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시인이자 팝가수 밥 딜런이 세계 최고의 권위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01년부터 수여된 노벨 문학상은 올해로 116번째를 맞이하는 유서 깊은 상이다. 그러나 이런 명예로운 상의 수상자 명단에 한국인 문학가는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중국과 일본에는 각각 한 명과 두 명의 수상자가 있다. 매년 노벨 문학상 발표 때가 되면 한국의 고은 시인이 후보자로 거론된다. 하지만 결국 수상은 다른 나라 작가의 몫이다. 훌륭한 문학 작품이 많은 한국이 노벨 문학상에서 배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한국 문학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한국의 서정시나 서사문학에 표현된 정서는 한국인만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의 경우 시적 표현은 번역할 때 애매모호해질 때가 많다. 지난번 영국의 맨부커상 수상작인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는 “최대한 한국적 요소를 고려해 번역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주’나 ‘만화’를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일본어 ‘망가’와 같은 표현으로 바꾸지 않고 한글 그대로 번역했다. 또한 그는 “아직까지 외국에서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적 표현들을 많이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문화의 세계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디기 때문에 한국적 표현을 대체할 만한 외국어가 부족하다.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읽히기 위해선 한국문화의 세계화가 선행되야 한다.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둘째,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한국 문학이 많지 않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한국 작가로 성장하기 어렵다. 한국 독자들은 대체로 특정 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작품이나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작품을 많이 읽는다. 이런 특수한 경우 외에 많은 사람들이 국내 문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출판업계는 건강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기 어렵다. 대부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타국 작가들은 모국의 탄탄한 창작 기반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작가와 문학이 튼튼하게 성장할 만큼 독서 시장이 활발하지 않다. 모국에서 작가의 책을 읽지도, 사지도 않으면서 국제적인 인지도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한국의 독자들이 국내 작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국 문학 작품이 외국 독서 시장에 진출해 인지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한국 문학은 상대적으로 국내·외에서 모두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타국 작품에 번번이 노벨 문학상을 내주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독자들이 꾸준히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진다면 문학계가 발전해 차후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에 드는 소설책 한 권을 사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