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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지우는 디지털 저장강박증··· 비우는 연습 필요
김진형·남준혁 기자  |  press@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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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03  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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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네이버

핸드폰, 외장하드 등의 기기에 사진, 자료, 문서 등을 모두 쌓아두는 것을 디지털 저장강박증이라고 한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증이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된 디지털 저장강박증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 삭제하면 추억 사라진다는 생각… 당신도 디지털 저장강박증?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물건을 모으고, 모으지 못하면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질환을 저장강박증이라고 한다. 디지털 저장강박증은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저장해 두는 강박 증상을 뜻한다. 디지털 저장강박증이라는 용어는 공식적인 진단명이 아니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최근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질환이다. 
  디지털 저장강박증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정서적인 요인이다. 유소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저장강박증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디지털 데이터가 지워질 때 자신의 일부 또는 추억 등의 가치가 지워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언젠가 해당 데이터를 사용하게 될지도 몰라서 지우지 못하고 쌓아 둔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기술적인 요인이다. 기술 발달로 하드웨어 용량이 급격히 커지고,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증가한 탓이다. 클라우드시스템으로 인해 데이터를 지우기보다는  새로운 데이터를 쌓아가는 이용자가 많아진 것이다.

 

디지털 저장강박증, 일상생활도 힘들게 해 

  디지털 저장강박증은 일반 저장강박증과는 달리 현실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디지털 공간에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보니 그 심각도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저장강박증은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타인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등 일상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저장강박증이 있는 사람은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실제로 가치가 없는 업무 문서 등을 빠르게 분류하고 삭제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탓에 업무가 지연되고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과거 연인과의 사진 등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지우지 않고 뒀다가 지금의 연인과 갈등을 빚는 등 대인관계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디지털 저장강박증은 저장강박증의 일종이므로 디지털 저장강박증이 있는 사람은 저장강박증 증세도 보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저장강박증에 비해 디지털 저장강박증을 겪는 환자는 그 증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저장강박증 환자는 특정 장소에 물건을 끊임없이 쌓아둬 집 구성원과 옆집 등 주변 사람에까지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저장강박증 환자는 저장하는 데 눈에 보이는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그 피해가 눈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진단 체계 아직 미약…다양한 방법으로 극복 필요

  디지털 저장강박증에 대한 의학적인 진단 체계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외국에서 만든 디지털 저장강박증 설문지 등을 통해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를 삭제할 때 느끼는 정서적인 어려움 및 스트레스, 불안 증상을 겪는 정도가 크다면 대체로 디지털 저장강박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저장강박증이 있는 사람은 용량이 꽉 차 데이터를 지워야 하는 순간에도 데이터를 지우지 못한다. 이 경우 디지털 저장강박증을 의심해야 한다. 
  디지털 저장강박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제시돼 있다. 우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파일을 삭제해 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또 영상은 가장 잘 나온 것만 보관하고 바로바로 삭제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다. 전부 삭제하는 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지금 당장 몇 개라도 쓰지 않는 파일을 삭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지우는 것이 불안하다면 ‘나는 중요한 것을 삭제한 게 아니라 내게 불필요한 것을 삭제했다’를 되뇌며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처럼 더 이상 가치없는 파일을 과감히 삭제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극복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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