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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앞지른 한국, 그 위업과 위험이길여 총장 특별 기고
김동환·김서현 기자  |  press@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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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2.02  12: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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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력조사에서 프랑스 일본을 능가 6위
영토 인구 군대 아닌 플랫폼 시대 덕분
이스라엘의 10위 약진도 기술경쟁의 열매
노벨상 특허 등 일본 저력 무시 말아야
자만하지 말고 21세기 향해서 더 분발을

 

 

한국의 국력이 프랑스와 일본을 제쳤다!
  뉴스를 보다가, 눈을 의심했습니다. 세계의 파워 랭킹(Power Rankings)에서 한국 6위, 프랑스 7위, 일본 8위! 그것도 타임, 뉴스위크와 함께 3대 시사주간지로 꼽히는 ‘US뉴스&월드리포트’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과 손잡고 매긴 랭킹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8위에서 2계단 올랐습니다. 1위는 미국이고, 중국,러시아,독일,영국이 2~5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프랑스 일본을 앞지르다니, 참으로 감개무량입니다.
  한국이 미 중 러 독 영 5대 강국 다음 순서라니. 믿기지 않는 위업이 아닙니까. 그런데 문득 씁쓸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1930년대 후반 일본의 강점기, 저는 초등학교 학생이었습니다. 우리는 나라를 잃은 죄로, 우리말조차 써서는 안 되었고, 적어도 학교에서는 반드시 일본말을 써야 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제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다가 무심결에 우리말이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순간, 선생님이 달려와 내 뺨을 후려갈겼습니다.
  나에겐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체벌이었습니다. 나를 때린 분은 일본인 교사도 아닌, 한국인 교사였습니다. 그분도 식민지 공무원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나라를 잃는 망국은, 그처럼 서러운 비극입니다. 내가 ‘애국(愛國)’을 강조하는 데는 그런 한스러운 연유도 있습니다.
그처럼 마음의 상처를 남긴 식민지 시대였습니다.
  일본은 나에게 평생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절벽 같은 존재였습니다. 불과 10년 전 까지만 해도, 국토 면적, 인구와 경제력 공업기술력에서 우리나라를 큰 차이로 압도했습니다. 1970년대 도쿄에서 유학했던 나는 사무칠 정도로 큰 격차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일본을 능가하는 순간이 오다니요!
  콧등이 시큰해 오는 감격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감상에 젖을 일만은 아닙니다.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면, 우리의 피나는 노력도 있지만, 이러한 한일 역전에는 시대와 조류의 변화가 깔려있습니다. 국가 간의 경쟁이 과거처럼 영토와 해양, 인구 그리고 공업화 제조업 군사력이던 시절이라면 이런 역전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제 시대가 변해서, 하드웨어와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구호는 빛이 바랬습니다.
  이제는 버추얼(가상)영토에서 4차 산업혁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잡을 수 없는 ‘소프트 파워’가 국력을 좌우합니다. 이스라엘이 손톱만한 국토와 인구로도 10위에 오른 것도 그 때문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웹기반의 ICT(정보 통신)기술로 국력을 겨루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분명 4차 산업혁명은 부국강병 대신, ‘소프트 파워’입니다.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이제부터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자만은 금물입니다. 잠시라도 한눈팔면, 그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일본을 제쳤다고 우쭐대면서 그들의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은 노벨상을 29개(과학 분야 25개)나 받은 기술 과학대국이고, 세계 최고 시장점유를 가진 특허 기업도 400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고작 노벨평화상 1개이고, 시장점유 1위 기업도 극소수인 것을 자성해야 합니다.
  유럽대륙의 오랜 맹주였던 프랑스라고 얕볼 수 없습니다.
  한 세기 전 만해도 아프리카에 최대의 식민지를 거느렸던 대국 아닙니까? 따라서, 오늘의 국력 세계 6위는 그야말로 한순간의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세계 6위를 위해 쏟은 피땀을 가치를 되새기며, 그 위업을 디딤돌 삼되, 추락의 위험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약진도 전락(轉落)도 한순간인 것이, 4차 산업혁명기, 21세기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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