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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체’도 이 시대의 문화
조서진 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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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7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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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SNS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인정? 어 인정’, ‘오지다’, ‘ㅇㄱㄹㅇ ㅂㅂㅂㄱ(이거레알 반박불가)’등의 뜻 모를 단어들이 사용돼왔다. ‘급식체’라고 불리는 이런 단어들은 학교 급식을 먹는 나이인 초·중·고교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조어다. 급식체는 주로 초성으로 말을 줄이거나 비슷한 단어를 붙여 길게 쓰기, 특정 글자의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대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교복브랜드의 SNS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중 70%가 급식체를 사용하고 있고 이 중 60%가 재미를 위해 사용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는 바르지 못한 언어가 지속적으로 사용되면 고유어가 사라진다며 급식체를 한글 파괴의 주범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들도 청소년 시기에 지금의 급식체와 같은 은어를 사용했었다. 은어는 같은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네 구성원들끼리만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로 집단의 동질감과 유대감을 조성할 수 있다. 청소년 집단뿐만 아니라 동일 직업군 등의 현 기성세대에서도 은어는 존재한다.
 급식체는 새로 나타난 독특한 현상이 아닌 2000년대의 ‘엽기’, ‘간지’처럼 이 시대 청소년들의 은어인 것이다. 예전부터 은어는 한글 파괴의 주범이라고 지적돼 왔다. 하지만 이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집단의 문화이고 언어의 특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동시대를 ‘공유’하는 구성원들은 시대를 ‘반영’하는 단어를 만든다. 언어는 사용하는 사람들의 것이고 언제든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급식체를 포용할 수는 있지만 또 다른 문제점은 출처와 의미다. 흔히 급식체는 온라인 커뮤니티, 개인방송 진행자 등을 통해 만들어지고 처음 만들어질 때 차별이나 비하와 같은 의미를 포함하기도 한다. 급식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11%는 ‘주위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면서도 담긴 뜻을 알지 못한 채 친구를 따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점은 내가 하는 말을 통해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급식체뿐만 아니라 말을 할 때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변하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지나치지만 않다면 급식체도 언어의 변주로 볼 수 있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바뀌어가는 행태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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