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임 교수
 평생을 교육과 연구를 위해 헌신하고 8월 말로 정년퇴임한 교수들이 있다. 이들 중 윤범모 회화·조소과 교수, 최혜순 유아교육학과 교수, 전혜수 기악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범모 회화·조소과 교수

 퇴임 소감은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다. ‘만난 자는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이다. 지금의 헤어짐은 필연적인 변화일 뿐이다. 추억, 아쉬움 등 여러 생각과 감정이 교차하지만 떠날 때는 말없이 떠나고 다가오는 변화를 맞이하고 싶다.
 미술대 회화과에서 가르쳤던 수많은 제자들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수차례 봤다. 본교 미술대 출신 작가들의 활발한 활약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나 또한 교내는 물론 교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학교에도 감사를 표한다.
 가천대 예술대학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뚜렷하다. 가천대가 더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면 상당히 높은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계획은
 전시 기획자로서 많은 전시회를 기획해왔고 기획할 예정이다. 또 현재는 ‘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의 예술총감독으로 재직 중인데 맡은 바 직분을 충실히 행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미술평론가로서 미술 작품에 대한 비평 활동, 책 출판, 신문이나 잡지 등 여러 매체에 연재하는 작업 같은 집필 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대학 안에서 지냈던 나날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낼 것 같지만 전문적인 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의 발전을 이룰 생각을 하니 설렌다.

 학생들에게 한마디
 ‘수처작주’라는 말이 있다.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는 말이다.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체화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주체적인 삶을 존중받기 위해서 내가 먼저 타인의 주체적 삶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인류의 삶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이웃과 조화롭게 살되 나만의 개성을 갖는 삶, 그것이 진정 멋있는 삶이다.

 최혜순 유아교육학과 교수

 퇴임 소감은
 가천대에서 사계절을 33번 보내며 쌓은 추억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33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을 뒤로하고 학교를 떠나려 하니 아쉽다. 하지만 퇴임과 동시에 심리적으로는 새로운 인생의 계절을 맞이하는 시간이라 기대된다.
 지나간 세월 동안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또 좋은 환경 속에서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본교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또 새살마을 연구원과 송파어린이문화회관을 통해 학우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많은 제자들이 학위를 취득해 보람을 느낀다.

 향후 계획은
 본교에서 재직할 때 교육과 연구 대상은 유아교육 학우들로 한정됐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높은 연령층들도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아야 한다.
 퇴임 후에는 20대 청년들이 아닌 4, 50대 사회인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교육을 하고 싶다. 또 올바른 인성을 갖춘 유아, 청년들을 길러내기 위해 유아와 청년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고자 한다.

 학생들에게 한마디
 가천대 학생들에게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집단 활동의 필요성과 협동의식이 결여됐다는 점이다. 일례로, 학생들에게 단독으로 제출하는 과제의 완성도는 아주 높지만 그룹을 지어 제출하는 과제는 우수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점점 집단지성이 강조되는 시대로 가고 있는 요즘, 다른 사람을 알아가고 존중하려는 노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학생들이 대학 생활 동안 그런 훈련을 더 많이 한 후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로 자라나길 바란다.

 전혜수 기악과 교수

 28년 6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정들었던 학교를 떠난다고 하니 섭섭하다. 하지만 이런 서운함이 남을 수 있을 만큼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학교에서 재직하며 제자들이 성장해가고 많은 성과물들을 내는 모습들을 볼 때 가장 행복했다. 또 학교에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정기 연주 협연자, 음악회 기획 등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런 공로와 경험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대통령표창까지 수상하니 더할 나위 없다. 분명 학교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 생각한다.

 향후 계획은
 일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퇴임 후 쉼보다 봉사활동 같은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음악인으로서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교회에서 찬송가를 녹음해 앨범으로 만드는 작업을 기획 중이다. 이런 일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에게 한마디
 시간을 아끼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 매일의 삶을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충실히 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학생인 지금 앞으로 향후 10년이 인생에 있어 굉장히 결정적인 시간이다.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라.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성공적인 삶은 단순히 높은 성적만이 아니라 근면한 태도와 정서적인 안정도 동반돼야 한다.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타인도 배려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결국 배려하면 자신에게 돌아오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