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이파리 사이로 황금빛 햇볕이 내리쬐는 가을이 왔다. 맑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설레는 감정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도서관에 앉아 공부만 하지 말고 교내 문화를 알차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학우들을 위해 본교 동아리와 예술대학에서 많은 공연을 준비했다. 이참에 문화적 소양을 쌓으며 바람을 쐐보자. 다양한 색깔의 공연, 뮤지컬, 오페라! 그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아름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친구처럼 친했던 옆집 개가 살해당해 자폐아인 크리스토퍼가 범인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개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알아가며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전해준다. 아름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총 12차례의 공연을 열었다. 바이오나노대학 놀이터에서 오후 2시와 오후 6시에 한 번씩 진행됐다. 이 공연은 배우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무대를 설치해 의미가 크다. 주인공 역을 맡은 오준석(전자2) 학우는 “자신의 뚜렷한 주관과 개성을 살리며 상대 배우와의 호흡까지 잘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동아리원 모두 똘똘 뭉쳐 해나가는 과정이 가장 보람찼다”고 소감을 밝혔다.

  톡톡 튀는 매력이 넘치는 ‘6개의 음악 분과’

  음악분과 동아리 합동공연이 지난 7일 다채로운 악기와 노래 소리로 스타덤광장을 가득 채웠다.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현음, 파랑새, 고운소리, 하늬바람, 천하대장군, 문예창작단 순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다양한 유닛으로 팀을 이뤄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가수 아이유의 ‘있잖아’, ‘내 손을 잡아’와 가수 2NE1의 ‘I don’t care’ 등을 편곡해 불렀다. 공연에서 학우들은 노래를 다함께 따라 부르며 무대를 즐겼다. 파랑새의 회장이자 음악분과 분과장으로 이번 합동공연의 총괄을 맡은 김성준(컴퓨터2) 학우는 “많은 중앙밴드 동아리 부원들이 열심히 연습해 줘 고맙고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쳐 뿌듯하다”고 말했다.

  몰리에르 마지막 희극, 연기예술학과의 ‘상상병 환자’

  주인공인 구두쇠 아르강은 실제로 아픈 데가 없지만 의사를 과도하게 믿는 건강 염려증 환자다. 그의 주치의는 아르강이 아픈 곳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염려증을 이용해 최대한 돈을 긁어내려고 한다. 아르강은 의사 초년생인 토마를 사위로 맞이하려 하지만 딸 안젤리크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갈등이 발생한다. 아르강은 누가 자신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죽은 척 연기를 한다. 그 결과 아르강의 첩인 벨린은 그의 돈만 노리고 있었고 딸 안젤리크는 아버지를 정말 사랑했다. 진심을 알게 된 아르강은 안젤리크의 결혼을 허락하며 유쾌하게 막을 내린다.
  이 연극은 프랑스의 극작가인 몰리에르가 지은 희곡으로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몰리에르는 당시 병을 앓고 있어 아르강이 실제 자신인 것처럼 연기했다. 이 작품은 당시 의학이 발달되지 않아 의사가 내린 진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풍자하고 비판했다.

  모두의 축제, 성악학과 오페라 ‘잔니스키키’

  돈 많은 부오소 도나티 영감이 수도원에 모든 재산을 기증한다고 밝혀 일어나는 친척들 간의 유산 상속을 다룬 내용이다. 영감의 친척인 리누치오는 자신의 약혼녀 라우레타의 아버지 잔니스키키를 해결사로 추천한다. 잔니스키키는 죽은 영감이 아직 죽지 않은 것처럼 대역을 세워 유언장을 새로 작성하자고 제안한다. 그들은 균등하게 재산을 나누기로 하고 계획을 발설하는 사람은 마을에서 추방시키기로 한다. 하지만 새롭게 유언장을 작성하는 도중 잔니스키키는 모든 유산을 자신에게 상속한다고 말을 바꾼다. 모든 유산을 상속받은 라우레타는 기뻐하며 ‘오, 사랑하는 아버지’ 아리아를 부른다. 잔니스키키는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해 연극했다고 밝히며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작곡가 푸치니의 유일한 코믹 오페라다. 원작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며 70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명작이다.

  공연 준비해보니…

  강지수(연기예술4)
  연출자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를 선택한 이유는
  희극인 코미디 장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고 연기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호흡과 에너지 등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질 때 관객들이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이 연극은 단순한 내용이지만 신체적인 몸짓과 대사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작품의 전반적인 것들을 관리하며 연기 연습을 지도했다. 연기자들에게 자신의 대사만 외우게 하지 않고 대본 전부를 외우게 해 힘들었을 것이다. 본인 것만 외우면 대사에 집중하느라 표정이나 부수적인 것들을 놓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영화사에 취업도 하고 싶고 유학도 떠나고 싶다. 지금 4학년 1학기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다. 해보고 싶은 연출은 T.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다. 사실주의 연극으로 욕망을 쫓는 배역이 정말 인간적이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평소 재즈 음악을 좋아해 연출을 맡는다면 잘할 자신이 있다.

  연기와 예술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성장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작품을 많이 보면서 텍스트에 소홀하면 안 된다. 흔히 연기자들이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반대다. 대본에 대한 이해와 시대 상황까지 모두 알아야 진정성 있는 연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으며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전수병(성악3)
  무대 제작 및 오페라 회장

  오페라 ‘잔니스키키’를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푸치니의 유일한 희극으로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 ‘꽃피는 나무와 같은 피렌체(Firenze ecome un albero fiorito)’와 같은 아름다운 음악에 감명 받았다. 아무리 좋은 공연을 준비해도 관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지난 5일 프리덤광장에서 플래시몹을 했었다. 학우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 가천대 페이스북에도 올라와 홍보가 잘됐다.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정기공연이 아니라 예산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다. 저예산으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스태프들이 직접 무대 장치를 도매 시장에서 구입하고 제작했다. 연기자들은 무대에서 박수를 받지만 스태프들은 많이 잊혀지는 것이 사실이다. 스태프들의 복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투란도트’ 무대에 꼭 서고 싶다. 또한 오페라 회장으로서 끊임없이 노력해 후배들을 위한 복지와 예산, 시스템을 잘 구축해 놓는 것이 목표다.

  성악에 관심있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편안하게 생활하기 힘들다. 성가대, 합창대, 개인 레슨 등 성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노력한다면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데 많이 접해보면 어려운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