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푸르러지는 가을하늘아래 가을체전 ‘명랑운동회’가 열렸다. 이번 가을체전은 이름이 ‘명랑운동회’인 만큼 어린시절 즐겼던 운동회를 떠오르게하는 프로그램들이 가득했다. 가을체전이 열린 종합운동장에는 닭꼬치와 핫도그를 비롯한 맛있는 음식 냄새가 운동장 입구부터 가득했고, 추억의 제비뽑기도 있었다. 뿐만아니라 ‘수정노인복지회관’에서 악세사리와 인형, 옷등을 파는 소규모의 바자회가 함께해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바자회를 진행한 김지애(수정노인복지회관) 사회복지사는 “기금 모금과 복지관 내 행사 홍보겸 경원대 가을체전을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9시~12시
얼마 모이지 않은 학우들은 파랑, 초록, 빨강, 노랑색의 애드벌룬을 굴려 종합운동장으로 이동했다. 간단한 가장행렬 후 개회사가 이어졌고 본격적인 운동회에 앞서 경희대학교 응원단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북돋았다. 학우들은 환호성과 함께 파도타기와 어깨동무를 하며 운동회 분위기를 냈다. 제39대 경희대학교응원단 신재환(경제통상학부3) 응원단장은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더 흥이 났다”며 “응원단이 없는 학교치고 호응이 이렇게 좋은 학교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기회에 또 불러준다면 더 많은 준비를 해서 다시 경원인과 즐겨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12시~1시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학우들이 하나둘 운동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운동회’에 걸맞게 학우들이 도시락을 싸와 돗자리를 깔고 먹으려는 계획이었지만 도시락을 싸온 학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중 직접 10인분 이상의 도시락 싸온 송지윤(수학정보3) 자연과학단대장은 “초등학교시절 경험을 떠올리며 도시락을 쌌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밥, 반찬을 비롯해 순대와 과일까지 싸온 조우리(전자거래2) 학우는 “친구들을 챙겨주자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싸왔다”며 “밥이 잘 안돼서 걱정했는데 맛있게 먹어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으니까 더 맛있다”고 덧붙였다.

1시~3시
점심시간이 끝나고 학우들의 참여도가 줄어들자 총학은 홍보에 나섰다. 차를 타고 학교를 순회하며 확성기로 참여를 유도하고 교내를 순회하는 학우들을 태워 종합운동장으로 데려왔다. 어느정도 모인 학우들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운동장도 활기를 띄었다.

점심시간에도 멈추지 않던 신나는 음악소리가 계속 되는 가운데 각 단과대학별 번외 경기가 시작됐다. 시작과 동시에 총학은 관람석에 앉아있는 학우들을 불러 모았다. ‘함께’ 어울리자는 취지를 잊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참여를 유도하며 “여러분을 위한 경기”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자연과학대의 ‘깃발을 잡아라’, 생활과학대의 ‘옷 빨리입기’, 공대의 ‘여왕벌닭싸움’, 사회과학대의 ‘디비디비딥’을 비롯해 경상대의 ‘날아라 고무신’이 준비돼 있었다. 특히 큰 인기를 끈 인문대의 ‘체어라이더’는 바퀴달린 의자를 타고 목표점까지 도달한 후 돌아오는 게임이다. 물풍선과 분무기 등의 아이템을 사용해 서로를 공격하고 막으면서 앞으로 돌진하는 학우들은 물을 맞아도 즐거운 모습이다. 또 총학이 준비한 협동제기차기와 다인다각 경기도 진행됐다.

번외경기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많은 학우들이 참여했다. 백중현(의경3) 학우는 “각 단과대학의 게임을 모두 다 참여했다”며 “새로운 형식의 게임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또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 확대돼 더 많은 학우가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3시~5시
치열한 예선전을 뚫고 올라온 학과들의 농구, 축구, 피구 결승전이 우렁찬 응원속에 펼쳐졌다. 축구와 피구는 가장 큰 응원을 보여줬던 태권도학과가 차지했으며 농구우승은 전기공학과가 차지했다.

결승전 후 어릴적 운동회를 회상케하는 청백전이 준비됐다. 하지만 초대형 바통 이어 달리기와 다인다각, 줄다리기 등을 하려했던 청백전 예정계획은 학우들의 참여부족으로 취소됐다. 이에 박병선(태권도4) 학우는 “다같이 하는데 의의가 있는 행사에 많은 학우들이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태권도학과에서 준비한 돌려차기와 학우들이 던진 콩주머니로 4개의 박을 터뜨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명랑운동회’는 막을 내렸다.

사이버...그지만 괜찮아!
소프트웨어대학 주체의 사이버 체전 ‘사이버그지만괜찮아’의 결승전이 이어졌다. 진리관 삼거리에서 진행된 사이버체전은 명랑운동회와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시기에 하는 ‘체전’인만큼 같은 날짜에 진행됐다. 좋은 날씨탓에 집에가려던 학우도 발걸음을 멈춰 구경했으며 준비해둔 의자가 부족해 선채로 구경하는 학우들도 눈에 띄였다.

스타크래프트 최종 우승자인 김동준(소프트웨어1) 학우는 “평소 재미로만 게임을 즐기다 우승해 상금까지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사이버 체전의 해설을 맡은 엔사엔터테이먼트의 대표이사 김대기씨는 특유의 말솜씨로 게임보다 더 재밌는 해설을 진행해 많은 이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알고보니 김대기씨는 게임TV 스타크래프트 해설가로 활동했던 게이머 출신의 전문가였다. 덕분에 관람자들은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학우 없이는 2% 부족
이렇게 명랑운동회는 막을 내렸지만 아직 총학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행사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던 총학생회 정은수(건축3) 기획차장은 “이번 행사는 학우들의 어릴적 추억을 되살리고자  계획됐지만, 많은 학우들이 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않아 아쉽다고 말했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적극적인 참여로 더 재밌고 활력 있는 대학생활을 하는 경원인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획을 하고 준비를 하는 그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것은 학우들의 저조한 참여다.

특히 이번 명랑운동회의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으로 준비해 학우들의 참여를 높이려 했지만 학우들의 저조한 참여로 몇몇 경기들은 취소가 됐다.

인원부족으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고 취소된 몇몇 경기들이 아쉽기만 하다. 학우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다면 더 즐겁고 큰 축제가 될 수 있었을 이번 운동회를 계기로 삼아 학교 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사진=선승표 기자 s208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