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구절은 현충탑에 새겨져 있는 말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에 반해 우리는 각자의 바쁜 일상에 쫓겨 역사를 잊고 살지는 않는가. 올해로 68주년을 맞은 국군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을 둘러보았다. 현충원, 임진각, 전쟁기념관, 양재 시민의 숲은 각각 6·25전쟁, 분단, 일제강점기의 기억들이 남아 있는 곳이다. 서울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 꼭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평상시에 충분히 방문할 수 있는 장소들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을 기리는 현충문·현충탑
  현충문은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국립서울현충원을 상징하는 현충탑의 출입문이다.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의 사당전과 극락전을 본뜬 한국적인 양식으로 건설되었다. 문의 좌측에는 현충탑 참배 시 귀빈들이 대기할 수 있는 귀빈실이 있고, 우측에는 직원이 상주하며 현충탑 참배 안내 및 각종 방송을 실시하는 안내실이 있다. 현충문 입구 좌우측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지켜줄 것을 기원하는 뜻으로 두 마리의 호랑이상이 서 있다.
  현충탑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산화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충의와 희생정신을 기리면서 사방을 수호한다는 의미로 십자(+)형으로 된 탑이다. 앞쪽에는 제단이 설치되어 있고, 제단 뒤쪽에는 오석에 헌시가 새겨져 있으며, 제단 앞에는 향로와 향합대가 놓여 있다. 탑의 좌측 석벽쪽에는 5인의 애국사상이, 우측 석벽 끝에는 5인의 호국 영웅상이 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탑의 내부에는 위패봉안관이 있고 위패봉안관 지하에는 납골당이 설치되어 있다.

16만5,000여 호국영령들이 잠든 곳 충혼당
  국립서울현충원의 충혼당에는 구한말의 의병들을 위시해 조국 광복을 위해 투쟁한 애국지사, 나라의 발전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평생을 바친 국가 유공자,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다 장렬히 산화한 국군 장병과 경찰관, 예비군 등 16만5,000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1985년 묘역이 만장됨에 따라 서울에 고인을 모시기를 희망하나 장소가 없어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유족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충혼당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봉안동에 고인의 영현을 안치한 뒤 제례동에서 자유롭게 제사를 지낼 수 있다. 현재는 1층(단독실)과 2층(부부실)에 안치가 가능하며 옥내함의 안치가 완료되면 옥외함에 안치할 예정이다. 부부형은 배우자와 같이 안장하거나 배우자가 미래에 합장하기를 희망하는 경우에 안치하고, 단독형은 배우자가 없거나 배우자가 합장하기를 포기한 경우에 안치한다.

실향의 애환이 서린 임진각
  임진각은 6·25전쟁과 분단으로 고향에 갈 수 없게 된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1972년 건립되었다. 이후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지금은 경기평화센터, 자유의 다리, 철도중단점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대표적인 안보 체험 코스의 하나이다. 또한 판문점처럼 복잡한 허가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국민과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는 경기도의 대표 관광지이기도 하다.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이루어져 1층과 2층에는 음식점, 기념품 판매점 등이 있고 3층에는 북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실이 있으며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다. 임진강과 자유의 다리 일대, 북녘의 산과 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 난간에는 북쪽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유료 망원경이 설치돼 있으며, 북한의 명소를 슬라이드처럼 비춰주는 기계가 있다. 임진각 마당에는 망배단이 있는데 정초에는 연시제, 추석에는 망향제를 올리고 북쪽에 두고 온 가족·친지들을 그리는 등 실향민들이 아픔을 달래는 장소다. 별도의 관람료는 없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민족 분단의 기록 전쟁기념관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뗄 수 없는 전쟁에 관한 기억을 담고 있는 전시관으로 1994년 서울시 용산구에 완공되었다. 정문 좌측에 있는 ‘형제의 상’은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 장교와 인민군 병사로 만난 형제가 포옹하는 모습의 조형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기념관 전시실 입구 양측 회랑에는 국군 전사자와 유엔군 전사자 명비가 있다. 옥내전시실은 호국추모실, 전쟁역사실, 6·25전쟁실, 해외파병실, 국군발전실, 기증실 ,대형장비실 등 7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각종 대외 항쟁 군사자료, 무기와 장비, 호국선열들의 위업 등에 관한 자료들이 시대별로 구분되어 전시되어 있다. 특히 6·25전쟁실에는 전쟁의 과정과 실상이 상세하게 전시되어 있다. 옥외전시장에는 육·해·공군의 주요 장비 실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일부 장비는 탑승 체험도 가능하다. 미리 예약하면 전문 안보해설사가 진행하는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있으며,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에 휴관한다.

희생정신 살아 숨쉬는 양재시민의숲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와 제24회 올림픽을 위해 1986년에 서울특별시의 관문인 양재 톨게이트 주변에 조성한 공원이다. 43종의 다양한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도심에서는 보기 드문 울창한 수림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는 많은 사람들의 휴식 공간과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이곳에는 특별한 건축물들이 있다. 바로 윤봉길 의사 상과 숭모비이다.
  윤봉길 의사는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의 의거로 독립운동사에 영원불멸의 빛나는 공훈을  세웠다. 윤 의사 의거 만 60주년을 맞이해 살신성인의 숭고한 애국독립정신을 후세에 전하고자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후원으로 건립했다. 그리고 유격백마부대 충혼탑이 있는데, 유격백마부대는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 전투부대로 2,600여명이 북한군과 500여회의 교전에서 큰 활약을 했다. 자유 쟁취를 위해 북한군과 전투를 벌여 군번도 계급도 없이 희생되었다. 이들의 고귀한 정신과 충절을 후대에 기리고 영령을 위로하고자 건립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 희생자 위령탑,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희생자 위령탑이 있어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