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거리, 피맛골

피맛골은 서울시 종로구 166번지 일대, 종로1가 교보문고 뒤쪽에서 종로 6가까지 이어지는 길을 가리킨다. 조선시대 서민들이 종로를 지나는 고관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의 피마에서 유래하였다. 조선시대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고관 대작들의 행차는 늘 시끄럽고 번거로웠다. “대감님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라는 호령에 길만 비켜서는 안됐다. 행차가 끝날 때까지 머리를 조아리고 엎드려 예를 표해야 했다. 그래서 고관들을 피하기 위해 좁은 골목길로 다니곤 했는데 그 길이 바로 피맛골이다.
예부터 서민들이 이용하다 보니 피맛골 주변에는 술집과 음식점이 번창했다. 피맛골의 주요 먹거리는 생선구이, 빈대떡, 해장국 등이 있으며 주로 비싸지 않는 가격대로 구성되어있다.
1980년대 이후로 재개발이 되어 예전의 모습을 잃었던 피맛골은 전통이 사라진다는 서민들의 비판을 받았다. 때문에 기존에 개발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수복재개발구역으로 모습을 재현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은 예전의 피맛골보다 거리가 줄어들어 종로 1가에서 종로 3가까지만 남아있다. 좁은 골목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지금도 피맛골을 중심으로 양쪽 길에 식당과 술집, 찻집이 즐비해 종로의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또한 현재는 예전의 건축양식과 현대의 건축물을 융합해 새로운 이미지의 피맛골을 창조했다. 피맛골 건물은 각 거리마다 주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피맛골은 새로운 분위기를 형성하며 이색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젊은 감각, 익선동 한옥거리

‘더욱 착하고 잘한다’라는 뜻을 가진 익선동에는 서울의 옛 정취가 남아 있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 166번지에는 100년 가까이 된 한옥들이 모여 있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소한 풍경이다. 한국 최초의 부동산업자가 중산층 이하 서민을 위해 건설한 곳이기에 주택에 스며든 당시 서민의 생활양식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20년대 형성된 익선동 한옥마을이 요즘들어 변하고 있다. 익선동은 최근 젊은 작가, 사진가, 아티스트들이 공방으로 활용하고 있고 전통 한옥의 틀을 그대로 보존하되 개성 있게 변형을 줘 다양한 느낌의 건물들이 많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하던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면서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옥과 맥주, 향수, 경양식당, 꽃집,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 한옥에 새로운 감각을 더해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큰 한옥집이 있는 북촌과는 달리 ‘서민촌’ 느낌이 나는 익선동은 15평 남짓한 작은 한옥들이 있다. 여기에는 정감 있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은 카페나 찻집들이 들어서 있다.
익선동은 아주 오래된 느낌보다는 지난 세대와 현재 세대의 감성이 적절히 섞인 느낌을 준다. 익선동 한옥거리는 현재세대의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공방이 주를 이루며 디자이너들의 소품을 수집하는 이색적인 분위기의 카페도 있다.
북촌 한옥마을이 조금 더 정적이고 전통적이라면 익선동 한옥거리는 소통을 중시하며 현대와 전통이 적절히 섞인 유동적인 문화여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의 과거와 현재,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한국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엔 24시간 잠들지 않는 동대문으로 넘어가보자. 동대문은 동대문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주변지역, 서울 성곽의 일부인 흥인지문이 위치한 지역이다. 이곳은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을 오는 대표적인 쇼핑의 중심지가 됐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오래된 경기장인 동대문 운동장이 이곳에 있었으나 시설 노후화로 2007년에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새로 건설되었다. 각 층마다 다양한 디자인의 옷과 동대문 특유의 패션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쇼핑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의류 쇼핑을 하러 온 중국인, 일본인을 포함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시간이 된다면 동대문 인근에 위치한 한양도성에서 산책을 즐겨보자. 복잡하고 현대적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많은 구경거리를 즐겼다면 한적하고 여유로운 한양도성으로 발걸음을 옮겨서 느긋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1396년 처음 건축된 것으로 알려진 18.6km의 이 기다란 도성은 서울 도심부 내 야산의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다. 또한 도성 내에는 4대문(숙정문·흥인지문·숭례문·돈의문)과 4소문(창의문·혜화문·광희문·소의문)이 있어서 지도를 짚어가며 산책을 이어나가면 서울의 역사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물론이고 한양도성의 역사 또한 알 수 있는 다채로운 동대문을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떨까.

매력적인 8경, 북촌 한옥마을

종로 인사동하면 생각나는 관광지 중 하나인 북촌 한옥마을. 우리나라 전통의 한옥이 도심 속에 남아있는 곳, 600년 수도의 역사를 자랑하듯 전통 한옥들이 즐비한 동네로 보통 경복궁에서 창덕궁에 이르는 지역을 가리킨다. 무엇보다 지금도 사람들이 실생활 공간으로 삼고 있는 생활한옥촌이라는 점이 특색이다.
북촌에는 꼭 보고 가야 할 8경이 있다.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타나 있지 않아 위치를 찾기 힘들다면 북촌문화센터에 들러 북촌지도를 받아가자. 창덕궁길, 원서동공방길 등 밀집된 한옥의 지붕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회동 31번지 언덕, 가회동골목길 내림, 가회동골목길이 있다. 또한 멀리 남산N타워가 보이는 가회동골목길 오름, 가회동 31번지, 돌계단길 역시 꼭 가보길 추천한다. 8경은 모두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으니 놓치지 말고 다 둘러보도록 하자.
북촌한옥마을에는 옛 한옥뿐만 아니라 전통 찻집이 있고 전통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한옥 숙박업체들 또한 있다. 한옥 갤러리나 전통 공방 등도 늘어났고 한옥을 개조한 한옥 레스토랑도 점차 자리하면서 이색적인 한옥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틈새마다에는 조선 역사를 대변하는 무수한 역사 유적과 흔적들도 자리한다.
따라서 국내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주요 장소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도심에서 전통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운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새로 발견하고 자긍심을 갖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전통, 광장 시장

광장시장 안에 위치한 먹거리 장터는 수 십년 이어온 상점 사이로 늘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널리 모아 간직한다’라는 뜻을 간직한 이곳에는 1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육회, 잔치국수, 토스트, 순대, 마약김밥, 족발, 모듬전 등 다양한 먹을거리들은 광장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드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먹거리장터들은 원래 야간 장사를 하는 직물상들과 새벽에 물건을 가지러 오는 소매상들이 식사를 해결하는 장소로 출발했는데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맛집 장소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장에서는 맛도 맛이지만 시장 상인들의 정겹고 활기찬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광장시장이 한국인의 살아있는 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바로 관혼상제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시장은 100년 넘게 한복 원단, 양복지, 양장지, 커튼, 침구류 등 직물 도·소매상으로 명성이 높았다.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받아 곳곳에서는 아기자기한 아기 한복부터 고급스러운 혼례 한복, 제사에 필요한 물품 등이 가득하다.
광장시장의 3층으로 올라가면 많은 단골손님들이 찾는다는 구제품 상가들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파는 옷의 90%는 헌옷이지만 구제품만의 특색과 독특한 느낌 때문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제의 특성상 시간이 오래지나 촌스러운 옷도 있고 특이한 옷도 많다. 하지만 상가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저렴한 가격에 멋진 아이템을 찾아볼 수 있다. 특별한 옷을 찾고 싶다면 광장시장 안에 위치한 많은 구제품 상가들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