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 3주가 지났다. 지난 3주 동안 누구나 한 번쯤 학교 안의 엄청난 인파에 놀랐을 것이다.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우들, 식사시간에 집중되는 구내식당, 공강시간에 즐겨 찾는 웅지카페 등은 엄청난 인파로 인해 앉을 자리조차 없다.


때문에 식당이나 웅지카페에서 발길을 돌리는 학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강의실의 경우,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정도로 수강생이 많아 분반해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입생 입학은 물론 전문대생의 특례 편입학으로 인한 재학생 증가로 지금 학교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더욱이 비전타워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학교 안에서 학우들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었다. 급격한 학우 수 증가와 동시에 공사로 인한 공간 활동범위가 줄어들면서 학교의 좁음은 배로 느껴진다.

공간 재배치 과정

올해로 전문대의 존속기간(3년제 학과 제외)이 끝나 작년까지 사용하지 못했던 전문대 소속건물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기술관, 미래관 등에서 많은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용 가능한 건물이 증가함에 따라 효율적인 공간 사용을 위해 현재 공간 재배치가 진행 중이다. 통합 후 늘어난 재학생으로 인한 공간 부족 문제는 작년부터 끊임없이 이어졌다. 때문에 공간 재배치는 그동안 겪었던 불편함을 해결해줄 실마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 공간 재배치 진행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공간배치의 주무부서인 기획처에서는 작년부터 공간 재배치를 위한 준비 과정을 밟아왔다. 작년 3월 말 강의실, 연구실 및 공간의 합리적 운영을 마련하기 위해 ‘공간마스터 플랜 TFT’가 구성됐다.


‘공간마스터 플랜 TFT’는 공간마스터플랜 기초안을 작성하기 위해 단과대학 학장면담과 학과별 강의실 이용률 및 점유율 조사를 실시했다. 작년 9월,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초안은 각 단대 학과장 및 중앙운영위원회에 통보됐다. 이에 대한 자세한 과정과 내용은 본지 414호에서 다룬 적이 있다.

단대측 입장

경상대학과 교양대학 같이 현재 위치에서 새 공간으로 이전을 하는 단과대학이 있는 반면 사회과학대학과 공과대학처럼 단대의 일부만 이전을 하거나 이전이 없는 단대도 있다. (하단 〈표〉 참고) 이는 ‘공간마스터플랜 TFT’가 정한 통합 Campus Masterplan의 배치기준에 따른 것이다.
 〈본보 414호 참고〉


현재 총학생회실과 총여학생회실, 일부 동아리, 교양대학, 사회과학대학 법학과 등은 기초안에 따라 재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일부 단대는 공간 재배치가 불합리하다며 대응하고 있다.


최민규(전기3) 공과대 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서는 공대 학과 특성에 맞는 강의실을 마련하지 않는 채 재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공대는 학과의 특성상 강의실에 실습 기자재를 배치하고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이와 같은 사항을 고려해 수업이나 실습에 적합한 강의실이 마련돼야 한다.


부족한 강의실 또한 문제이다. 이창효(전기3) 학우는 “처음에 학교 측에서 웅지관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을 때 웅지관의 공간이 넓었기 때문에 이동에 큰 반대가 없었다. 그러나 공간이동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업공간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시호(회계3) 경상대학 부학생회장은 “전문대생의 편입으로 인해 한 과에 평균 50명이 넘는 학우들이 증가했지만 강의실은 전혀 늘어나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부학생회장은 “웅지관은 건물의 노후화가 심해 학교 측에 웅지관의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요구했다”며 “우리의 요구로 일부는 리모델링과 도색이 이뤄졌지만 많은 공간이 정작 필요한 강의실로 마련되지 않고 오히려 교수연구실의 면적이 확장됐다”고 덧붙였다.


이경주(경제3) 경상대 학생회장은 “학생이 건물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학과 특성, 학우의 활동 양식에 맞게 바뀌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했다.
학우뿐만이 아니라 교수들 또한 공간 재배치를 거부하고 있다. 경상대학 교수 일동은 공간 재배치를 거부하는 이유를 지난 달 말부터 게시물로 부착해 거부 입장을 강력하게 표출하고 있다. 경상대학 교수 일동은 공간 재배치 이후에 경상대 학생 1인당에게 주어지는 공간이 재배치 이전보다 0.55㎡ 줄어든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 공간 재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 많은 이유는 단과대학별 공간 재배치에 대한 의견수렴절차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최 학생회장은 “기획단계에서 실질적인 상황을 잘 아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진행됐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다”며 “실제 공간을 사용할 단과대학의 의견수렴보다 단순히 공간 배치에만 초점을 둬 효율적인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상대학 교수 일동 또한 단과대학별 공간수요와 이에 적합한 공간재배치 관련 자료와 도면이 구성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공간 재배치안은 공정성을 띄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번 3월 인사 발령으로 인해 공간 재배치를 담당하는 기획처 실무팀이 새로 바뀌었다. 이시호 부학생회장은 “공간 재배치는 마무리 되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반대 입장과 문제점이 표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 재배치의 계획 단계부터 업무를 담당한 인사를 바꾼 것은 무책임하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획처 입장

김용재(기획팀) 팀장은 “당초 계획은 지난 동계방학에 공간 재배치를 마무리해 2008학년 새학기를 맞이하려 했으나 현재 일부 단대와 의견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미뤄졌다”며 “지속적으로 그들을 만나 의견 수렴을 통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처는 이번 학기에 현재 공간 재배치를 거부하는 단대와의 협의를 통해 기획안을 검토, 이번 하계 방학에 공간 재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간 재배치의 기본적인 틀은 현재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을 예정이다.


김 팀장은 “노후화가 심한 부분은 물론 학과 특성상 강의실의 공간 시정이 필요하면 리모델링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재배치를 하려다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여러 단과대학이 이동하다보니 서로 상충되는 점이 많은데 이럴 때 일수록 이해와 양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실적 방안 모색 시급

학교발전이라는 큰 대제앞에서 생각하면 학교의 구성원들은 공간재배치에 따른 불편사항을 어느정도 감수하며 이해와 양보를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기획처에서는 좀 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요구된다. 단과대학의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련된 계획으로 인해 현재 많은 학우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간과 자금을 허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간 재배치가 올해 하계방학으로 미뤄지긴 했지만 그 시한도 길지 않다. 3개월 후에도 공간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우들은 발전이라는 이름하에 불편으로 가득 찬 학교생활을 보내야 한다.


새로이 구성된 기획처 기획팀에서는 빠른 시간내에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공간 재배치안을 마련해야 한다.


<표>

단 과 대 학 명	현 재 위 치	배 치 안	비          고
인문대학	세종관	세종관	한의대 일부 사용
경상대학	재경관	웅지관	일부 공대사용
사회과학대학 (행정, 도시행정, 신문방송)	정의관	정의관
사회과학대학 (법학)	정의관	기술관
공과대학(1)	공학관	공학관
공과대학(2)	공학관	창의관	웅지관, 예음관, 새롬관 일부 사용
바이오나노대학	새롬관	미래1관
IT대학	새롬관 공학관	새롬관
자연과학대학	진리관	진리관
한의과대학	세종관	미래2관	4,5층 중축
미술디자인대학	창조관	창조관, 재경관
음악대학	예음관	예음관
생활과학대학	아름관	아름관
교양대학	아름관	기술관
일반대학원	대학원	대학원
특수대학원	새롬관	아름관
평생교육원	대학원	대학원
학군단	복지관	세종관
총학생회	진리관	진리관	일부동아리 학생회관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