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주변국들 사이에 끼여 다양한 갈등을 겪어왔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국제 정세, 남북 관계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외교안보 관련 서적 네 권을 소개한다

 빙하는 움직인다

 미·중·일 주변국들과의 외교 역사와 앞으로의 대응 전략 등을 알고 싶은 학우들에게 추천한다. 저자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은 외교는 빙하와 같다고 말한다. 이는 지금 당장은 빙하의 움직임을 모르고 몇 년 후에나 그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한반도 문제와 1차 핵 위기, 2부에서는 2차 핵 위기와 공동성명 이행의 난관, 3부에서는 북한 핵과 한·미 동맹의 저울, 그리고 4부에서는 북한 핵과 남북 정상회담,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다룬다.
 우리나라와 주변국들의 현대사를 소개하며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그로 인한 대치 상황, 악화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외교의 시대

 이 책에서는 한국의 미래 전략을 크게 대북 전략, 외교 전략, 통일 전략으로 나눠 설명한다.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마지막 부분에 통일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룬다. 여기서 저자는 통일이 된 후 한반도와 주변국들의 외교 관계 설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내 여론은 정부가 외교에 무능해도 외교에 어려움을 느껴 잠잠하다. 이에 저자는 큰 안타까움을 표하며 어려운 전문 학술 용어를 최대한 배제해 읽기 쉽게 썼다. 이 책은 철저하게 한국의 입장에서 국제 정치를 분석했고 우리나라는 국력이 약하다는 의식과 열등의식을 극복하게 해준다. 또 우리의 역사와 분단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

 주한 일본대사관에 근무했던 일본 외교관 미치가미 히사시가 쓴 책으로 한·중·일 삼국의 외교 실상과 한국이 가진 문제점, 실질적인 국익을 위해 한국이 직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논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30년간의 외교 경험을 근거로 ‘한국이 이웃나라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를 물어보며 한국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올랐지만 국민 정서나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향이 강하며 이것이 한국의 발전적 미래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중국의 실상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균형 감각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일본과 중국의 한국관, 한·중·일 삼국 관계를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지향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불편한 회고

 광복된 지 올해로 71년, 우리는 과거 일본에게 식민지배를 당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광복 이후 한국과 일본 양국은 일제 식민지배라는 과거사를 가리고 왜곡하는 것에 급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범과도 같은 관계였다. <불편한 회고>는 ‘광복 70년·한일 수교 50년의 재인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일본을 비판하는 동시에 우리 안의 식민성을 들여다본다.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위해 기사에서는 밝히지 않은 출처를 밝혔다.
 저자는 “한일 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인계철선’은 한국 스스로 끊어야 한다”며 “일본이 자발적으로 병합조약과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것은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먼저 지금껏 유지해온 ‘무효’에 대한 어설픈 해석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를 외교 문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