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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생각차이 -안락사
하남준‧신현우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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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2  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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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끝을 선택할 권리, 허용해야

지난달 6일 한국인 두 명이 디그니타스(Dignitas,안락사를 돕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안락사를 선택했다. 한국은 안락사가 금지돼 있으며 연령의료결정법(존엄사법)만 존재하기 때문에 두 명의 국민은 2016년과 2018년에 외국인 안락사를 허용한 스위스까지 가서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기자는 인생의 끝을 선택할 권리를 막는 것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갑자기 안락사를 허용할 경우 생기는 여러 부작용과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예를 들어 안락사를 타살로 위장할 수 있다. 서울신문에서 밝힌 디그니타스의 안락사 과정은 다음과 같다. 동행한 가족들과 함께 의사진단서와 사망 의사가 담긴 문서의 확인 작업을 거친다. 그 다음 안락사 희망자가 스스로 약을 먹고 인생의 끝을 맞이한다. 법의학자와 경찰은 문서와 타살 여부를 확인하고 돌아간다.

한국에서도 이와 같이 안락사를 담당하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고 경찰, 의사와 협력해 일을 진행해야 한다. 어느 한 기관이 안락사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자의 1차 사망의사 확인을 담당하고 필요한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 가족과 함께 진단서와 사망의사가 담긴 문서를 재확인하는 비영리단체 회원, 타살 여부를 확인하는 경찰기관까지 일을 분리하면 악용할 여지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죽음을 쉽게 생각하는 문화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의 자살을 언론이 보도하고 난 다음 일반인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현상)가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 연예인의 자살보도가 나오고 일반인 자살률이 몇 달간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치매 환자의 안락사 희망 여부 등 여러 문제를 풀어야 하며 어렸을 때부터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법령 용어사전에 ‘자살관여’를 검색하면 자살은 범죄가 아니라는 설명이 나오고 대한민국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나와 있다. 또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직 우리의 의식 수준은 베르테르 효과와 악용을 조심해야 하지만,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꼭 보장돼야 한다.

   
 

자살 수단 전락 우려, 금지해야

스위스에서 안락사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한국인 2명이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쟁이 일고 있다. 안락사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안락하게 죽게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안락사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지난해 2월부터 치료 효과 없는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존엄사법’은 시행 중이다. 스위스의 경우는 2006년 연방 법원의 판결을 통해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했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할 때는 건강한 상태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는 증명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경찰관이 입회한 상태에서 약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취리히에 있는 안락사 기관인 디그니타스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32명의 한국인이 가입했다. 2013년 3명이었던 가입자는 5년 만에 10배로 늘었다. 현재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준비 중인 한국인은 107명에 달한다.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나는 안락사의 길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자유롭게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생명 존중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명이란 그 자체로써 존엄성을 가지며 인간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만약 안락사가 허용이 되고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면 자살과 다를 게 없는 꼴이 돼버린다.

그리고 안락사가 만약 시행될 경우 이를 악용될 소지가 충분하다. 의사에 의해 뇌사 상태로 판정될 경우 실시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악의가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 불순한 의도로 누군가를 해치려고 꾀한다면 뇌사여부를 판정하는 의사에게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뇌사 진단을 이끌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가 저소득층에게 안락사를 강요할 수도 있다. 영국의 안락사 반대단체인 ‘케어 낫 킬링(Care Not Killing)’은 대부분 국가가 법으로 안락사를 금지한 것은 빈곤층과 장애인, 노인,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죽음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가가 저소득층 보호 의무를 회피하고 단순히 안락사를 조장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안락사가 보편화되고 법의 제한이 사라지면 의사에게 안락사 권한이 넘어가고 일반인들은 생명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질 수 있다. 사람들은 생명의 가치와 존엄함을 점차 잊고, 생명 경시 풍조가 번지게 될 것이다. 생명의 가치가 떨어지면 자살, 낙태, 살인 등 생명을 저버리는 일도 잦아질 것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외면하는 안락사는 전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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