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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정의 vs 위법 줄타기
김채영 기자, 송솔잎 수습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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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8  22: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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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악성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논란의 중심이 된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바로 디지털 교도소다. 디지털 교도소는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한 신상을 공개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졌으나 과도한 공개로 문제가 됐다. 정의구현과 사적 응징의 경계선에 있는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살펴보자.
 

강력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논란의 중심 급부상
  디지털 교도소는 국내 성범죄·아동학대 등 강력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수집해 공개하는 익명 웹사이트다. 운영진에 따르면 신상정보 기준은 경찰의 신상공개 여부와 관련 없이 피해자의 고통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크게 성범죄자(디지털·소아성애·지인능욕)·아동학대 가해자·살인자 등 3개로 범죄자 목록을 구성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잘못이 명확히 있음에도 약하게 처벌하는 일명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판사들의 신상도 공개하고 있다. 신상공개 기간은 30년이며 근황은 계속해서 갱신된다. 또한 신상을 공개한 피의자들의 재판 일정 또한 명시하고 있다. ‘수배 게시판’에서는 다른 사건 피의자들의 사진을 메일이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제보 받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 관련 공지는 텔레그램을 통해 올리고 있다. 운영자는 해당 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의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껴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며 사이트를 개설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일 기준 사이트에는 총 90명의 신상이 공개됐었다. 가장 많은 것은 성범죄 관련 정보로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가해자 ‘갓갓’ 문형욱, 공범 안승진의 신상정보도 공개됐었다.
  디지털 교도소에 잘못 공개된 신상으로 고통을 호소한 사례도 있다. 지난 6월 디지털 교도소는 채정호 가톨릭대 교수를 성착취 동영상을 구매하려 했다며 성착취자로 지목해 신상을 공개했다.  수사 결과 경찰은 삭제된 데이터를 포함해 디지털 교도소에 게재된 것 같은 대화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은 사이트 공지를 통해 부실한 검증에 사과했다.

 

1기 운영진 베트남서 검거했으나 2기 운영진 나타나··· 방통위 “접속 차단”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진은 지난 5월 인스타그램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피의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던 '@nbunbang'을 운영하다가 6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수사를 맡은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진을 특정하고 인터폴에 공조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려 1기 운영진 1명을  지난 22일 베트남에서 검거했다.
  수배령으로 잠시 운영 중단됐던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11일 2기 운영자가 나타나 다시 운영되고 있다. 2기 운영자는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웹사이트”라며 “디지털 교도소가 성범죄자들이 사회의 제재를 받도록 해왔다”고 사이트의 필요성을 옹호했다. 공지를 통해 증거부족 논란이 있었던 1기와 다르게 법원판결·언론 보도자료 등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만 신상공개를 하겠다는 운영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게시글 중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삭제했으며 보완 후 다시 게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가 디지털 교도소 접속차단을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통신소위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게재해 인격권을 침해하고 위법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들어 의견진술 없이 사이트 전체 차단으로 의결했다.

 

“사법부 제 역할 못해” “무고한 피해자 양산”
  디지털 교도소를 옹호하는 측은 디지털 교도소의 등장 배경에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있었기에 개인이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수년간 성범죄 관련 양형 기준에 대해 비판해왔지만 제대로 개선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미성년자 유인행위·지인능욕 성범죄와 같이 명백히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만 법적 처벌을 받기는 어려운 행위의 추후 범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법무부가 발표한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8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성범죄 관련 재판 7만 4,956건 중 징역형을 받은 사건은 26.1%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사법기관이 인권 보호라는 미명 하에 범죄에 대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에서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가 사이다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반대로 디지털 교도소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사법기관이 아닌 개인이 누군가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밀양 성폭행 가해자로 몰린 유튜버처럼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 게다가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자의 정보 역시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운영진이 범행 증거라고 올린 대화 내용에 피해자의 이름·나이 등 개인 정보가 그대로 담겨있거나 가해자의 학교라며 올려놓고선 피해자와 같은 학교라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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