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아르바이트. 특히 방학을 맞이한 요즘은 가히 아르바이트의 제철이라고 말할 만하다.

단순히 용돈을 벌기 위해 돈을 버는 학우들도 있겠지만 대학가에 ‘창업’바람이 불면서 관심분야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적 경험을 쌓거나 창업 아이템을 발굴해 사업을 시작하는 ‘20대 사장’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학주변의 번화가에 술집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것부터 잔심부름 전문 대행업체까지 20대의 젊은 체력을 무기로 내세운 사업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또한 인터넷쇼핑몰 등 인터넷에 익숙한 20대의 특징을 살린 창업도 눈에 띈다. 특히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20대 청년사업가들이 찾는다.

실제로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에서 매월 200만원 이상 매출액을 올리고 고객불만율이 7% 이하인 ‘파워셀러’ 중 20대 판매자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20대의 창업과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2003년 군 제대 후 학교에 복학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한 고려대학교의 심현수(한국동양어문3) 학생은 현재 ‘20대 사장만들기’라는 싸이클럽(club.cyworld.com/20sajang)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심 씨는 “다른 20대 사업가들은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라며 만들게 됐다”고 클럽개설 이유를 말했다.

이렇듯 20대의 젊은 CEO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창업을 꿈꾸는 20대들은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실제 창업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우리의 창업은 ...ing

20대 청년 사업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대학생 창업 네트워크인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KOSEN)’의 활동도 활기차졌다. 올해로 창립 9주년을 맞은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는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각종 창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예비창업자를 발굴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또한 KOSEN에 소속된 창업동아리는 창업스쿨을 열거나 기업탐방의 기회를 갖기도 한다. 한국창업대학생 서울지역연합회에서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된 덕성여자대학교 벤처동아리 ‘Design For You’는 매주 아이템을 생각 한 뒤 서로 공유한다.

그 중 발전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업계획서를 통해 아이템경진대회에 제출하기도 한다. 또한 동아리내에서 수익사업을 열기도 하는데 교내 학우들을 대상으로한 한국차를 이용한 슬러쉬 판매와 청계천이나 인사동거리에서 폴라로이드사진을 찍어주는 등의 사업이 그 예다.

박효순(경영2) 사업동아리 회장은 “다른 일보다도 사업은 자신의 일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시작한 일에 열정을 쏟고 충실히 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학교에도 KOSEN에 소속된 창업동아리가 있다. 바로 V.I.P(Venture Invention Public subscription)이며 활발한 외부활동으로 총장특별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V.I.P의 창단멤버인 최성구(화학생명4) 학우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전공공부 외 많은 분야를 접했고 단체 활동으로 협동심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취직을 한 상태지만 언젠간 창업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젊음은 나의 힘, 하지만…

평소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면서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학우라면 우리학교 새롬관 지하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를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창업보육센터는 예비창업자 또는 이제 막 창업을 시작한 병아리창업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환성(창업보육센터) 매니저는 “창업시 위험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에 관한 상담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스스로 구체화 시키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조 매니저는 20대 사업가들의 장점은 기성세대에서는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있다고 말했다. 취업정보 전문 사이트인 ‘스카우트’의 2003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20대 대학생 CEO의 장점으로 젊은 패기(39.3%), 참신한 아이디어(34.2%), 그리고 성장가능성(15.3%)이 뒤를 이었다. 반면 단점으로는 자금조달의 어려움(50.9%), 부족한 사회경험(28.9%)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선배 등의 대인관계를 이용해 전공분야의 흐름을 익히고 관련 요소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하고자 했던 일을 간접경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생각해낸 참신한 아이디어를 단순한 착안이 아닌 더 깊이 있는 생각으로 포장하는 일이 중요하다. 즉 구체화된 아이템으로 만드는 것이다. 혼자서는 자신이 없거나 벅차다고 생각되면 자신과 마음이 맞는 사업파트너와 함께 시작해도 좋다.

대학생 창업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중복아이템의 특허문제다. 자신이 획기적으로 발굴했다고 믿었던 아이템도 다른 사람이 이미 특허를 받은 아이템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특허정보 무료 검색서비스(www.kipris.or.kr)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템이 신선하다고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대의 젊음, 혈기 왕성함으로 밀어붙이기식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자신의 아이디어가 최고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의 쓴 소리를 흘려 듣기도 한다. 귀를 열고 다른 사람의 충고를 자신의 생각에 반영할 줄도 알아야한다.

본분은 잊지 말아야 할 것

대학교 재학 중 또는 졸업한 후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선 취직을 한 뒤 회사 운영틀을 파악하고, 취업경험으로 인맥을 넓힌 후에 사업을 시작해도 늦진 않는다. 실제로 취업을 했던 사회적 경험들이 사업의 큰 기반이 된다.

많지 않은 나이에 성공한 청년 사업가들은 자신의 적성을 살리거나 장래가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과감히 뛰어든다. 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심각해져만 가는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일을 시작한 것이다.

문화평론가 권경우씨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인터넷 등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면서 사회적으로 창업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이 충족 돼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단지 많은 돈을 벌고 싶어서 또는 무작정 힘든 취업의 문을 피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조사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권 씨는 “다양한 경험과 관계를 쌓아야 할 대학생활에서 자본주의의 시장원리를 너무 일찍 익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며 “돈에 치우쳐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업을 결심했다면 충분한 시장조사와 끊임없는 공부로 최소한 사업계획서를 문제없이 쓸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젊음이라는 무기를 내세우자.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갖고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나길 바란다.

안재식(화학생명1) 학우의 창업일지 한손에는 학생증, 한손에는 명함을 사업자등록을 작년 10월경 마치고 한 회사의 CEO가 된 우리학교 안재식(화학생명1) 학우를 만났다. 올해 2학년으로 복학한다는 안 학우의 창업 아이템은 샤워기 필터다. 이 필터는 수돗물에서 나오는 나쁜 물질을 거르고 좋은 성분을 물에 우러나오게 해 물을 이온화 시킨다. 안 학우의 사업자명은 ‘경원웰텍’으로 친환경적 제품을 개발해 납품하는 업체이다. 현재 다른 직원은 두지 않고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는 주로 전라북도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맡고 안 학우는 기술개발과 납품기업과의 계약 등 경영업무를 맡는다. 지금의 사업을 하기 전 그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동아리 V.I.P에서 활동하던 중 ‘숯보드’를 개발해 특허를 냈고 그것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특허를 받은 만큼 그의 기술만을 믿고 무작정 덤벼들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쓰라린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 그 당시 안 학우를 믿고 5000만원을 투자한 지인에게 미안하기만 할 뿐이라고 말하는 안 학우. 그 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그때 부족했던 점들을 배우고 보완해 현재의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 안 학우가 특허품을 발명할 당시 우리나라에는 친환경·웰빙 등의 개념이 활성화 되지 않을 때였다. 하지만 아토피로 고생하는 주변인을 보며 친환경과 웰빙에 관심을 갖던 중 언론매체에서 친환경과 웰빙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제품개발에 힘썼다. 분야가 전공과 관련됐기 때문에 교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학교 실험실도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그에게 개발보다 어려운 것은 회사 운영이었다. 공대생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영에 관한 수강은 기회가 적어 휴학을 하는 동안 학교에 나와 창업론 등의 마케팅관련 수업을 몰래 듣곤 했다. 단지 이론적인 개념을 배우는 것이었지만 회사운영에 기본적인 개념이 많아 그에겐 큰 도움이 되었다. 방학 중에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안 학우. 좀 더 나은 개발을 하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중이다. 꾸준히 능력을 키우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안 학우에게서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안 학우는 “사회에 나가서는 아직 학생신분이다 보니 어리게 보여 무시당하거나 휘둘리는 경향도 있다”며 “학생이라고 해서 무시하지 못하도록 스스로가 전문적인 지식을 철저히 갖춰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