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 6주 뿐…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를 통해 기묘한 감동을 느끼게 하는 잔잔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고교 동창인 소년 다쿠미와 소녀 미오는 3년 동안 같은 반이라는 우연으로 성인이 돼서도 만남을 지속했다. 둘은 오랫동안 만나 자연스레 결혼을 생각했지만 다쿠미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 때문에 다쿠미는 미오와 헤어졌다. 그 후 미오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상실의 순간 다쿠미와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깨달은 미오는 다쿠미를 찾아갔다. 사랑했지만 병 때문에 미오를 밀어내던 다쿠미는 미오에게 자신의 병을 알렸다. 병을 알게 된 미오는 다쿠미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결혼했다. 미오는 두 사람의 아이인 유지를 낳던 중 건강이 악화됐다. 유지가 태어난 지 몇 년 후 미오는 “비가 오는 계절에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떴다. 다쿠미는 커가는 유지에게 ‘아카이브 별’이란 곳에는 현실에서 떠난 사람들이 살며 미오도 아카이브 별에서 산다는 이야기를 해주며 미오를 그리워했고 미오의 빈자리를 느꼈다. 다쿠미와 유지가 산책을 나간 어느 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빗속에서 다쿠미는 미오를 만나게 됐다. 미오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소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이루는 세심한 문장은 쉽게 읽히고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소설이 일본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천천히 쌓여가는 둘의 사랑을 지켜보는 재미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일 것이다.
  사랑은 무어라 꼬집어 정의내리기 힘들다. 다만 이 소설의 결말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사랑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순간의 실수로 ‘나’를 옭아맨 '7년의 밤'
  '7년의 밤'은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와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를 쓴 김유정 작가가 수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해 내놓은 소설이다. 책은 최서원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올가미 속에서 친척 집을 전전하던 최서원은 결국 모두에게 버려졌다. 최서원은 한 집에서 지냈던 안승환을 다시 만나 함께 살게 된다. 그러던 중 아버지 최현수의 사형선고 소식을 듣는다. 최현수의 죽음은 7년 전으로 최서원을 데려가고, 아직 그날 밤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한다.
  7년 전,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최현수는 앞으로 지낼 집을 둘러보기 위해 세령마을로 향한다.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최현수는 안개가 짙게 낀 세령마을 입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오세령을 치어 살인을 저지른다. 딸을 잃은 오영제는 최현수가 딸을 죽인 범인임을 알게 되고, 복수를 위해 소나무섬에 최서원을 묶는다. 아들과 마을 사람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최현수는 아들을 선택하고 댐의 수문을 연다. 마을 사람들이 물에 휩쓸려 몰살되고 최현수는 살인범이 된다. 최서원은 오영제의 자백을 받아낸 뒤 유골을 바다에 뿌리며 아버지와 이별한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자,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만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며,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낸 ‘무엇’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최현수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숨기기 위한 결정이 우리를 지옥으로 이끌 수 있다. 현실 속에서 ‘내’가 선택에 기로에 서 있다면 최현수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오는 28일 '7년의 밤' 영화가 개봉한다. 책의 생생한 묘사를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