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 뇌과학연구원장

사람들은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단순히 오래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야 더 잘 사는지에 대해 고민하곤 한다. 서유헌 원장은 이러한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100세 시대 최대의 적인 치매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였다.
 꾸준히 연구한 결과 서유현 원장은 저명한 과학전문매거진인 <아시아 사이언티스트 매거진>에 한국인 최초 ‘아시아 선구 연구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뇌과학 연구에 있어 서 원장이 걸어온 발자취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았다.

 뇌과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 하늘을 볼 때마다 인간의 삶에 대해 궁금했었다. 뇌는 우주와 비슷하면서도 분명히 다르다. 작지만 그 복잡성은 심오하고 우주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어찌 보면 우주보다 거대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뇌는 인간의 혁신과 삶의 증진으로 가는 길에 꼭 밝혀야 할 분야이다. 과학자들과 의사들이 보는 미래의 가장 큰 정신질환은 알츠하이머 병, 즉 치매이다. 2012년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치매유발인자인 S100A9라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이 유전자 제어를 통한 치매의 유전자 치료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지방에서 추출한 자가 줄기세포가 치매와 파킨슨병의 예방과 치료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으며 향후 임상연구를 통해 효능이 확인된다면 치매와 파킨슨병 예방과 치료에 혁신적으로 기여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기존의 알츠하이머 약으로는 증상완화제밖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향후 10년 안에 새로운 치매약을 개발해 인류의 복지 증진에 기여할 예정이다.

뇌과학의 중요성은
 뇌과학은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학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교육학 같은 경우도 뇌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선이 가늘게 연결되어 있는 경우 과도한 전류를 흘려보내면 과부하 때문에 불이 일어나는 것처럼 뇌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는데 과도한 선행교육을 시키게 되면 뇌발달장애로 과잉학습장애와 같은 각종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난다. 인간성과 도덕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유아기에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유아기에는 수학이나 영어교육보다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유아기에 인성교육을 시작하지 않고 이후에 시작하면 효과가 많이 줄어든다.
 이에 비해 언어의 뇌는 초등학생 때 빠르게 발달하므로 국어나 영어 교육은 유아기보다 초등학생 때 본격적으로 시키는 것이 좋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뇌교육’이 중시되고 있다.
 건축학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뇌를 연구해 본 결과 천장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창의력 또한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대학교의 강의실도 천장을 높이는 것이 좋다.
 이러한 뇌과학의 중요성 때문에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오는 학생들 또한 많다. 뇌는 심오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학문이 되고 있다.

 뇌과학의 미래는
 우리는 이른 시일 내에 인공지능의 로봇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다. 이세돌과 바둑을 두었던 ‘알파고’를 뛰어넘는 신경컴퓨터(Neurocomputer)와 신경로봇(Neuroro-bot) 말이다. 알파고는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최적의 수를 두는 컴퓨터에 불과하지만 신경로봇은 인간의 뇌를 닮아 직접 생각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신경로봇이 나오면 문제점 또한 명확하다. 알파고는 인간의 통제를 받고 있지만 인간의 뇌를 구현한 신경로봇은 통제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스마트폰은 직렬로만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 쪽이 고장 나면 기능을 못하게 된다. 이와 다르게 뇌는 직·병렬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어느 한 쪽이 제 기능을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부분이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방식 또한 스마트폰에 탑재된다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은 세계적인 강자로 다시 한 번 군림할 것이다.

뇌과학 분야에서 본교의 비전은
 가천대는 10년 전 국내 최초,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7T MRI를 구축했다. 7T MRI는 신경망의 구조와 호르몬 분비, 혈관 등 세세한 변화를 감지해 영상으로 구현한다. 본교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7T를 넘어서 11.74 MRI를 구축하는 게 목표이다. 일반적인 병원에서 사용되는 MRI는 1.5T급 높아야 3T급에 불과하다. 숫자가 높을수록 뇌를 들여다보기 위한 화질이 선명해지고 보다 자세하게 진단을 할 수 있다. 11.74T MRI를 구축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으뜸가는 뇌과학 연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