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같은 옷을 차려입은 학우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앙증맞은(?)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입생들에게는 신선한 모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고학년 학우라면 그 모습을 보고 “올해는 무슨색이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느새 대학가에는 이미지를 내세운 선거가 뿌리를 내렸다. 각 후보 진영을 대표하는 옷 색깔과 춤 등의 외적인 측면과 이벤트성 공약, 실현가능성을 배제한 공약 등의 내적인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의 총학생회 후보들은 학내외를 연결한 할인행사와 같은 이벤트성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우리학교의 경우 그동안 많은 총학생회 후보들이 등록금 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행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재단전입금 확충도 미비했다. 후보자의 능력과 공약에 대한 검증보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선거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한편 단대장 선거와 맞물려 있는 총학생회선거는 몸집 부풀리기가 한창이다.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당 형식의 단체를 만들어 같은 이름으로 출마하고 있지만, 선거가 끝난 후의 활동은공동체적 성격이나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성선거보다 더한 부분도 있다. 현재 우리학교는 선거비용제한액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외형적인 홍보방법에서 양측 후보간에 양적 경쟁을 낳거나 자본의 압도적 우위를 통한 지지율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비록 자본주의사회라지만 가장 공정한 대결이어야 할 선거에서 자본을 내세운다는 것은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 이에 대한 자각도 이의도 없는 것 같다.

매해 반복되는 선거와 그에 따른 결과를 보면서 학우들은 점점 총학생회에 대한 기대와 관심의 끈을 놓게 되고 이는 학교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이어진다. 총학생회는 좋은 이미지를 내세워 한표를 호소하는 것도 좋지만 학우들에게 필요하고 현실가능한 소위 ‘좋은공약’이 우선이다.

공약이 무너지고 이미지만 남은 선거는 ‘올바른’ 선거가 아니다. 남은 선거기간동안 ‘이미지’보다 ‘공약’에 충실한 선거운동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