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2007 성남 탄천 페스티벌’이 탄천둔치 일대와 성남아트센터, 남한산성, 중앙공원, 율동공원, 희망대공원 등 성남시 전역에서 열렸다.

탄천페스티벌은 10년 내 ‘국제공연예술축제 자리매김’을 목표로 성남시가 야심차게 계획한 문화축제다. 이번 축제는 국내 최고의 연출 및 출연진, 제작사들과 공동으로 약 1년여의 준비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축제관계자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분당 일대의 탄천둔치를 중심으로 펼쳐지던 무대를 성남시 전역으로 확대해 시민 참여프로그램 또한 많아졌다. 이처럼 탄천페스티벌은 성남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축제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피랍자를 위로하는 축제

하지만 개막 전 분당구에 위치한 ‘샘물교회’의 아프간 피랍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탄천페스티벌을 축소 운영하게 됐다. 성남시 45개동을 순회하며 곳곳을 축제의 거리로 만들려던 단체퍼레이드가 취소됐으며 불꽃놀이 또한 축소됐다. 그 대신 희생자를 애도하고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퍼포먼스가 개막식 행사 전 탄천 메인무대에서 진행됐다. 수만명의 성남시민들이 함께 아프간 피랍 희생자와 피랍자들을 위해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피랍 사태로 인해 우려가 많았던 ‘2007 성남탄천페스티벌’은 하루 평균 2만여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축제기간동안 시민들의 안내자 역할을 자청한 박세욱(남.19)군은 “성남시민이 함께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염원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성남시민으로서 성남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였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축제 프로그램

이번 축제에서는 지난해 토리노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였던 이탈리아의 고공 아트서커스 ‘댄싱스카이’ (8월 17일 분당구청 잔디광장)와 프랑스의 거리극 ‘M.O.B’(8월14~15일 탄천 수상무대)가 내한공연을 갖었다. 또한 성남의 설화를 소재로 한 희곡 공모 작품 ‘산 넘고 물 건너’(8월13~15일 앙상블시어터)가 가족음악극으로 만들어져 무대에 올려졌다. 이외에도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 등장한 줄인형 마리오네트의 대가 필립 후버의 ‘서스펜디드 애니메이션’ (8월18일 앙상블시어터)을 상영하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제공됐다.

14일 탄천 수상무대에서 열린 개막제에서는 피랍자들을 애도하는 퍼포먼스와 ‘김덕수 한울림 예술단’과 퓨전타악 여성5인조 그룹 ‘캣’이 신명나는 무대로 성남탄천페스티벌의 개막을 알렸다. 광복절인 15일은 축제기간 중 제일 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축제의 마지막날인 18일에는 화려한 불꽃축제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가족과 함께 소풍분위기를…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탄천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연관된 친환경 숯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전세계의 타악기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됐다. 그 밖에도 청소년참여프로그램인 청소년 댄싱보컬경연대회가 열렸으며 탄천의 생태 민물고기 전시와 기업참여 존,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까지 다양한 부대행사로 페스티벌 기간동안 시민들의 오감을 즐겁게 했다.

우리학교도 성남시향토음식을 전시하고 시식대를 마련해 우리학교의 이름을 성남시민들에게 알렸다. 탄천축제에서 만난 김명신(수학정보2) 학우는 “아기와 함께 구경하러 나왔는데 볼거리가 많아 즐겁다”며 “큰 축제에서 우리학교를 보니 반갑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탄천축제를 보러 온 위정미(여43)씨는 “이런 축제는 인생의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 며 “대학생들이 앉아서 공부하기보다 지역축제에 나와 함께 어울리며 학교홍보를 하는 것이 기특하다”고 말하며 대학생의 지역축제 참여를 높게 샀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던 윤금주(여33)씨는 “탄천축제로 인해 모처럼 가족들과 집에서 먹는 반찬을 싸와 소풍 분위기를 냈다”며 “모두가 함께 축제를 즐기니 저절로 흥이난다”고 말했다.

내년을 기대하다

성남시민들이 탄천과 어우러져 가족, 연인과 함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옛 재래시장처럼 푸근하며 어느 축제보다 흥이 났다.

김영태(성남문화재단 축제추진부) 관계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축제가 활기차고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내년에는 더 발전된 프로그램으로 준비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민 모두가 하나되었던 ‘2007 성남탄천패스티벌’은 모두가 즐거움의 도가리에 빠진 새로운 추억이었다. 앞으로 국내 공연예술축제로의 성공적 자리매김과 더불어 세계 대표적인 문화축제로 인정받는 성남탄천패스티벌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