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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는 한 겹의 차이…편견을 깬 작품들
강유정·주민언 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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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2  10: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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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길 위에는 노란 블록이, 엘리베이터 버튼에는 점자가 마련돼 있다.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의식하며 생활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마주치더라도 가볍게 무시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인식해야 한다. 서로를 올바르게 인식할 때 비로소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장애 관련 작품을 통해 곁에 있던 이들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

 

   
 

〈영화〉 야구를 통해 청각장애의 아픔을 날리다…글러브
  상남은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였지만 음주폭행에 야구배트까지 휘두르는 사고를 친 후 퇴물 취급을 받게 된다. 결국 징계를 받게 된 상남은 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부 코치를 맡게 된다. 장애의 벽에 부딪혀 만년 꼴찌였던 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부는 오로지 전국대회 1승만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야구부의 유일한 투수가 떠나면서 야구부와 상남은 의욕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남은 우연히 명재가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야구부를 일으키기 위해 명재를 설득한다. 명재는 한때 투수 천재로 불렸으나 사고로 후천적인 장애를 얻어 야구에 대한 아픔이 더욱 컸다. 하지만 아픔만큼 야구를 하려는 의지도 컸던 그는 청각장애 야구부에 합류하게 됐다.
  선수가 갖춰진 야구부는 군산상고를 상대로 시합을 펼쳤다. 하지만 군산상고는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경기를 봐준다. 상대 팀의 태도에 화난 상남은 “불쌍하게 보면 우리가 힘이 빠진다. 지는 건 상관없는데 일어설 힘마저 뺏으면 안 되잖아!”라며 분노한다. 그 결과 군산상고는 경기에 제대로 임했고 성심학교 야구부는 32대 0으로 참패했다. 그 날 이후 야구부 선수들은 더 열심히 훈련에 임하게 되고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가지게 된다.
  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부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협동과 희생을 알지 못했다. 자신의 몸을 챙기기도 힘든 현실 속에서 협동을 알기는 벅찼다. 그런 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협동을 배우고 희생의 기쁨을 깨닫게 됐다. 선수들은 스스로 장애의 서러움을 딛고 일어나 자신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영화〉 함께하면 장애도 제약이 되지 않는다…나의 특별한 형제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동구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는 형 세하와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췄지만 형 세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동생 동구. 이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특별한 형제다.
  어느 날 형제의 보금자리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신부님이 돌아가셨다. 정부로부터 모든 지원금이 끊기게 되고 각각 다른 장애를 가진 동구와 세하는 헤어질 위기에 처하고 만다. 그 때 한 남자가 세하에게 봉사시간을 부탁하게 되면서 세하는 동구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봉사시간을 주는 일을 하게 돼 위기가 지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지체 장애인이었던 세하와 지적 장애인이었던 동구는 또 다시 각각 다른 복지원으로 갈 위기에 처한다.
  수영장에서 동구의 수영실력에 열광하는 관객을 본 세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곧장 구청 수영장 알바생이자 취준생 미현을 동구의 수영코치로 영입한다. 미현의 도움으로 동구의 수영실력은 빠르게 늘고 마침내 수영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일과 인물의 등장으로 계속 새로운 위기를 겪게 되지만 둘은 서로의 몸과 머리가 되어 위기를 극복해간다. 동구와 세하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연대를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지만 함께 할 때는 천하무적이 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연극〉 가족의 힘으로 장애의 편견을 극복하다…앙상블

  30대 청년 이자벨라는 아이 때 지능에서 지적 성장이 멈춘 아들 미켈레와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그러던 어느 날, 10년 전 갑작스럽게 집을 떠난 딸이자 미켈레의 여동생 산드라가 집으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집에 온 산드라는 이자벨라에게 다짜고짜 결혼 소식을 전하며 미켈레를 두고 결혼식에 혼자 오라고 말한다.
  10년 만의 재회로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그 말로 인해 두 모녀의 잠재돼있던 갈등이 시작된다. 산드라는 미켈레를 시설로 보내는 게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라고 설득한다. 하지만 이자벨라는 미켈레가 아픈 것이 아니라며 자신의 곁에 두고 미켈레의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갈등이 계속되면서 등장인물들은 서로 알지 못했던 각자의 아픔을 알게 된다. 연극이 진행됨에 따라 이 가족이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낼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연극의 막바지에 미켈레는 “내가 멍청해서 산드라와 아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 거야”라고 말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았지만 모든 걸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미켈레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함께 아파했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표현하고 아파하는 방법이 달라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도 아프고 상처받는다는 것, 또한 우리들의 시선과 편견이 장애인들을 비정상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들은 그런 시선과 편견에 누구보다 아파한다. 편견을 극복하는 것에서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앙상블이 시작될 것이다.

 

   
 

〈책〉 우리 시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다…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길에서 장애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봐야할지 어색한 행동을 한 적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전직 기자이자 장애 아이의 엄마가 직접 겪은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작가는 고개 숙인 장애 아이 엄마로 몇 년을 살았다. 그 시간 동안 아이를 쳐다보는 차가운 시선들이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고 한다.
  작가는 문득 멀지 않은 미래에 아들을 비롯한 발달장애인들이 ‘동네 바보형’이라고 불리며 평생 이방인으로 살까 걱정돼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장애인을 낯선 존재가 아니라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장애인이 친구이자 동료, 이웃집 사람으로 세상에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가는 일반학교를 다녔던 아들 동환이를 위해 일일이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는 동환이의 입장에서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말과 행동들을 친구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달했다.
  여러 방송을 보면 인지 문제가 있는 발달장애인을 바보 취급하며 웃긴 존재로 묘사한다. 흰색 콧물을 그려 넣고 어눌한 발음으로 웃음을 유도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를 강력하게 중단해달라고 요청한다. 재미로 한 행동들과 분장이 작가에게는 아들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웃었던 시간 동안 작가는 끔직한 일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장애인의 뜻을 ‘장(長), 애(愛), 인(人). 오랫동안 길게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다가가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책〉 침묵의 언어를 대변하며 사회적 편견 불식하다…데프 보이스

  경찰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아라이는 퇴사 후 수화 통역사로 이직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 형이 모두 농인(청각장애 등으로 인해 말하지 못하는 언어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통칭하는 말)이었기 때문에 농인들만이 할 수 있는 미세한 표현까지도 가능했고 입소문과 유명인의 추천으로 곧 자리를 잡았다. 사실 아라이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가족을 비롯한 농인 사회에서 이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점차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수화 통역사가 되면서 오랜 시간 외면해 왔던 농인 사회와 다시 마주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직장의 형사 이즈모리가 아라이를 찾아와 17년 전 살인 사건의 범인인 몬나 데쓰로에 대해 물었다. 아라이는 17년 전 경찰서 사무직으로 근무할 당시 농아시설 ‘해마의 집’ 이사장 살해 용의자인 농인의 취조 과정에서 통역을 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죽은 전대 이사장의 아들이 살해당하게 되면서 다시 그 범인이 주목받게 됐다.
  이 책은 살인 사건과 수수께끼, 반전이 담겨 있는 동시에 농인과 청인의 문화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정체성의 위기와 화해를 담았다. 특히 주인공인 아라이는 수화와 음성언어를 둘 다 유창하게 하고 농인과 청인의 문화를 동시에 이해하는 인물이다. 농인들을 위해 통역을 하게 되지만 ‘언어적 소수자’로 묘사되는 농인들이 던지는 ‘너는 우리 편인가, 아님 적인가’라는 질문에 부딪혀 좌절을 겪는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한없이 가까운 주변인으로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해 나가고 목소리를 전달한다. 아라이가 그들만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장애와 비장애가 한 겹의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국립한글박물관

  서울 용산구의 국립한글박물관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계승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4년 10월 9일 한글날에 문을 열었다. 한글박물관인 만큼 한글 모음의 제자 원리인 천지인을 형상화해 건축했다. 한국인들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보여주며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한글박물관에서는 3부로 이뤄진 ‘한글이 걸어 온 길’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 제1부는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로 한글이 만들어진 배경과 한글이 가진 독창성, 과학적 원리를 설명한다. 제2부 ‘쉽게 익혀서 편히 쓰니’에서는 한글이 가져온 변화를 보여준다. 배우고 쓰기 쉬운 한글이 일상적인 문자로 자리 잡게 되면서 다방면에서 한글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제3부는 ‘세상에 널리 퍼져 나아가니’로 한글을 읽고, 쓰고, 보고, 느끼며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다시금 한글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한글박물관은 상시 전시 외에도 한글과 세계 문자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기획해 전시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시로는 제3회 한글실험프로젝트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화’와 ‘한글 타자기 전성시대’, ‘한글의 큰 스승’이 있다.
  제3회 한글실험프로젝트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화’는 디자인적 관점에서 한글을 재해석해 한글의 가치를 조명하는 프로젝트다. ‘한글 타자기 전성시대’에서는 한글이 손 글씨에서 기계 글씨로 변화한 1970~80년대를 조명해 우리를 디지털 시대로 안내한 한글 타자기의 열풍을 소개한다. ‘한글의 큰 스승’에서는 세종대왕뿐만 아니라 한글을 지키고 보급에 이바지한 한글 발전의 숨은 조력자를 소개한다.
  또한 교육·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한글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연도 진행한다. 10월 8일에는 세계 속의 한글을, 12월 5일에는 수어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그 밖에도 국립한글박물관에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한글놀이터, 한글배움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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