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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름칙한 기부는 이제 그만… 즐겁게 나눔 실천하는 ‘퍼네이션’ 확산
하남준·김나연 기자, 박지현 수습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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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0  21: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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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인터넷 심지어 SNS에서까지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광고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선의의 기부금을 악용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 기부를 망설이게 만든다. 이런 상황으로 이끈 부정적 사례들과 미국과 한국에서 적용 중인 극복 전략, 색다른 기부 ‘퍼네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영국자선지원재단>
   
<출처:기부문화연구소>

신뢰 저버리는 기부 단체들의 부정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10년 100도 달성에 실패했다. 2010년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터진 해이다. 온도탑을 재활용했으면서 매년 온도탑을 새로 제작했다고 회계장부에 기록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단란주점, 노래방, 스키장 등 업무와 관련 없는 비용을 지출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을 받은 사업자들이 지원받은 사업비를 몰래 빼돌리거나 엉뚱한 곳에 사용한 경우도 드러났다. 그 금액이 3억 원이 넘는다.
  사단법인 새희망씨앗도 빼놓을 수 없는 사례다. 서울시 추천을 받아 지정기부금단체가 된 사단법인이다.
  그런데 새희망씨앗이 2014년 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결손 아동을 위한 후원금 약 127억 원 대부분을 사적인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났다.
  신뢰를 깨는 사례는 더 있다. 2019년 동물보호단체 가온은 후원금 9800여만 원 가운데 970만 원 정도만 동물보호에 사용했다. 다른 동물보호단체의 사진을 가져다 동물보호에 사용한 양 꾸미고 후원금을 사적인 용도로 썼다.
  이처럼 좋은 취지로 낸 후원금을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부 포비아’(기부+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기부 포비아란 기부에 대해 불신과 거부감을 가져 기부를 꺼리는 것을 의미한다. OECD 국민 기부 참여율과 기부문화연구소의 자료를 통해 한국의 기부 참여율과 신뢰 모두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부 참여율 높이려면 신뢰는 필수
  기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미국 가이드스타는 미 국세청 자료에 등록된 기관 및 재무정보를 활용한다. 비영리단체가 스스로 추가할 수 있는 프로필 업데이트 프로그램과 차팅임팩트, 커먼리절트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필 업데이트 프로그램은 비영리단체가 스스로 프로필 업데이트를 해 기부자들에게 투명성을 증명한다. 미국 가이드스타는 정보공개 범위에 따라 투명성을 평가해 비영리단체에 등급을 정해준다. 브론즈·실버·골드·플래티넘 순서로 인증 등급이 높아지는 시스템이다. 프로그램에 비영리단체의 계획·경영진과 이사진 정보·기본 프로그램 정보 등을 업데이트하면 브론즈 인증을 받는다. 재무 정보를 제공하면 실버 인증, 골드는 기관의 목표나 비전 같은 질적 정보를 제공하면 달성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인 플래티넘은 각각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성과 정보를 제공할 때 받을 수 있다.
  차팅임팩트는 성과측정 지표 프로그램으로 5가지 질문을 이용해 비영리법인의 비전과 목표를 기부자들에게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질문은 총 5개로 기관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 실현하기 위한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의 능력과 더불어 사업의 성과 측정 방식, 기관이 이룬 성과와 아직 달성하지 못한 성과를 묻는다.
  커먼리절트는 간단히 정의하면 활동 분야별 성과 측정 지표이다. 분야는 일반, 동물, 예술 문화, 경제발전, 교육, 환경, 건강, 휴먼서비스, 자선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700여 개의 세부 측정 문항이 있다. 이를 통해 분야별로 수치화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커먼리절트는 차팅임팩트와 같은 성과측정 프로그램이지만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비영리단체만 이용할 수 있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가이드스타는 비영리단체의 사업유형과 재정규모, 기부금 사용현황을 알리는 정량 정보를 제공했다. 현재는 정성 자료(언론모니터링 자료)와 사회적 임팩트 측정까지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임팩트 측정은 비영리단체의 자가진단 시스템으로 관심 있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기부 의사 결정을 도울 목적으로 제작됐다. 기부자들은 조직가치변화성과와 사회변화성과, 인적자원성과 3개의 영역 지표를 통해 원하는 단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의 헌혈증이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니 뿌듯”

   
박태일(방사선4) 학우

가천대 메디컬캠퍼스는 2017년부터 매년 가천대 길병원에 헌혈증을 기부해 왔다. 올해도 헌혈증 164장을 전달했다. 작년에 27장, 올해 15장을 기부해 최다 헌혈증 기부자로 선정된 박태일(방사선4) 학우를 만나봤다.

헌혈증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병원 실습과 암예방 서포터즈를 하며 경제 환경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 그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헌혈증을 모으기 시작했다. 내가 한 작은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다보니 헌혈증을 많이 모을 수 있었다.
헌혈증이 어디에 쓰이는지
  헌혈증을 병원에 제출하면 본인이나 지인은 1장당 수혈 받은 혈액범위 내에서 1단위의 혈액대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고, 그 외에 개인 간 양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가천대 길병원에 기부했기에 길병원에서 환경이 어려운 암 환자에게 쓰이는 걸로 알고 있다. 기부한 헌혈증이 작게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

기부 포비아에 대한 생각은
  여러 기부단체의 기부금 횡령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기부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기부는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부는 단지 돈을 기부하는 형태만 있지 않다. 재능 기부 등 돈 이외의 기부도 많다. 기부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작은 마음 하나라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두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퍼네이션으로 기부 포비아 극복
  퍼네이션은 재미를 뜻하는 ‘Fun’과 기부를 뜻하는 ‘Dona tion’의 합성어로, 기존에 금전적인 지원만을 하던 기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행위로 기부에 즐거움을 불어넣고 있다. 퍼네이션은 기부를 ‘얼마나’ 하는지보다 ‘어떻게’ 하는지에 초점을 둔다. 이런 특징 덕분에 사람들은 기부에 대한 부담을 덜고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퍼네이션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고통을 잠시 동안 체험하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을 SNS에 게시하고 3명의 사람을 지목하는 캠페인이다. 지목받은 사람은 똑같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기부를 해야 한다. 많은 유명인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대중들이 퍼네이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양한 퍼네이션 사례
 

   
 

기부도 어플리케이션으로

  최근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퍼네이션을 접할 수 있다. ‘빅워크’는 GPS로 걸은 거리를 측정해 걷는 만큼 기부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10m를 걸을 때마다 1눈(noon)씩 적립된다. 눈(noon)은 빅워크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로 걸음모음통에 모아 기부할 수 있다. 게다가 빅워크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21회의 ‘걷기 페스티벌’을 개최해 건강과 기부를 모두 실현하고 있다.    
  또한 ‘쌀팡’은 2017년 농협 미래농업지원센터의 창업 보육 업체인 벅스박스가 쌀 재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모은 포인트로 친환경 쌀에 응모해 실제 쌀을 배달 받는다. 또한 한 게임 당 쌀 한 톨씩 ‘해피쌀 나눔 코너’에 모이고 이를 기부할 수 있다.

   
 

  취미활동과 기부를 동시에

  ‘산타런’은 마라톤 참가비를 기부하는 행사다. 2017년 첫 행사 때는 800여 명의 참가자가 산타복을 입고 4km 코스를 달리며 공연과 게임 프로그램·마켓 등 다양한 활동을 즐겼다. 참가비 수익 전액은 병원비가 필요한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와 청년 예술가들에게 기부됐다. 올해는 12월 7일, 일산 킨텍스와 호수공원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진 소아암 어린이에게 손바느질로 직접 만든 마스크를 선물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원단과 바늘, 실 등이 든 키트를 구매해 직접 완성하고 마스크를 재단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소비만 해도 기부가 된다

  ‘빅이슈코리아’는 노숙자·소외계층·불우이웃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잡지사다. 잡지 한 권당 5000원에 판매되며, 그중 절반은 판매원에게 돌아간다. 또한 6개월 이상 근무한 판매원에게는 임대주택 입주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파이어마커스’는 ‘소방의 흔적’이라는 뜻으로 소방관의 수고와 헌신을 기리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소방 패션 브랜드이다. 소방관과 관련된 문구를 넣어 제품을 생산하고 가방 2개가 팔릴 때마다 소방 장갑 한 켤레가 소방관에게 기부된다. 이외에도 폐소방호스를 재활용해 가방을 제작하고 수익금 일부를 베스티안 재단과 사회취약계층에게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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