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국가보훈처와 문화일보가 주관한 ‘전국 대학생 기자단 중국 항일 유적탐방’이 지난 7월 31일부터 6일간
진행됐다. 이 행사는 본사 남기상, 전미소 기자를 비롯 한 전국 대학언론사 기자 30여명 참여했다.
상해와 연길, 용정, 하얼빈 등에서
펼쳐진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대학생 기자단은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김좌진 장군 생가 터, 청산리대첩 기념비, 저항시인
윤동주 생가 터 등 여러 유적지를 방문하며 항일정신을 엿보았다.
대한민국의 현재는 암울했던 일제강점시기 독립선열들의 활약의 결과다. 그러나
타국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에 대한 연구 및 보존, 그리고 교육 부분이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미흡한 교육과 더불어 모두의
무관심속에서도 각 독립운동 기념 사업회는, 중국내에서 우리유적을 보존하고 기념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타국 내 우리 항일유적지에 대한
정부와 학계, 국민의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임시정부는 3.1운동 이후, 일본 통치에 조직적으로 항거하기 위해
1919년 4월 상하이에 수립됐다.
임시정부 수립 이후 여러 곳을 옮겨 다녔으며 현 이곳은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를
계기로 항주로 이전하기 전까지 6년 동안 활동 근거지가 된 마지막 청사다.
한국을 떠나왔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할 만큼 짧은 시간이 흐른
뒤, 민족 독립운동의 중요 유적인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앞에 서 있는 우리다. 도로변에 위치한데다 주변 곳곳에 보수공사를 하는 등 유적지라고
하기엔 너무도 중국현지의 일상 속에 묻혀 있는 듯한 첫 인상이 가슴 한 켠을 서늘하게 한다.
그러나, 독립을 위해 조직적 항거를 한
흔적이 보존돼 현재 내 눈앞에 보여 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동이 서늘한 가슴을 빠르게 데운다.
김좌진 장군 구거지
중국 땅에서 당당하게 걸려있는 우리 태극기.
중국 산시에 있는 김좌진장군
구거지 안을 들어서면 장군 자택 벽에 큼지막한 우리 태극기가 걸려있다. 타국의 특정인물 및 국가 기념 사업을 제한하고 있는 현지 사정 때문에
탐방도중 보기 힘들던 태극기를 이곳에서는 볼 수 있었다.
김 장군은 1927년 9백여 명의 독립군과 1천여 명의 재향군을 거느리고 이 곳
산시에 이주한 후 1928년 9월부터 1930년 1월 순국 전까지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거주했다.
구거지 안에서 낯익은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장군의 손녀’ 배우 김을동 씨 였다. 김좌진 장군 구거지가 이정도로 복원된 것을 보면 후손으로서의 그녀의 노력이 매우 컸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청산리대첩 기념비
‘위험한 곳이니 가까이 하지말라’ 청산리대첩 기념비로 올라가는 계단에 적힌 안내표지판
문구로 이 곳의 첫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글자색도 빨간색으로 아주 자극적인 이 문구의 실체는 기념비가 세워진 높은 지반이 조금씩 무너지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계단 밖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였다. 청산리대첩은 1920년 10월 21일부터 6일동안, 청산리 일대에서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군과 홍범도의 부대가 연합하여 일본군과 10여 차례에 걸쳐 싸운 전투로 한국 무장독립운동 사상 가장 빛나는 성과를 올렸다.
기념비는 지난 2001년에서야 백운평 전투지역에 세워졌으며 기념비 뒤편에는 건립취지문과 건립 경위 등을 밝혀놓은 글이 새겨져있다. 하지만
‘위험한 곳이니 가까이하지말라’는 표지판 문구처럼 높은 곳에 위치한 기념비의 아래 지반이 튼튼하고 안전한 것인지 걱정스러웠다.
윤동주 생가
죽는 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중국 용정시 명동촌에 위치한
한적한 시골 마을 속 윤동주 생가. 이곳은 윤동주가 태어나 15세까지 살았던 곳으로 ‘별 헤는 밤’이라는 시를 통해 그리움을 드러낸 북간도의
집이다. 당시 전통가옥의 본채와 별채가 그대로 복원돼 있다.
윤동주는 1941년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시집을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후 1943년 귀국도중 사상범으로 일경에 피체돼 1944년 6월 2년형 선고를 받고 규수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의문의 주사를 맞고
옥사했다. 그의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주변인물들에 의해 1948년 발행됐다. 지금과 같이 혹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을지 모르는 이곳
자연환경을 보며 민족대표 시인 윤동주라는 사람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했을 자연에 감사한다.
3·13 반일의사릉
1919년 3월 13일, 중국 용정에서 일본제국주의 타도를 외치며 펼쳤던 독립
만세운동 중 일제로부터 희생된 분들이 묻힌 묘지다.
일본 군인의 무차별 발포로 목숨을 읽은 10여명의 선조들 외에 부상자도 40여명이
넘었다고 하니 참으로 비통할 일이다. 희생자들은 3월 17일 5천여명 선조들의 애도 속에서 용정 남쪽 허청리 이 곳에 안장되었다.
하지만
이 묘역은 해방 이후까지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가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한국정부도 아닌 용정 현지 유지들이 주축이 되어 기념비, 묘비를 세우는
등 대대적인 복원을 했다고 한다.
어언 1세기 뒤 찾아온 후손들의 묵념 속에 그들의 넋을 기리는 최근갑(3.13 기념사업회 회장,
80세) 할아버지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글독서사
독립투사의 아들인 동포 작가 김재권씨가 사재를 털어 지난 95년 8월 문을 연 중국 유일
한국도서관.
용정시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다. 남북한 도서 3만5천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발행돼는 신문이나 주간지들도 볼 수 있어
고국에 대한 이해나 변모하는 사회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글·사진 / 전미소 기자 miso@
남기상 기자 kwpna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