들 중 선택적으로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선택적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이 연구 또한 탄소페인트와 연관이 있다. 선택적 항암제와 탄소페인트를 합치는 것이 목표다. 이 둘을 합치게 되면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죽이는 표적지향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고 분산적인 역할 또한 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탄소페인트를 이용해 직접 복용이 가능하고 주사로 놔도 되는 선택적 항암제를 개발하고 싶다.

 -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인내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또한, 연구를 목표로 하는 학우들이라면 지금까지 해온 하급공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급 공부 때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만 보면 끝이지만 연구라는 것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구가 아닌 취업을 준비하는 학우들도 인턴, 실험 등의 경험을 통해 취업이 공부만을 할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빨리 인지했으면 한다. 빨리 인지하는 만큼 시행착오도 적게 겪게 되고 중간에 포기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정인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