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 정치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감정 등 정치·외교적 대립 이외에도 국민 간의 대립이 첨예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남녀 갈등 문제 역시 심화되고 있다.
 이성 간의 대립이 가장 격렬했던 시기는 약 3개월 전에 있었던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다. 사람들은 안타깝게 죽은 피해자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을 작성했다. 여기까진 괜찮으나 그 후 추모는 변질되어 여성 혐오 반대 및 남성 혐오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포스트잇은 점점 이성에 대한 분노로 채워졌다. 그 와중에 여성 혐오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의 한 회원이 핑크 코끼리 탈을 쓰고 나타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 남녀가 함께 만들자’라는 피켓 시위를 했지만 일간베스트 회원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며 남성 혐오의 분위기는 과열되어만 갔다.
 이 사건은 분명 여성을 혐오해 일어난 사건이다. 가해자는 분명 여성을 혐오하는 사람이었고 가해자의 진술 역시 여성이라서 죽였다고 한다. 그러나 남성이 여성 혐오 가해자가 있다고 해서 이성 간의 대립 분위기가 조장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혐오 가해자가 남성이라 남녀 대립이 치열해졌지만 여성 혐오 가해자라는 단어만 보면 이 가해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여성을 혐오해 저질렀다지만 살인의 이유는 정당화될 수 없다. 살인의 동기는 타인이 보기엔 살인자의 변명이며 결국 이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만 있을 뿐 살인의 이유도 살인자의 성별도 중요하지 않다.
 또한 남성 혐오자들은 핑크 코끼리를 폭행할 권한이 없다. 시위자는 단순히 일간베스트 회원이라는 명분으로 폭행을 당해야 했다. 일간베스트 역시 여성 혐오의 대표적인 커뮤니티로서 여성 혐오에 대해서는 지탄받아야 한다. 그러나 피켓 시위는 여성 혐오를 위한 시위가 아닌 남녀 간의 화합을 종용하기 위한 시위였다.
 그렇다고 여성 혐오가 올바른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김치녀’, ‘된장녀’ 등 여성에 대해 낙인을 찍는 단어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볼 수 있으며 낙인을 찍을 것이 아니라 이러한 소비 행태 및 타인을 기만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판해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군대나 기업 등 남녀 차별이 존재하는 조직이 많다. 그러나 이 조직들은  남녀 차별을 주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조직의 분위기가 그릇되게 형성된 것뿐이다. 이러한 조직들을 이성 간 대립의 장으로 여론몰이를 할 것이 아니라 사회와 조직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고쳐 나가야 하며 시민들이 올바르게 남녀평등에 대한 사회 전반적 분위기를 만들어 성차별을 타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