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정치부터 현재의 간접민주정치에 이르기까지 민주제도는 끝없는 변화를 거듭했다. 과거와 현재의 민주주의 방식은 달라졌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제도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투표다.

  1948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이래 투표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투표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일이 됐다. 투표도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1980년대까지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이 격동하던 때였다. 반대편에 선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그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데는 정치인들의 책임 또한 크다. 집권자들이 국가 정책을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만의 리그로써 운영해 특정 집단에게만 혜택을 주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때 내건 공약조차 당선되고 나면 팽개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다 보니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불신하게 됐고, 이 불신이 쌓여 정치에 대한 관심은 더욱 멀어지게 됐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인들이 바뀌어야 한다. 경쟁자에 대한 비방만을 일삼을 게 아니라 현실성 있는 그대로 공약과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 또한 말로 하는 정책이 아닌 실제로 대다수의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정치인들의 병역 의무 이행 및 재산 증식 내역 역시 깨끗해야 한다. 물론 뇌물을 받거나 비리를 저지르는 일도 없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식 개선 또한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투표를 통해 사회가 어떻게 개선되는지 교육해야 한다. 투표권을 가질 사람들로서 권리에 대한 책임감을 길러 줘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정치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은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을 남겼다. 정치적 관심이 없으면 그만큼 좋은 정부를 갖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과거에서 빌려와 미래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민주주의의 부정적인 부분을 쳐내고 양질의 민주주의를 후세에 전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 13일은 제20대 총선 선거일이다. 우리가 후세에 물려줄 발전된 민주주의는 매번 이런 선거가 모여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