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IT융합 및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전 세계 의료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사업 특성상 소프트웨어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대한 규제 또한 점점 강화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의료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이 어떻게 융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최근 헬스케어와 IT 기술을 융합한 산업이 미래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16 헬스케어 IT혁신 워크숍’이 지난 8일 가천대 글로벌센터 국제홀에서 열렸다.

 워크숍은 류제명 미래창조과학부 과장의 축사로 시작됐으며, 이어 헬스케어 IT 분야의 현황과 과제, R&D(연구개발)와 ICT(정보통신기술), U-헬스케어의 방향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천대 SW중심대학사업단은 헬스케어의 현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기 위해 11명의 의료 분야 전문가를 초청했다.

 이제 의사와 환자가 만나 일부의 과거 진료기록만을 바탕으로 하는 경험·보편적 치료의 시대는 지났다. 의료사업은 오직 치료만 하는 현재와 달리 예방과 진단, 치료와 관리를 모두 포괄하는 시대로 변화해가고 있다.

 이를 위해 환자에 대한 유전체 정보와 진료기록, 인체자원 등을 통합·분석한 정보를 의사가 인지해야 한다. 그 후 의사는 환자에게 과학적이고 개인 맞춤형의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요즘, 헬스케어 산업이 어떤 기술과 융합되며 전망은 어떨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U-헬스케어

  U-헬스케어(U-Healthcare)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건강관리 및 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환자의 질병을 관리하는 의료기기 산업과 의료 서비스로부터 일반인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서비스까지 포함된다. 병원뿐만 아니라 집, 학교, 직장 등 어느 곳에서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 공간의 확대는 병원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던 환자들의 생활공간을 확장시킨다. 1년에 한 번 받던 건강검진을 연중 내내 받을 수 있으며 발병과 치료의 시간 격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U-헬스케어 서비스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스마트 의료 홈과 엘리트 케어가 있다. 스마트 의료 홈 서비스는 환자의 몸에 생체정보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주치의가 진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입주자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병원과 원격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엘리트 케어는 노인에게 위치추적 배지를 부착하고 곳곳에 장착된 센서들을 통해 노인의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노인의 움직임을 추적해 의식상실 증세가 있거나 방향감각을 잃고 배회하는 노인을 발견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U-헬스케어가 전국적으로 시행된다면 병원은 어떻게 변할까. 주파수를 이용해 ID를 식별하는 RFID 카드에는 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어 병원 내에서 무인안내 시스템을 통해 예약, 접수, 수납까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개인의 건강 정보는 물론 처방 기록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건강기록을 언제든 조회할 수 있다. 때문에 국내는 물론 외국의 다른 병원에서도 혈액이나 병력 등을 반복해 검사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서 U-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1995년에는 백령도 주민에 대한 보건의료 개선계획으로 백령도 원격진료를 시행했고 2008년에는 해양 원격응급의료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개인의료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U-CAREnote’ 서비스 어플과 직접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텔레케어 기술을 사용해 원격 진료가 가능한 GTS(Gil Telecare Service)가 있다.

 정은영 길병원 팀장은 “현재는 병원 소유 장비의 자동진단 기능이 아직 미약하지만 모니터링 장비를 앞으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EMR(전자의무기록)과 모니터링 데이터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예측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케어ICT

 ICT는 ‘Information and Comm unications Technologies’의 약자로 창조경제의 기반인 정보통신기술이다. ICT는 모든 산업과 기업의 인프라를 이용해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ICT 분야에서는 최근에 ‘BMW’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웨어러블(Wearable)’을 의미한다. 모든 서비스를 데이터로 바꿔 맞춤·개인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은 대중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 변화하는 기술적 기반이 된다.

 현재 사회는 고령화에 따른 각종 질병으로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20년에는 의료데이터 규모가 지금의 15배인 2,314EB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헬스케어에 ICT를 접목시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렇다면 평균 수명 증가와 소득 증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의료사업’과 ‘ICT’ 융합의 동향은 어떨까. 현재 의료와 ICT 융합시장 육성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 계획이 수립·추진되고 있다. 그 계획으로는 ‘바이오헬스 7대 강대국 도약계획’과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생태계 구축사업’, ‘정밀의료기술 개발계획’ 등이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병원, 제약 업계가 제휴해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ICT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고윤석 한국정보화진흥원 팀장은 “의료산업은 전 세계 최대 산업이자 미래성장 산업”이라며 “향후 의료산업과 ICT의 융합이 높은 발전 가능성을 보이므로 사업 현황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증가하는 세계 의료시장에 비해 시범사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의료진이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구축해야 하고 의료진과의 상호 소통이 잘 이뤄져야 한다.

서화정 헬스케어경영학과 교수 인터뷰

의료 전문성 갖춘 후 IT기술을 접목하라

헬스케어IT의 현위치는

 우리나라는 헬스케어IT의 일환인 원격진료가 합법화되지 않았다. 의사와 의사 간의 협진은 가능하지만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원격진료는 불법인 것이다.

 ICT 기반의 헬스케어가 활성화되려면 원격진료부터 합법화해야 한다. 하지만 원격진료를 시행한다면 소비자들이 큰 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유명한 의사들한테 몰린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원격진료를 각 지역의 내과와 같은 일반병원부터 시작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한 원격진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미국 같은 경우는 병원 접근성이 떨어져 원격진료 시스템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병원 접근성이 쉬운 편에 속해 아직까지 원격진료가 시범사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노인, 장애인, 도서산간 지역에 위치한 환자들에게 먼저 시행해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헬스케어IT의 전망은

 헬스케어IT는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다. 예전에는 의료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주된 수요층이 환자였다. 즉 질병에 걸려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이다. 나중에 어떤 질병에 걸릴지 모르니 그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환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의료 소비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면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병원을 간다. 고혈압에 걸릴지 모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대비를 선택하는 것이다.

 굳이 병원을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 시기다’나 ‘식사 안에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소가 들어있다’고 스마트폰이 알려줘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는 병원 방문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일상생활을 하며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한마디

 헬스케어에서는 해부, 생리, 병리와 같은 개념을 갖추며 의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공자를 양성한다.

 의사들은 진료하고 간호사는 환자를 관리하고 헬스케어 종사자는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또 다른 제공자 역할을 한다. 이 제공자는 의료 지식을 충분히 숙지하고 IT기술을 융합해야 한다. IT기술만 가지고 헬스케어를 융합하는 것은 맞지 않다.

  즉 융합하는 학문에 있어 가장 중요하는 것은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양쪽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IT 분야를 부·복수 전공할 때 헬스케어와의 융합만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배운다면 성공할 수 없다. 깊이가 없는 지식이 아닌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숙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현장에서 의료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