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오페라 공연이 열린 성남 아트센터. 시원스런 분수의 물줄기와 독특한 조형물들은 성남 ‘아트’센터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페라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관객들은 저마다 성공적인 무대를 선보일 출연진들에게 안겨줄 꽃다발과 케이크를 들고 있었다. 오페라 공연 팸플릿을 한 장 한 장씩 넘기며 ‘코지 판 투떼’에 대해 미리 가늠해보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서가민(하남고1) 학생은 “처음 보는 오페라 공연이라 설렌다”며 “좋은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대 위를 위한 대기실

공연이 시작되기까지 1시간 남짓. 출연진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간 대기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다음 공연을 위해 분장을 준비하는 학우, 자신의 파트를 연습하는 학우, 서로 대화를 하며 긴장을 푸는 학우 등 가지각색이다.

여주인공 도라벨라 역을 맡은 김효주(성악2) 학우는 “처음 해 보는 오페라 분장이다”며 “분장을 마치고 거울을 본 순간 내가 아닌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합창단에서 테너를 맡은 전권수(성악2) 학우는 “대기실에서는 주로 서로 연기를 맞추며 다음 공연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보다 완벽하고 멋진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대기실에서 열심히 준비하는 학우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관객들은 각자 지정된 자리를 찾아 앉았다. 드디어 무대 조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명이 꺼지고 공연장 안은 어둠과 고요만이 가득했다. 무대 양 옆 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코지 판 투떼’의 전반적인 설명과 이탈리어 노래의 해석이 나와 공연을 보는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Bravo, Brava, Bravi!

본 공연에 앞서, 경원필하모니 오케스트라단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오버추어가 연주됐다. 어두운 천장에서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작고 수많은 조명들은 은하수를 연상시켜 마치 탁 트인 밤하늘 아래에서 연주회를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오버추어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오페라가 시작됐다. 중세시대를 세밀하게 재연한 출연진들의 복장과 작은 소품들로 인해 공연을 보는 내내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 했다.

공연장 안에 울려 퍼지는 우렁찬 출연진들의 노래와 극중 인물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연기력은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 충분했다. 남자 주인공들의 코믹한 동작과 하녀 ‘데스피나’와 철학자 ‘돈 알폰소’의 익살스러운 말투, 그리고 여자 주인공들의 바람기 가득한 연기는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오페라 공연에 재미를 더했다.

막이 끝날 때 마다 관객석에선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자 주인공들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남자 주인공과 함께 진실된 사랑을 약속하는 공연의 끝자락에는 출연진 모두 하나가 돼 웅장한 합창을 선사했다. 합창이 끝난 후 경원 콘서트 콰이어와 경원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지도교수와 출연진들이 관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인사를 할 때마다 관객들 모두 멋진 공연을 보여준 것에 갈채를 보내며 ‘Bravo’, ‘Brava’, ‘Bravi’를 외치는데 바빴다.

합창단에서 베이스를 맡은 조장훈(성악3) 학우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서로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좀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데스피나 역할을 맡은 이은경(성악2) 학우는 “생애 첫 오페라 공연이었던 만큼 무척이나 떨렸다”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정석(국문1) 학우는 “우리학교 성악과 학우들의 뛰어난 실력에 놀랐다”며 “다음 정기 오페라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첫날 오페라 공연 후 이길여 총장, 김영애(성악과) 교수, 백승우(음악대학) 학장 등이 모여 성공리에 끝마친 공연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축배를 들었다.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선율에 흠뻑 취한 멋진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