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대다수의 학우들은 적극적으로 자기개발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그 계획이 스스로 자기개발을 하기보단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에 의지하는 경향이 높다. 특히, 요즘 같은 방학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학교생활에 구애받지 않는 만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지만 이런 현상이 만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교육 분야는 영어학원을 비롯해 공무원, 방송, 승무원 학원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요즘은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영어강독 일 주일 과외, 20만 원’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대기업 직무적성검사의 모의테스트를 제공하거나 면접에 도움을 주는 ‘대기업 취업 족집게 과외’도 성행하고 있다. 그 중 영어는 대학생에게 기본적인 것으로 꼽힌다. 몇몇 대학에서는 졸업 조건으로 공인영어시험성적을 요구하고  있어 대학생들은 더욱더 영어에 매달리는 실정이다. 때문에 학우들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강남과 종로의 유명 영어학원에 몰려 경쟁한다. 대학생들이 주로 듣는 강의는 토익과 토플, 토익은 한 달 기준 10~15만원, 토플은 50~~60만원 정도다. 영어회화의 경우 학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비싼 곳은 200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학원의 수강료가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제발로 학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2% 부족한 학교수업

 대학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공부하기 때문에 중, 고등학교와 달리 학문의 중요성이 더 크지만 학우들은 대학에서의 학문의 중요성을 잊는 경우가 많다.

실제 대학교의 커리큘럼을 보면 영어회화, 작문, 독해 등 영어관련 강좌가 초급에서부터 고급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고 한자나 컴퓨터 관련 수업도 상당수 있다. 이렇게 수업강좌로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은 왜 사교육을 찾는 걸까?

안혜림(건축2) 학우는 “학교 수업은 학점을 따기 위해 듣는 경향이 있다”며 “시험기간에만 ‘반짝’공부를 하기 때문에 학교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영어듣기 위주로 학원에 다닌다는 안 학우는 “학업에서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부분이나 부족한 점을 학원에서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남들도 다니니까

안동환(인터넷미디어2) 학우는 “남들이 다 학원에 다니니까 다니지 않으면 뒤쳐질 것 같아 불안해 학원에 다닌다”며 “학원에 다님으로써 정보공유 및 긴장감 유지가 되는 것이 학원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을 위해선 회화, 인턴쉽 및 자격증을 얻어야 하는데 해야 할 것은 많고 혼자 하긴 막막하다”며 홀로 공부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말했다.

이렇듯 많은 학우들은 불안감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비싼 사교육을 택한다. 이런 선택들은 그들을 일시적으로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구체적 목표설정을 세워 혼자 공부를 할 때 불안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대다수의 학우들은 사교육이 교육에 대한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교육이 자기발전의 계기가 되는 것은 소수다. 사교육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 그 고민들을 덜어내기 위해선 자신만의 노력도 필요한 것이다.

험난한 배움의 길에서 저 학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좋겠지만 시간과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학원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필요한 부분은 학원 강의를 통해 채우더라도 가능하면 학교수업이나 스터디 모임 등을 이용한다면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취업위한 사교육

취업포탈사이트 잡코리아에서 4년제 대학 2~4학년 1천7백여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 사교육 현황과 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55%가 ‘취업을 위한 사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학우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는 궁극적 이유가 취업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다수의 학우들은 취업을 목적으로 대학교육의 길을 걷고 있으며 더 나은 취업을 위해 높은 토익점수와 고급회화, 자격증 등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이런 요소들은 취업을 하는데 변별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남들보다 높은 점수와 자격 등은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하나의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높은 토익점수와 자격증소유가 취업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영어점수는 상향 평준화돼 변별력이 사라졌고, 기업들도 숫자뿐인 점수가 실무능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자각해 높은 영어점수 따기에 목을 메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높은 가치를 위해

학우들의 취업을 위한 실용적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여러 대학에서는 특성화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양대학교는 실무 중심의 맞춤식 교육을 시도하며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을 활성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부산대는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개인비용이 들지 않고 학교 내에서 온라인 강좌로 통한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한 ‘토익 공부 함께하실 분’ 등의 쪽지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취업으로 향하는 외로운 길을 함께 나가려는 ‘스터디그룹’도 활성화 되고 있다. 배우는 곳에 가르침이 있다는 말처럼 같은 분야를 함께 공부하며 답을 찾아가는 동안 값비싼 고액과외보다 더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부족한 전공과목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2달여의 긴 방학을 사교육에 빠져 돈과 시간을 드리기 보다는 스스로 공부하고 여러 경험을 쌓아 가치있는 방학을 보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기자돋보기> 사교육, ‘빈익빈 부익부’ 결과 초래  경제적 부담 줄이는 방안 찾는 것이 중요 고등학생 시절 대다수의 친구들은 학원과 과외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성공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그때 부모들은 과외비도 학원비도 아끼지 않고 투자했다. 목표하던 대학생이 된 지금도 여전히 취업을 위해 비싼 학원비를 투자한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왔지만 아직 취업이라는 관문이 남은 것이다. 매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듯 대학 등록금은 그 액수가 만만치 않다. 등록금조차 내기 빠듯한데 대다수의 학우들은 자기발전을 위해서, 혹은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에 빠져든다. 등록금 외 시험을 보거나 따로 교육을 받는 것이 취업 때문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하지만 시대가 흐를수록 취업난이 심해지고 그에 따른 대학생들의 사교육 부담이 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인지도 모른다. 학점은 물론 토익 점수, 영어회화, 각종 자격증 등이 취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으로 모든 것을 얻고 배워가는 세상이 마치 돈에 의해 개인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세상은 돈 있는 자들을 가르치고 결국엔 배움의 평등을 무너트리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점점 늘어만 가는 사교육을 막기 위해선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대학생 사교육 시장의 팽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학우들은 추세에 따라가기 보다는 현명한 판단으로 사교육열풍이 사그러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