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아(언론영상광고2)

우리나라와 20배 이상 차이나는 외국의 입장료

  우리나라는 문화재 가치에 비해 그 입장료가 너무 저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고궁을 그 예를 들어볼 수 있다. 현재 경복궁과 창덕궁은 성인기준 3,000원, 덕수궁은 만 25세 이상 성인기준 1,000원 정도다. 단 돈 몇 천원이면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숨결이 담긴 오랜 문화재 안에 들어가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는 데 10,000원도 안 드는 셈이다.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문화재를 돈 몇 푼만 내고 쉽게 접해볼 수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 그 나라의 고궁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고궁 입장료의 20배~30배 정도 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를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 문화재 입장료는 어마어마하게 저렴한 편이다.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 우리나라 문화재 입장료에 1,000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당연하게 1,000엔(한화 9,900원 정도)을 내밀었다고 한다. 설마 문화재 입장료가 1,000원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것이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볼 때도 우리나라의 문화재 입장료는 너무 낮은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은 무료 개장을 시행하고 있다. 무료 개장이 아닌 관람관의 경우에도, 그 입장료를 살펴보면 대부분 5,000원 이내이다. 문화재 입장료를 저렴하게 받다보니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가 낮게 평가될까 염려되는 마음이다. 무료로 입장을 하게 될 경우, 관람 질서가 엉망이 돼버리기 쉽다. 입장료가 없다보니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단체로 견학을 오는 일도 흔한 일이다. 문화재의 역사적 가치와 그 위엄을 느끼기 위해 문화재를 방문한 사람들보다는 시끌벅적하게 견학하러 온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품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
  가끔 보면 입장료가 5000원이 넘는 문화재도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무료개방이나 5000원도 채 안 되는 저렴한 입장료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많은 입장료를 내기 아까워한다. 정당한 돈을 지불하고 좋은 것을 본다는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미 우리 문화재가 얼마나 굉장한 것이고 대단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사라져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많이 좋아진 지 오래다. 올라간 경제수준에 맞게 문화적 수준도 높여야 하지 않을까.

양희원(간호1)

입장료 올려 문화재 관리·복원에 써야

  나는 우리나라의 문화재 입장료가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 주요 문화재들의 입장료는 성인의 경우 경복궁 3,000원, 수원 행궁 1,500원, 불국사와 석굴암 4,000원 등으로 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심지어 경복궁의 경우에는 성인의 기준을 만 25세 이상 64세 이하로 정하고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장객 전원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일도 잦다. 이로 인해 실제 입장료는 3,000원보다 훨씬 적게 느껴진다.
  저렴한 우리나라의 문화재 입장료와 대조적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재 입장료는 우리나라의 것보다 최소 다섯 배 이상 비싸다.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는 34,000원,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은 24,000원, 영국의 버킹엄 궁전은 가장 저렴한 패키지를 선택했을 때 37,000원 가량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해당 국가와의 물가 차이를 고려해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문화재 입장료는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간혹 인터넷에서 문화재 방문 관련 후기를 찾다 보면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서 가기 꺼려진다’, ‘부담스럽다’ 같이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배부른 투정이라고 생각한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동안에도 대부분의 문화재 입장료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입장료가 비싸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입장료가 저렴할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문화재에 대한 거리감은 좁혀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그것에 대한 경외감이나 존중감이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또한 외국과 차이가 큰 문화재 입장료는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문화재의 가치가 낮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
  시민의식이 돈에 비례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저렴한 것에는 값비싼 것보다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는 보통 사람들의 특성상 싼 가격에 볼 수 있는 문화재의 파손 위험이 비싼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사람들이 외국의 문화재는 비싼 값을 주고라도 보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것에는 단돈 몇 천원이 아깝다고 느끼는 것은 개탄할 만한 상황이다. 입장료를 받아 생겨난 수익으로 궁전의 낡은 부분을 수리한다는 버킹엄 궁전처럼, 우리도 입장료를 조금 더 높여 받아 그것으로 문화재의 파손된 부분을 고치거나 보존과 관리를 위해 쓰는 등의 생산적인 일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