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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을 조여 오는, 서늘한 공포…때이른 여름을 식히다
신현우 기자, 김현수·김환희·정인근 수습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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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3  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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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밤까지 이어진 낮의 열기로 잠을 뒤척이기 일쑤다. 이럴 때 오싹한 공포·스릴러 작품들은 주위를 서늘하게 한다. 유독 공포·스릴러 작품이 여름에 인기가 많은 이유는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와 흥미진진한 전개를 통해 더위까지 잊을 정도로 작품에 몰입시키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존재와 기괴한 장면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해 막연한 공포로 등골을 오싹하게 하기도 한다. 이번 여름을 시원하게 식혀줄 공포·스릴러 작품들을 알아보자.

〈영화〉 처키의 뒤를 잇는 소름끼치는 인형…애나벨
   
 

 평소에 인형 수집이 취미인 아내 ‘미아’를 위해 남편 ‘존’은 인형을 선물한다. 그날 밤에 이웃집에 비명소리가 들리고 존이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웃집에 들어간다. 이웃집 노부부는 처참하게 살해당했고 범인은 ‘애나벨’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과 그녀의 남자친구이다. 둘은 사탄을 숭배하는 광신도를 믿었고 자신의 친부모를 죽임으로써 사탄이 부활한다는 가르침을 믿었기 때문에 애나벨의 친부모인 노부부를 살해한 것이다.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남자친구는 총에 맞아 죽고, 애나벨은 존이 미아에게 사줬던 인형이 마음에 든다며 끌어안은 채 손목을 그어 자살한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집안은 알 수 없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자꾸 이상한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불길함을 느낀 존은 인형을 버리고 이사를 했지만 인형이 이삿짐 박스 안에서 발견된다. 살인사건을 다룬 클라킹 형사를 통해 그들이 악마 숭배 집단에 관련됐음을 전해 들은 미아는 서점을 방문해 악마 관련 서적을 찾아본다. 서점의 주인인 ‘에블린’도 미아를 돕는다. 악마가 딸 리아의 목숨을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미아는 리아를 대신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 위해 창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한다. 이를 말리는 존과 에블린에 의해 결국 그녀의 자살을 저지됐지만 에블린이 대신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린다.
 영화 ‘애나벨’은 실화를 모티브로 해 더욱 충격을 준다.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은 실제로 워렌 부부에 의해 악령이 봉인되고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악령에 씐 ‘애나벨’을 다룬 다양한 영화들이 세계관을 공유한다. 영화 ‘애나벨’만 보고 아쉬웠다면 영화 ‘애나벨 2·3’, 영화 ‘컨저링 1·2·3’, 영화 ‘더 넌’도 함께 감상하자.


〈연극〉 사라진 기억의 조각을 맞추다…조각 : 사라진 기억

   
 

 ‘조각 : 사라진 기억’은 심인성 기억상실증을 다룬 공포연극이다. 연극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라 생각하는 희태와 그의 소꿉친구 순철, 그리고 의문의 은행 여직원 영희, 이 3명의 등장인물이 겪는 사건 속에서 기억의 조각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비 내리는 어느 여름날, 한적한 시골마을에 일어난 은행 강도 사건을 시작으로 연극이 진행된다. 희태와 순철은 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경찰을 피해 허름한 폐가로 몸을 숨긴다. 그곳엔 이미 은행 여직원 영희가 기다리고 있었고 당황하는 희태와 순철에게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공간, 영희를 만나고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겪으며 수수께끼처럼 얽힌 기억의 조각들이 서서히 맞춰진다.
 연극 ‘조각’은 심인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심인성 기억상실증은 뇌의 손상이 아닌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순간의 기억을 상실하는 병으로, 괴로운 과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생기는 정신 질환이다. 극 중에선 상실했던 순간의 기억이 하나둘씩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극 ‘조각’은 무대로 가는 통로부터 어두운 조명과 다양한 소품들을 이용해 공포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극의 시작은 암전으로 관객의 시각을 차단해 청각에 의존하게 만들어 긴장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요소로 오감을 자극한다. 극의 진행과 함께, 관객들에게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공포를 선사하는 기괴하게 변조된 공연 안내 멘트와 같은 음산한 음향효과는 연극을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스산한 무대 장치도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책〉 음산하지만 따스한 결말…영선 가루카야 기담집
   
 

 이 책은 젊은 목수인 오바나가 민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시와는 거리가 먼 조금은 소외된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 총 6편의 기담으로 구성돼 제각기 다른 사연이 등장한다. 각각의 기담들은 도입 부분에서 공포감을 조성하지만, 공포의 존재들이 나타나는 이유가 그들의 사연을 통해 밝혀지면서 슬픔과 동정심을 자아낸다. 그들의 사연 속에는 아동학대·노인방치 등의 무거운 주제까지 담고 있다.
 또한 다른 호러 소설들과는 달리,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아주 밀접하며 피할 수 없는 공간인 집을 무대로 하기 때문에 공포감을 매우 효과적으로 이끌어 낸다. 외딴 창고 방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지며 천장에서 발소리가 들리는 등의 현상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만한 일들이기에 독자를 더욱 오싹하게 만든다. 목수 오바나는 이러한 기이한 존재들을 거창한 퇴마법으로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가까운 행동인 집수리를 통해 대처한다. 귀신들을 그저 배척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공존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며 이는 귀신에 대한 막연한 괴리감과 공포감을 줄어들게 한다.
 이 책은 극단적인 연출과 전개로 공포감을 심어주는 호러 소설을 꺼리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호러 소설 입문서로도 적합하다. 기괴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따스한 결말은 다른 호러 소설과 달리 기분 좋은 여운을 안겨준다. 다가오는 무더위를 잔잔한 공포감으로 이겨내고 싶은 이들에게 영선 가루카야 기담집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책〉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아파트먼트
   
 

 ‘아파트먼트‘는 익숙한 공포에 권태를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공포를 줄 수 있는 도시 괴담 공포 스릴러장르이다.
 에어비앤비나 카우치서핑 등의 숙박 공유 사이트를 많이 이용해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피부로 직접 스며드는 공포를 경험하게 할 수 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던 부부 남편 ‘마크’와 아내 ‘스테프’가 어린 딸과 함께 케이프타운에 살면서 여유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날 들이닥친 무장한 강도들로 인해 큰 상처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를 입고 전과 다른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상처를 끌어안고 고통스러워 하는 힘든 나날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던 그들에게 친구는 숙박 공유 사이트를 통해 다른나라의 모르는 사람과 집 교환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누군가 집에 온다면 분위기 전환이 될 것 같고 여행을 통한 일상의 환기를 원한 아내 ‘스테프’는 찬성한 후 곧바로 숙박 교환 사이트에 집 소개를 올렸다. 그 후 파리에 사는 프티 부부와 쪽지를 주고 받게 됐고 서로의 집을 교환해 집을 떠나 파리의 한 아파트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사이트 속의 고급스럽고 멋진 아파트는 없고 위층에 사는 이상한 여자 한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살지 않는 황량한 아파트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부부는 바로 파리의 부부에게 연락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남편은 벽장 속에서 머리카락 뭉치를 발견하거나 매우 늦은 밤에 뛰쳐나가 뜬금없이 죽은 고양이를 안고 들어오는 등 섬뜩하고 기이한 이상행동을 시작한다.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괴로워 하는 ‘마크’와 그를 끌어안으려 노력하는 ‘스테프’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각각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 작품은 뒤통수가 서늘해지는 섬뜩한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공포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 극강의 광기로 온몸에 소름이…미저리
   
 
 이 소설은 음주 운전 사고로 의식을 잃었다가 산골 외딴집에서 깨어난 폴이 자신을 구해준 전직 간호사 애니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폴은 소설 시리즈 ‘미저리’로 유명한 소설가이다. 폴은 자기 작품의 주인공인 미저리에 질려 버려 홧김에 그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소설을 끝마친다.
 이렇게 홧김에 소설을 끝마친 것이 그의 인생에 큰 재앙으로 돌아온다. 폴을 구해준 애니는 폴의 열혈 팬이며 미저리 시리즈의 광신적인 애독자이자 심각한 정신 이상을 가진 연쇄 살인마였던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미저리의 죽음을 알게 된 애니는 분노를 터뜨리고 폴에게 그녀만을 위한 ‘돌아온 미저리’를 쓸 것을 강요하며 갖은 고문을 한다. 폴은 애니의 살해 위협과 잔인한 고문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니를 위한 미저리 시리즈 집필에 매달린다. 폴과 애니의 동거는 6개월 동안 계속되며 잔인함과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여럿 담겨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폴은 한때 싸구려 공포소설 작가로 치부당하던 ‘미저리’의 지은이 스티븐 킹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다. 유명 작가 스티븐 킹이 작가로서 느꼈던 부담감과 중압감, 독자들이 보내는 각기 다른 시선들에 대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심리묘사와 무자비한 고통이나 공포를 그려내는 스티븐 킹 특유의 서술은 이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이렇게 극단적인 광기와 강한 몰입도로 공포·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영화로도 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7월부터 연극으로 만나볼 수 있다.

디스트릭트C
   
 
 시청과 명동 사이의 을지로입구역 1-1출구에서 낡은 지하도를 지나오면 보이는 디스트릭트C는 책과 라이프스타일 샵이 공존하는 서점으로 바쁜 현대인들이 어디서나 간편하게 책을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를 지닌 공간이다. 삭막한 도심 속에 존재해 많은 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리딩과 엔터테인먼트를 합한 ‘리딩테인먼트’ 콘셉트로 책과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기여한다. 기존의 서점은 책을 여행·예술·교육·문학 등 큰 주제로 분류해 독자로 하여금 책을 찾게 하였다. 그에 비해 이곳은 ‘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런 책은 어떠신가요’ 등과 같이 스타일을 편안하게 제안하는 큐레이션 서점이기 때문에 다소 가벼운 느낌의 스타일·영감·주말·일상으로 공간을 분류해 그와 어울리는 책과 소품들을 마련했다.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말을 건네는 듯한 큐레이션의 제안을 보고 혹할 만한 책들도 많다. 기존의 서점보다 이러한 방식이 직관적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찾기가 쉽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룬다.
 그 외에도 도자기 그릇·캐릭터 컵·방향제 등의 디자인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국내 디자이너 작품은 물론 해외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단순히 귀여운 느낌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독특하고 특이한 상품들까지 선보이며 영감을 받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준비되어 있다. 기존의 대형서점 못지않게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책을 보는 공간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들과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 식사와 문화생활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책이 말을 거는 이곳 ‘디스트릭트C’에서 앉아서 쉬거나 책을 보며 친구나 연인 혹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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