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비전시스템 큐비콘스튜디오’ 개관식이 지난 20일 열린 가운데 본교 졸업생 최두원(전자89) 동문이 대표로 있는 하이비전시스템에서 학우들을 위해 5,000만원 상당의 3D프린터(큐비콘) 15대를 기증했다.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하이비전시스템 대표 최두원 동문을 만나봤다.

 '하이비전시스템’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를 인식하고 판독하는 기술인 고성능비전시스템(Hyper Vision System)에서 연상한 이름이다. 1994년에 학부 졸업 후 아남전자의 HDTV 개발에 참여했는데 그 뒤로 영상기술에 매료됐다. 또한 하이비전시스템 설립 전에 다닌 현대전자(현재 하이닉스)에서 5년간 재직하며 카메라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CMOS 이미지 센서 관련 기술을 다뤘다. 그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어떤 사업을 진행 중인가

 주력사업은 비전검사시스템인데 이 기술을 보다 특화시켜 스마트폰용 카메라 조립 및 검사 분야에 사용되는 장치들을 제작해 글로벌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복잡한 조립 및 검사, 튜닝 작업이 필요한 부품으로 초창기에는 작업자들이 일일이 조립하고 렌즈를 돌려 초점을 맞추는 등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 부분에 착안해 자동화된 설비를 개발했고 반응이 좋아 현재까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국내 80%, 전 세계적으로 약 40%가 우리 회사 설비가 점유하고 있어 세계 1위의 점유율을 5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하이비전시스템의 성공비결은

 성공하기 위한 나의 원칙은 우선 마음가짐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혼신을 다해 매진하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는 확신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위기에 굴복하지 말고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본자세다. 둘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설비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듣고 고객의 마음에 드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항상 찾아야 한다. 이때 우리가 가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시장성이 좋더라도 기존의 기술과 관계가 없다면 그 분야의 신입사원과 다름없이 경쟁사들과 경쟁이 되지 않고 투자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간다. 따라서 신사업을 추진할 때는 기존 보유 기술의 연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업아이템 중 3D프린팅을 선택한 이유는

 검사설비를 많이 개발하다 보니 개발 단계에서 많은 부품들을 변경 실험해야 한다. 가공부품 하나를 제작하는 데 보통 3~4일이 걸리고 비용도 부품 하나에 최소 수십만 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머시닝(Machining) 기계로 가공하는 부품들을 제작하는 데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3D 프린터를 사용해보니 기간 및 비용이 대폭 절감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타사 3D 프린터를 보니 우리가 가진 정밀제어 기술을 응용하면 투자비용도 최소화하면서 더 정밀한 3D 프린터를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곧바로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 설립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예상은 했지만 회사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어려웠다. 2002년 설립 때 1억여 원의 자본금과 4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매일 새벽 4시에 퇴근하는 등 열심히 일했지만 첫 해 2,000만원 적자였다. 인건비 충당도 되지 않아 큰 절망감이 들었지만 이때 큰 기회가 왔다. 고객사 한 군데서 다시 거래 기회를 줬는데 그 제품이 대량 발주로 이어져 창업 1년 만에 큰 흑자로 돌아서면서 기사회생하게 됐다.
 또 한 번의 위기는 2009년도 초에 있었는데 2008년도 리먼 사태 이후 경기가 안 좋아 일반 핸드폰의 판매가 줄어들었고 회사의 검사설비 판매 역시 급격히 줄었다. 회사 성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투자기관들이 투자금을 회수해갔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졌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2008년 출시된 애플 스마트폰이 2009년에 인기를 끌면서 2009년 말에 애플의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검사설비로 하이비전시스템의 검사설비가 채택됐다. 2009년 60억 원이던 매출이 2010년에 200억 원, 2011년 390억 원, 2012년에 830억 원 매출로 이어지면서 폭발적인 하이비전시스템의 성장이 있었고 마침내 2012년 코스닥 상장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절박한 위기는 절호의 찬스이다’라고 확실히 믿게 됐다.

 기업가로서 목표나 포부가 있다면

 작년에 1,300여 대를 판매해 국내 3D 프린터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5년 내에 세계 3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문어발식의 대기업보다는 인텔, 애플, 퀄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특정 업종에 특화된 강소기업들이 살아남을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 글로벌 1위 비전시스템 전문기업을 유산으로 남기겠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 검사시스템, 3D 프린터 분야에 그치지 않고 원천기술 연구를 거듭해 무인주행 전기차 공정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검사 설비 분야에 진출할 것이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이 못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애쓰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응용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이것저것 다 잘하려 하지 말고, 잘하는 것에 집중해 소기의 성과를 내야 한다.
 대학은 지식을 배우는 장소이기보다는 지식을 스스로 쌓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장소이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지식을 얻어가는 후배들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