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사회적 혼란을 막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역사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기술을 통해 학생들에게 긍지와 패기를 심어주는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발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정인솔 기자

 국정화란 무엇일까

  교과서를 만드는 방식으로는 자유발행제, 인정제, 검정제, 그리고 국정제가 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검정제와 국정제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 역사교과서는 검정제로 발행되고 있다. 검정제의 경우 출판사들이 각자 스타일에 따라 교과서를 만든 후 교육부에 제출하면 교과서 별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정위원회가 심의를 한 뒤 출판을 하는 방식이다. 검정위원의 명단을 비공개로 해 비리의 소지를 없애고 소신 있게 심사를 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의 교과서는 대부분 검정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앞으로 역사교과서 발행에 도입하게 될 국정제의 경우 정부가 교과서편찬을 주도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체제와 달리 국가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다. 또한, 국정교과서가 존재하는 경우 반드시 국정교과서를 사용해야 한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역사 과목의 국정교과서를 발행하는 나라는 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3곳이다. 이들 나라의 국정교과서 발행 이유는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리인 ‘균형 잡힌 역사 교육’과는 다르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교육부 산하의 교과서 교재 센터(NCEM)에서 대부분의 교과서를 개발한다. 여기에는 역사교과서도 포함된다. 아이슬란드에서 정부가 교과서를 개발하는 이유는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32만 명으로 서울 서대문구(31만4000여 명) 한 곳의 인구와 비슷하다. 민간에서 교과서를 개발하기에는 아이슬란드 시장이 너무 작다. 그리스의 경우는 교육부가 민간에서 제작한 교과서들 가운데 심의를 통해 1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는 100% 국정제라고 하기 어렵다. 터키는 종교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교과서를 국가에서 발행하고 있다. 사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되지 않은 대부분의 이슬람국가들도 교과서 국정화를 채택하고 있다.

 “국정화는 국민통합 조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찬성하는 입장은 “특정 사관에 치우지지 않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역사 교과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역사교과서 편찬방식인 검정제는 오류가 있는 부분이 많아 젊은 세대에게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편향성 논란으로 인해 국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는 교과서를 보급하기 위해 각종 사실 오류와 편향에 대한 수정권고와 명령을 통해 교과서를 바로잡으려 했으나 사회적 혼란은 종식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국정제 전환은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한다.

 “다양한 해석 존중해 줘야”

  반대하는 입장은 “역사는 ‘사실의 학문이 아닌 해석의 학문’이기 때문에 하나의 역사관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역사교과서가 국정화 된다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 국가라면 다양한 의견을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정교과서가 발행된다면 오히려 한쪽으로 치우쳐 역사를 왜곡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그에 따른 역효과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본다. 또한, 국정교과서가 나온다면 많은 교사들이 그대로 가르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강제에 대한 반발심만 더 부추켜서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관으로 기울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내용으로 국정교과서가 개편될 수도 있어 학생들의 올바른 학습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허건영(컴퓨터4)

 올바른 역사, 다양한 의견이 중요

  전공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다 보니 컴퓨터의 발전은 어느 한 회사에 의해 주도 됐던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단점을 상호 보완해 지금 이 자리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문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고민을 통해 발전한다. 따라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오늘날의 다원화사회를 역행하는 발걸음인 것 같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독일의 나치정권, 일본의 군국주의 시절에 사용됐던 역사교과서 편찬방법으로, 국민의 사상을 ‘통제’하고 ‘획일화’하는데 사용된 제도이다. 올바른 역사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국정화를 한다고 하지만 진정으로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려면 여러 역사학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존중해야한다.

윤여욱(사회복지2)

 정권이 역사를 재단해선 안 돼

  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의 의견을 갖고 있다. 정부가 교육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교육이라는 것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과거의 소련과 나치 독일도 교육을 통해 그들의 가치관을 주입해 충성하게 했고 북한 역시 폐쇄된 사회 속에서 국민은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만을 접하며 그들이 알고 있는 게 전부라 생각한다. 우리도 다를 바 없다. 이전의 군정부 시절 사상 교육을 통해 국민은 획일화된 가치관을 갖게 됐다. 이것이 2015년에 재현되고 있다. 100명의 사람이 한 가지 생각을 갖는 획일화된 정부 주도의 교육이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다양한 교육을 접하고, 올바른 가치관 속에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른 역사교육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