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대형학원화되면서 교수들은 큰 강의실에서 지식만 전달하고 학생들은 학원처럼 수업만 듣고 돌아가는 것이 요즘 세태다.

사제 간 대화가 점점 부족해진다. 인문대 A교수는 “한 학기 6~7개의 강의를 맡은 적 있다”며 “교수 한 사람당 맡은 학생 수가 많은 경우 학생에게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말했다.

실제로 교수신문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의 신입생을 제외한 학부생 3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강의시간 외에 교수와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이 전체의 48.7%에 달했다고 한다. 이렇게 교수와 학생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는 이유를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아서’ 47% ‘교수가 권위적이어서’ 22%, ‘용기가 없어서’ 15%, ‘세대차이 때문’9%로 꼽았다.

교수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 부재, 단순히 개인적인 성향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대학에서 돈독한 사제 관계를 맺고 싶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

새로운 세대가 형성될수록 멀어져만 가는 사제 간의 대화. 교수라는 관료적인 틀에 매여 있기보다는 소통이란 제도적인 뒷받침 아래 학생, 교수의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수업 밖에서 교수를 만나라
최동혁(건축학과) 교수는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것이다”며 “그것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 직접 배움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다수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마음의 문이 항상 열려있다”며 “언제든지 교수님께 다가간다면 교수님은 학생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럼 학우와의 관계를 남다르게 지켜나가고 있는 교수는 어떻게 그 관계를 유지할까?

윤세민(국문1) 학우는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삼주(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김 교수는 평소 ‘교수실은 항상 열려있으니 언제든 찾아와라’고 말한다”며 “토론형식의 수업으로 학생의견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아교육학과 A교수는 임용고시나 병설유치를 준비하는 10명 안팎의 학생을 대상으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학생들을 챙겨준다.

또한 김영혜(피아노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이지만 학생들이 모르는 어려운 정보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을 챙겨준다. 또한 학생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어 학생들과의 관계가 좋다고 한다.

주입식 보다는 대화가 통해
이미림(중문1) 학우는 “중문과 A 교양강사는 축제나 여러 행사를 함께 즐긴다”며 “공부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조언해준다” 말했다.

또한 “이태환(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수업시간에 보통 교수님과 다르게 주입식 강의가 아닌 대화 중심의 강의진행으로 학우들의 참여를 이끈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들으려 하며 친구처럼 편하게 대한다” 고 말했다.

이렇듯 사제 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법에는 대화가 숨어있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따듯하게 챙겨주는 교수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 학우는 “대학에선 자유라는 이유아래 교수가 학생들에게 무신경한 경우가 많지만 이 교수님의 사랑과 관심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처럼 따듯하고 정겹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윤세민 학우는 “요즘 학생들은 교수님과 대화나 만남에서 어울리기 보다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사랑으로 품으려는 교수를 어색해 하는 학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대형 학원이 아니다. 수업 외 대학생활을 통해 진정한 배움을 얻어 가는 곳이다. 그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의 대화는 진정한 배움을 찾는데 윤활유가 될 것이다. 어려워 하지마라! 지금 교수(학생)은 당신이 찾아오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