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이 책의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소련 침공, 내전과 뒤이은 탈레반 정권의 폭압,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 등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현대사와 그 전란의 소용돌이를 겪어왔다.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 5월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한 소설이 탄생했다. 이 책은 2007년에 출판되어 아마존닷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여자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사생아로 불리며 나이든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신부 마리암, 관심 없는 어머니의 아래에서 자랐지만 교육받은 라일라, 그 둘은 한 남자의 아내들로 만나게 되었다. 그녀들이 혹독한 현실에서 어쩌면 불가능할 듯도 싶은 연대를 만들고 모녀와 같은 사랑을 하는 것을 보며 울컥한 감정이 있었다.

  남자만을 위한 정책들로 이루어진 수도 카불과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전쟁 속에서 이 여성들이 살아남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나이 든 남편 라시드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그를 죽이고 책임을 감수하는 라일라와 포탄이 떨어지고 식구들이 희생되어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을 보며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가슴을 졸이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소설 이야기에서 펼쳐지는 가난과 차별, 그리고 끊임없는 폭력과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희생이 만들어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쓴 비참한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이야기에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는 호세이니는 독자들에게 그처럼 비참한 처지에 놓인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전 세계가 국제화 시대를 지향하는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직도 그 사람들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 가는 중이다. 이 책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 작가 중 하나인 카롤린 필립스의 외국인 이주민과 인종 차별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독일에서 살아가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 가족에 대한 배척과 차별, 공격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온통 축제 분우기로 들떠 있던 어느 국경일 저녁, 커피우유라고 불리는 흑인 샘의 집에 돌과 화염병이 날아든다. 그의 가족은 외국인 이민자로 마을 사람들이 그들 때문에 일자리가 줄었다 생각하여 그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한 것이다. 태어난 나라, 부모의 고향, 서로 다른 상황,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어느 한 집단의 배척, 차별을 받는 샘의 정체성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에 왠지 모를 연민이 느껴진다.

  또 한편으로는 이 스토리가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분명 나의 경험, 주변 사람의 경험 속에 있었을 일일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어긋난 시선으로 보고 그들을 불편하게 대하는 모습이 있었기에 시선을 바꾸자고 마음먹게 됐다.

  샘과 소보로빵이라고 불리는 주근깨 많은 백인 보리스의 파란만장한 내면의 성장 이야기는 나 자신의 반성뿐만 아니라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 소설은 불편한 주제를 다룬 책인데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따뜻하고 배려와 선한 마음들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에서 샘은 왼손으로, 보리스는 오른손으로 피아노 이중주를 함께 치는 장면에서 이해와 관용,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성숙한 어른의 지휘 아래 아이들 스스로 토의를 거쳐 문제를 제기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모습은 나에게 오래도록 진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