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 출산율 하락과 평균 수명 연장 등의 원인으로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2026년에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한민국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13.1%로 고령화 사회 말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대가 끊기는 나라가 된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현황은 어떤지,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저출산·고령화 끝은 국가 쇠퇴
  인구는 곧 국력이다. 이는 경제 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구 감소가 시작된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국력 감소가 나타났다. 인구 감소와 함께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인구가 늘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인구 증가와 함께 고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경제·금융시장 등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지만 소리 없이 다가온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전체인구 대비 노인인구가 7%였던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인구비율이 14%인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18년, 이어 고령사회에서 노인인구비율이 20%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태로 가면 지방의 소도시들은 차츰 사라져 가고 2700년대에는 결국 한국에 인구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저성장 늪에 빠진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장기 불황에 빠졌다. 2010년 6.5%의 반짝 경제성장률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 인구는 급증세를 보여 더욱 우려된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져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인구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출산율을 단기간에 높이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출산율 상승을 위해 많은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화로 인해 재정 수입은 줄고 재정 지출은 늘어 재정수지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고령 인구 증가로 의료·복지 등 노인 관련 재정 지출 및 연금·보험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며,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개인 또한 파산의 우려가 크다.

겉도는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는 지난 8월 25일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저출산·고령화 보완 대책을 제시했다. 이는 난임 부부의 시술비 지원 확대, 남성의 육아휴직 급여 인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약 150조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런 많은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효과가 적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이번 대책이 과연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한 우리나라를 구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에 반해 선진국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아동수당 제도를 통해 양육비를 지원한다. 프랑스는 아동이 세 살이 될 때까지 매달 160유로의 신생아환영수당을 제공한다. 또한 일본은 출산 후 최대 1년까지 부모에게 유급유아휴직을 제공하며 의무고용기간을 65세까지 연장하고 있다.

남현주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터뷰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는 원인은
  저출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육아에 대한 과중한 부담과 사교육비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당연시 여겨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주거와 양육문제가 큰 부담으로 이어진다. 더구나 청년 취업난은 가중되고 일자리 또한 불안해 결혼을 한다 해도 출산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저출산’하면 국력 약화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저출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인구의 고령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노동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인구 구성의 불균형은 부양하는 현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며 세대 간 소득재분배는 한계에 달할 것이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사회에는 빈곤 노인, 독거 노인, 치매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 돌봄 수여, 사회 참여 증대와 같은 사회적 욕구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정과 요양시설 내 노인 학대와 인권 침해 등의 문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정부는 합계출산율이 1.08명까지 낮아진 후에서야 저출산 대책을 국가 어젠다로 채택해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2005년 제정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근거로 5년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는 GDP 대비 약 4%를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해결에 사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겨우 1% 정도의 예산만을 책정하고 있다. 그나마 그간의 정책들을 보면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비용 부담 일부를 지원해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돌봄 정책의 경우 보육과 교육서비스 지원이 양적으로 확충됐으나 질적 수준과 안전 조치 등은 여전히 미흡하다. 또한 양성평등적인 일·가정 양립 실현이나 고용, 주거 등의 사회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정책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경우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거나 늦추는 경향은 계속 증가될 것이다.

향후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우선 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노인을 위한 고용촉진정책, 사회 참여 정책과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을 위한 지역 사회 내 돌봄 시스템 구축, 노인 건강 상태에 적합한 다양한 주거시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어 저출산 대책으로 무엇보다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과정에서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을 제거하고 출산 및 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초등학교 전까지의 보육과 유아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혼, 임신, 출산에 이어 육아휴직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을 위해 재교육, 추가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재취업을 보장해주는 고용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