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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우리 학우들은 무엇을 준비하느라 그리 바빴던 걸까. 바로, 일파만파로 퍼진 단풍물결처럼 학우들의 학술제와 졸업작품전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대학생활동안 키워온 재능과 지식을 발표하기 위해 누군가는 고민하고, 누군가는 연습이나 작업에 매달려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언제 작업해야 하는지,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누구나 시작은 어려웠지만 작품이 완성으로 향할수록 학우는 성장한다.
힘들고 피곤한 준비 작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학과들을 통해 학술제 혹은 졸업작품을 위해 고군분투한 학우들의 노력을 일부 기록했다. 완성이 있기까지 실패를 과정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한 모든
학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판이
열리기 직전-회화과 동양화 전공
회화과
예비졸업생들의 졸업작품전은 동양화전공 학우들의 손에서 첫 판이 열렸다. 이들 작품전의 타이틀은 ‘개판오분전(開板五分展)’이다. 흔히 알고 있는
‘개(犬)들이 어수선하게 뛰어다니는 난장판’을 상상했다면 큰 오해. ‘개판오분전’에서는 열릴 개(開)자를 써서 ‘큰 일이 열리기 직전의
모양’이란 개판오분전의 참뜻에 놀라고, 그들의 다채로운 창의력과 깊은 정성에 놀라게 된다.
한
눈에 보아도 대단한 정성과 수고로움이 들었을 작품 하나하나에는 젊은 미술인들의 가치관과 열정이 묻어있다. 이병현(회화4) 학우는 오랫동안
아껴뒀던 미술 실력으로 부모님을 그려냈다. 그가 그려낸 작품 제목은 ‘자랑’이다. “내 평생의 자랑인 부모님을 스스로 만족할만한 실력이 됐을 때
그리고 싶었기에 대학 졸업 전 마지막 작품에 그렸다”고 말하는 젊은 미술학도는 전시 중에도 자기 작품을 찾아와 그림 속 아버지의 얼굴을
매만져주고 갔다.
이승희(회화4)
학우는 졸업작품전은 “자기 작업에 자신감을 갖고 소신 있게 펼쳐나가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며 “적절한 자기 페이스 조절과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마라톤 경주와 같았다”고 말했다.
그들의
미술에 대한 욕심은 졸업이라는 대학의 끝자락에서 굴하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 오랜 기간 쌓아온 실력으로 빚어낸 예술품을 ‘애착’으로 더욱 깊게
완성시켰듯이, 앞으로도 새로운 목표를 하나하나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더욱
크게 꿈꾸기 위해 새로운 판을 준비하는 젊은 예술인, 그들이 바로 우리 대학 회화과 예비졸업생들이다.
한편,
‘개판오분전’의 바톤을 이어받아 오는 19일부터 일주일간 서양학과의 ‘뭐라도 하겠지요’가 창조관 K-art 전시장에서
열린다.
밤샘작업도
힘차게-실내건축학과
한동안
공학관 앞에서 낮밤 가리지 않고 뚝딱거리며 무엇인가에 열중해 있는 학우들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실내건축학과 학생들로 그들의 작업은
중국학생들과의 작품교류전을 위함이다. 뿐만 아니라 공학관 2층과 3층, 6층 곳곳에서도 한창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실내건축학과 학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김종효(실건4) 학우는 “함께 작업하면서 우정이 돈독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들더라도 완성작을 볼
생각에 힘내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대림주택문화관에서 열릴 작품교류전을 위해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모인 실내건축학과 학우들. 전날 밤샘작업에도 불구하고 전시회를 위한
설치작업을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인욱(실내건축학과) 교수가 방문했고 그의 지도하에 학우들의 작업은 더 활기를 띤다. 오 교수는
“학생들이 두 달 가량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보살핌의
미학-아동복지학과
‘영·유아
보육’과 ‘사회복지’가 융합돼 모든 인간의 사회적 보살핌을 위한 학과로 거듭난 제19대 아동복지학과의 ‘초로제’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열렸다. 웃음과 박수 속에 막을 내린 ‘초로제’는 지난 시간 동안 투자한 학우들의 ‘열성’과 ‘참여’의 결과였다.
동화를
각색한 인형극 ‘별이 비치는 마을’을 위해 학우들은 손수 인형과 인형극 세트를 만들고, 목소리와 인형의 몸짓 표현을 연구했다.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과제 활동이 아닌, 자발적인 작업 끝에 드디어 15일, 발표가 다가왔다. 분당푸른어린이집과 복정어린이집의 유아들을 인형극에 무료 초대해
공연을 시작했다. 인형극은 아동복지를 꿈꾸는 학우들에게 오랜 노력의 결실이자, 살아 있는 수업이었다. 특히 이 인형극은 전문 강사나 교수의 도움
없이 아동복지학과 선·후배가 인형극을 전수하며 공연되고 있어 선후배의 ‘보살핌’이 두드러진다.
인형극회
황은영(아동복지3) 학회장은 “나무 막대기에 의지하고 있는 인형을 높이 들고, 구도를 맞추고, 목소리 연기를 하는 등 모든 것을 캐릭터담당 한
명이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매우 어려웠다”며 “그렇지만 상어나 늑대 등의 악당 캐릭터가 나타났을 때 아이들이 ‘으악’하며 놀라면 그만큼
‘생생하고 재미있는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구나’ 싶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유아들과 관람객들은 학우들이 시간을 쪼개어가며 작업했던 환경물과 게시판, 교구 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교구는 지난 강의시간 때 3, 4학년
아동복지학과 학우들이 만든 과제의 일부이다. 이는 ‘초로제’를 찾아온 유아를 위할 뿐만 아니라 선배가 후배에게 남기는 경험의 산물이기도 했다.
김미림(회화3) 학생회장은 “선배들이 만든 교구를 통해 후배들에게 전공에 대한 열정을 북돋워 주고 본보기가 되고자 했다”고
말한다.
손에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바닥에 이정표를 만들어 붙이고, 복도에 손수 접은 별을 하나하나 실로 매달았던 예비 아동·복지 전문가들의 정성을 바탕으로
‘초로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디자인부터
모델까지-의상학과
의상학과의
학술제는 패션쇼로 진행된다. 쇼 진행을 위한 옷을 제작하는 3학년은 학기초부터, 리폼을 하는 1,2학년은 한 달 전부터 준비해왔다. 의상학과
학우들은 옷을 제작할 때 주로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지승(의상3) 학우는 “작업할 때는 거의 음악을 듣는 편이다”고
말했다. 의상학과 학생들은 엠피쓰리플레이어나 노트북에 스피커를 연결해 다 같이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곤 한다. 이제 음악이 없으면 쓸쓸하기까지
하다는 한 학우는 “특히 밤에 음악과 함께 작업하면 무섭지도 않고 시간도 빨리 간다”고 덧붙였다. 주말까지 학교에 나와 정성들여 만든 옷을 보는
의상학과 학우들의 눈빛은 마치 자식을 보는 부모 같기까지 하다.
이렇게
완성된 옷이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 옷을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옷의 주인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델역할을 맡아줄 의상학과 학우들을
뽑아 워킹연습을 시작한다. 전문적인 모델의 수준은 아니지만 선배들에게 배운 방법대로 자연스러운 워킹을 연출한다. 연습은 주로 의상학과
전공강의실이 위치한 아름관3층 복도에서 스피커로 음악을 켜놓고 한다. 흥겨운 음악이 계속되는 가운데 워킹지도를 맡은 선배들의 “잘한다”는 응원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된다. 이어 들리는 이민영(의상3) 학우의 목소리. “시선은 앞을 주시하고… 그쯤에서 포즈 두 번 잡고!”
“이쪽 끝에서 저쪽 사물함까지만 해보자”
당찬
그들의 워킹만큼 멋진 학술제를 기대한다.
서가영·하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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