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착짱죽짱’이라는 줄임말이 새로운 신조어로 떠오르고 있다.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뿐이다’를 의미한다. 죽어야만 비로소 가치를 다할 수 있다는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이다. 말의 어원은 미국의 건국 과정에서 시작됐다. 셰리던 장군이 아메리카 대륙의 비옥한 땅과 풍부한 금을 차지하기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을 격리, 박해하고 멸종시켰다. 그 과정에서 한 원주민이 서투른 영어로 “나 토사위, 나 좋은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말하자 그는 “내가 아는 좋은 인디언은 모두 죽은 인디언이다”고 말한다. 이처럼 한 집단을 모욕하는 말을 유머로 소비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벙어리장갑’의 어원에 대해 여러 추측들이 있다. 그 중에는 언어 장애인을 빗대어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벙어리’는 사전적 의미로 음성 언어를 소리 낼 수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표현이다. 과거 사람들은 언어 장애인은 성대와 혀가 붙어있어 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이 결국 네 손가락이 붙어있는 장갑을 ‘벙어리장갑’이라고 일컫는 실수를 양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모아장갑’으로 대체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처녀작’은 처음으로 만든 작품을 이르는 말이다. 장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창작자들 사이에서 흔히 쓰인다. 그 외에도 처녀비행, 처녀우승, 처녀항해 등 ‘첫’이라는 관형사를 대신해 ‘처녀’를 합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반대로 총각작, 총각비행이라는 말은 없다는 점에서 처녀작이라는 말이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조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어는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의 가치판단을 반영한다.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사회적 흐름에 맞춰 ‘처녀작’이라는 단어는 사라져야 한다.

  ‘불우이웃’은 흔히 일상에서도 자주 쓰이고 봉사 단체나 자원봉사자들도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처지가 어렵고 딱하다고 해서 반드시 불우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불우이웃이라는 단어는 무의식중에 그들을 마땅히 불행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해 더 작고 움츠러들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기부금으로 값비싼 음식을 먹었다며 세간의 비난을 받는 사건들이 계속 생겨난다. 이처럼 사람들이 흔히 쓰는 단어 속에는 낙인의 의미가 내재된 경우가 많다. 단어가 가진 의미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