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소비방식이 달라졌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교통비와 식비만으로도 빠듯한 생활을 한다. 여기에 생필품과 전공서적을 사야할 때면 머리는 더 복잡해진다. 가끔은 문화생활도 하고 싶지만, 너덜너덜 해진 지갑은 야속하기만 하다. 비용을 줄이고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고민의 결과 필요한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공유경제는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대학생의 삶에 가까이 다가와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조 블루오션, 새 세대가 주도하는 공유경제

  미국의 법학자 로렌스 레식 교수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 ‘공유경제’는 1980년대에 처음 등장해 2008년에 구체적으로 정립된 개념이다. 2010년에 레이첼 보츠먼과 리사 갠스키는 오프라인 상의 개인 재화를 온라인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으로 공유경제를 정의했다.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필요할 때 빌려 쓰는 공유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테크 분야 분석회사인 주니퍼 리서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유경제의 시장 규모는 올해 186억 달러(21조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규모는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자의 매출을 토대로 분석됐다. 앞으로 공유경제는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인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2008년 설립 후  현재까지 세계적인 힐튼호텔을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창출했다.
 공유경제가 확산되는 요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2008년 금융위기 후 경제 질서로 고착된 저성장이다. 저성장 시대에는 아무리 생산해도 그것을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상품을 다시 활용하려는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의 확산이다. 정보통신기술이 날로 발전하며 개인과 개인의 거래도 가능해졌다. 개인 간 거래는 공유경제의 핵심 키워드다. 스마트폰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공유경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줬다. 셋째, 1980~2000년생으로 이뤄진 밀레니엄 세대가 문화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이 세대는 소유보다는 경험과 이벤트를 중시한다. 그렇기에 실시간 전송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본다. 이처럼 이들은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기보다는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대여하는 데 더 익숙하다.
공유시장은 하나의 물건을 여럿이 공유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함께 취하고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장점이 있다. 필요로 하지만 소유할 수 없을 때 사람들과 나눠 쓰면서 그 자원의 효용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소비하며 자신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프라브(PRAV)족’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공유경제가 더욱더 각광받고 있다.
  한편 공유경제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도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회자되는 논의사항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깨진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공유하면 그 제품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이는 저성장기의 제조업이나 기존 서비스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재화나 서비스 공급 노동자의 건강보험이나 연금, 세금 등을 공유경제 기업이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계약직 형태의 노동이 늘어나 노동환경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자전거·무선 충전기, 사지 말고 공유하세요

1. 무선 충전기 대여 서비스 ‘해피스팟’
 ‘해피스팟’은 지난해 12월 26일에 처음 시작된 서비스로 ㈜프리비솔루션과 서울교통공사가 제휴해 개발했다. 서울교통공사 5~8호선 152개역(157개소) 어디서나 무선 충전기를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다. 무료이용시간은 3시간이며, 3시간 초과 시 지연반납료가 부과된다. ‘해피스팟’ 무인대여기의 이용시간은 평일기준 오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다. 단 휴일·공휴일 또는 역사별 열차 운행시간 및 역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해피스팟’은 앱을 통해 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2. 자전거 셰어링 플랫폼 ‘라이클’
 ‘라이클’은 자전거 매장에서 쉽게 자전거를 예약해서 빌리는 자전거 대여 전문 서비스다. 서울과 경기도 50여 개의 다양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라이클’은 앱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날짜에 대여를 예약할 수 있다. 이용자는 앱을 통해 자전거 종류, 권장신장, 대여요금 등 원하는 조건으로 검색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자전거 코스와 내비게이션 기능도 제공받을 수 있다.

3. 바람개비 강의교재 대출서비스
 가천대 글로벌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도 학부 재학생 중 소득분위 0~2분위에 해당하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공유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신청이 마감되면 1주일 동안 도서 구입이 진행되고 대상자 중 선착순 100명을 선발해 20만 원 한도로 1인당 최대 10권의 강의교재를 대여할 수 있다. 이메일로도 신청이 가능하며 제출해야 할 서류는 도서구입 신청서,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서, 소득분위통지서, 수강신청내역서 등 네 가지다. 대출 기한은 9월부터 12월 27일까지다.

“공유경제는 필연… 다시 공동체 의식 가져야”

글로벌경제학과 이한주 교수

공유경제 플랫폼이 20~3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원인은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3저 시대’를 겪고 있는 세대들이 가성비를 중시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유시장을 많이 찾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젊은 세대들이 SNS에 더 쉽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의 IT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면서 지금의 30대는 인터넷을 통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익숙하다. 공유경제 플랫폼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SNS와 친한 20~30대에게 공유시장은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녹아들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환경의식에 대한 변화다. 기성세대는 대량생산에 익숙하다. 많은 물건을 생산해 버려지는 것이 낯설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신세대들은 환경문제에 좀 더 예민하다. 이들이 강조하는 합리적인 소비는 환경보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유나 대여를 통해 자원 낭비 혹은 쓰레기 감소 등의 재화 낭비를 줄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공유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원인은
 중국은 2·3차 산업이 차례로 발전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도 4차 산업이 중국 안에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넓은 대륙이다. 4차 산업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초연결 등에 기반을 둔다. 중국은 국토가 넓기 때문에 물리적인 연결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의 발달은 국민을 하나로 연결하기 좋은 수단이 된다. 매체를 통한 공유는 물리적 통합이 힘든 중국이 민족통합을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사회주의는 공동체적 삶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공유경제는 경제 건너뛰기와 지리적 광역을 극복하는 일, 중국의 현재의 문화적 패턴이 잘 섞인 좋은 결과물일 뿐이다.

공유시장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측면은
  절차를 통해 진행되는 원래의 상거래체계를 거스르는 공유경제는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공유경제가 소규모였을 때는 시장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공유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경제권과 충돌되는 행위들은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기존의 산업체계를 깨지 않기 위해서 법률적으로 정비를 시작해야 한다.

공유경제에 관심을 갖는 학우들이 현명한 소비자와 사업자가 되도록 조언한다면
 공유경제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점점 발전하며 많은 문제들도 야기할 것이다.
공유경제는 단순히 ‘내게 필요한 물건을 쓰고 내가 버린다’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이웃과 나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봤을 때 공유경제는 필연적이지 않은 관계들이 넓게 맺어지는 ‘사회공동체’이다. 공동체의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며 나를 넘어서서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