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패기로 가득찬 대학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는 대학생들의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일까?   바로 돌파구 없는 취업난이다.   사회에 만연한 일자리 고갈은 청년실업이라는 부담스런 풍조를 만들어 냈을 정도이다.  특히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책임감은 무거운 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졸업 전에 미리 취업의 벽을 넘은 학우들이 있다.

4학년 조기 취업생들이다. 우수인재를 조기 확보하는 기업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고, 조기 취업생은 소모적인 취업 전쟁을 빨리 끝내고 직장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조기 취업생의 대부분은 취업난을 뚫었다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전에 ‘학생’으로서의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갖은 노력 끝에 얻은 기회, 그러나...

졸업을 앞둔 4학년 김 아무개 학우는 지난 3년간 출석과 학점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대한 불안감은 감출 수 없었다.  학기 중에는 수업을 열심히 듣고, 방학 중에는 ‘대학생 사교육 열풍’ 속에 뒤섞여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렸다. 그런 김 학우에게 고생 끝에 낙이 왔다.  아르바이트 겸 직업체험을 위해 다녔던 기업에서 김 학우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사 정식채용을 한 것이다.

김 학우는 처음으로 갖게 된 직장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쌓은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미처 채우지 못한 남은 학기 동안의 수업이 문제였다.  해당 수업마다 교수님께 취업증명서를 제출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결석에 대한 피해와 책임은 오로지 김 학우의 몫으로 남았다.  ‘학부생’과 ‘직장인’이라는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김 학우는 어렵게 잡은 취업의 기회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기업에서 평생을 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졸업 이후에 또 다른 직장으로의 재취업을 원할 때 필요한 것은 학점이다.  김 학우는 자신과 같은 조기 취업생 원만한 학점관리 및 학교생활을 위한 대책이 생겨나길 바라고 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기업이 평생직장이 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하려면 좋은 학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 학우는 자신과 같은 조기 취업생을 위한 원만한 학점관리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조기 취업생을 위한 이상적인 제도는 없는 것인가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이 심각해질수록 사회와 학교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교육정책을 수립한다. 특히 학생의 진로와 취업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있는 학교는 학생들의 조기 취업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 조기 취업생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은 우리학교를 비롯한 타 대학교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렵게 얻은 직장과 평생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학점의 갈래에서 방황하는 학우들을 위해 학교 당국이 마련해 줄 수 있는 이상적인 제도는 없는 것일까?

학점부여권은 전적으로 교수님께

이에 대해 학사관리팀 이길우 팀장은 “학생들의 학점관리는 각 수업의 교수 혹은 강사의 재량이기 때문에 학점부여에 관한 학칙을 정해둔다는 것은 많은 반발을 부를 수 있다”며 “학점부여에 관한 학칙재정은 모든 교수님들이 동의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의 수업에 대한 성실성과 실력에 객관적인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교수의 책임이기 전에 권리이므로 교수들의 재량적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생과 교수 간의 신뢰가 중요

취업지원실의 이창행 팀장은 “취업증명서는 확실한 정보를 나타내는 주민등록증과 달리 조작 및 악용이 가능하다”며 “취업증명서만 믿고 학칙을 적용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팀장은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학생과 교수 간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점수를 주는 교수와 점수를 받는 학생간의 신뢰의 문제이며 학생의 수업에 대한 성실한 태도와 취업에 대한 열정이 교수에게 전달되어야 비제도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와 교수들은 레포트나 토익 혹은 업무성과를 학점으로 인정함으로써 학생들의 좁은 취업 시장에 대한 도전을 존중해야할 것이다. 취업은 학생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학교의 발전을 모색하는 중요한 문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대학생 스스로가 조기 취업 공부에 올인 하기도 하는 이유이다.  이를 보는 사회와 학교라는 선(先)세대들은 대학생이 처한 현재의 위기에 대해 대책을 세워주어야 하지 않을까? 

대학생이 사회를 향해 마음껏 도전할 수 있게 해 주려면 취업난이라는 무거운 굴레를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조기 취업생의 문제를 비롯한 학생들의 취업문제에 관한 학생과 교수, 학교의 더 많은 대화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