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형 매장은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화된 매장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40명의 몸에 시선 추적기와 센서를 붙이고 그들이 매장 내에서 쇼핑하는 동안 뇌 반응을 측정했다. 그 후 그들의 눈동자 움직임, 심장박동 수, 호흡 변화, 피부 습도 등을 측정하고 몸동작을 세밀하게 관찰해 마케팅에 성공했다. 뇌파를 측정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뉴로 마케팅을 알아보자.

                                                                                                              
뉴로 마케팅이란

  뉴로마케팅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 뉴런(neuron)과 마케팅을 결합한 단어로 소비자의 무의식을 공략한다.

  무의식적 반응과 같은 두뇌활동을 분석해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뇌에서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신경반응을 파악해 낸다. 그래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설문조사보다 더 즉각적이고 정확한 반응을 측정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뇌 과학의 마케팅 도입은 제품, 광고, 브랜드 등이 소비자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량적 측정을 가능케 해주었고 제품 선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감성적 판단의 분석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뇌 과학과 마케팅의 만남
  뉴로 마케팅은 뇌세포 활성 수준이나 자율신경계 변화를 측정해 소비자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게 된다. 제럴드 잘트먼 하버드대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사고는 95%가 무의식중에 일어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말로 표현하는 반응은 고작 5%밖에 담아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즉 이성적 소비자보다는 감성적, 즉흥적인 소비자가 주를 이르고 있다.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 소비자의 구매력이 기업의 매출과 동시에 발전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소비자의 구매 태도를 뇌 연구를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정확한 생각을 분석하기 용이하다. 마케팅 조사 방식을 뛰어넘어 소비자가 지각하지 못한 무의식적 반응 같은 두뇌 자극 활동을 분석해 마케팅에 접목한다.

소비심리를 분석하는 기술력

  뉴로 마케팅을 가능케 한 기술력은 시선추적장치(eye-trac kering), 수면뇌파(Electroencep halography, EEG), 피부전도도 반응조사(GSR)로 대략 세 가지다.

  첫째, 시선추적장치는 기본적으로 눈을 카메라로 찍어서 안구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방법으로 카메라가 피험자의 눈과 시야를 촬영하고 영상분석을 통해 눈동자의 위치나 반사광의 위치를 파악하고 안구의 방향을 측정해 소비자가 어떠한 상황에서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정확히 측정 가능하게 해준다.

  둘째, 수면뇌파는 대뇌 피질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해 뇌의 기능적 결함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특히 정량화 뇌파는 뇌파 활동의 양을 고려해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고 뇌파 해석의 주관적 오류를 최소화시켜 정보를 측정하게 해준다.

  셋째, 피부전도도 반응조사는 두려움이나 흥분 등 심리적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에 대해 강도에 따른 다양한 체액 분비율에 발생하는 피부의 활동을 측정한다. 특히 광고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감정반응을 분석하는 데 용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잠재된 욕망을 자극하다

  기아자동차의 K7, 마트의 상품 배치와 쇼핑카트의 사례가 있다. 우선 K7은 눈동자 움직임이나 뇌파를 측정해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알아보는 ‘암시적 측정’을 브랜드 네이밍에 적용했다. 기아차는 K7을 출시하기에 앞서 국내외의 소비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별도로 소비자의 시선 추적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한 측정을 바탕으로 신차 이름을 결정했다. 이러한 문자 조합 방식을 ‘알파뉴메릭’이라고 한다. 측정 결과 소비자들에게서 K라는 알파벳과 7이라는 숫자의 조합에 대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는 무의식적 반응이 나타났다. 그렇게 기아차의 신차 이름은 K7이 됐다.

  뉴로 마케팅은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배치에도 활용되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를지 가늠하고 소비자들의 동선을 고려한 인테리어나 상품을 구성한다. 또 마트나 백화점들은 쇼핑 카트에도 뉴로 마케팅을 적용한다. 쇼핑 카트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은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물건을 담아 가득 채우게 하는 판매 전략이다.

뉴로 마케팅의 한계와 미래
  뇌 과학은 양날의 검이다. 바르게 사용할 경우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타의 새로운 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뉴로 마케팅이 직면한 가장 큰 한계는 바로 정보 신뢰성의 결여다.

  뉴로 마케팅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출판된 경우가 매우 적기에 가용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그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통계적 데이터에 의존한다. 상이한 통계절차나 기법은 상이한 결과나 특정 가설의 폐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뉴로 마케팅 회사들은 연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뉴로 마케팅의 한계에 주의해 적절히 발전시키면 향후 마케팅 기법이나 브랜드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는 사람 말만 들을 것이 아니라 뇌 신호를 잘 들어야 하는 시대다. 인간의 두뇌를 이해하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더 효과적인 마케팅과 광고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