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물가상승 바람

밀가루 값 인상을 시작으로 식용유, 야채, 통조림, 우유 등의 가격이 함께 오르며 식료품의 가격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주변 대부분의 음식 값이 크게 올랐다. 자장면 한 그릇이 4,000원, 호떡 한 개도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랐다. 천원 짜리 한 장으로 먹을 수 있는 붕어빵 개수도 4개에서 3개로 줄어 피부로 느껴지는 물가상승은 가히 살인적이다.

시장과 슈퍼, 백화점 등에서는 소비자를 위한 가격조정이 이뤄졌고, 계속 오르는 물가 때문에 인상요인에 속한 물품들에 대한 사재기 현상도 나타났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중국집, 분식집이 하나둘 문을 닫아 가고 있다. 치솟는 밀가루 가격에 식용유, 야채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갈수록 장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음식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소비자를 잃지 않기 위한 소폭 인상으로는 경영이 어려운 것이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빵·라면·과자 제조업체들은 밀가루 가격 인상분에 대해 제품당 가격을 최고 20%씩 올리는 형태로 반영했다. 그러나 밀가루를 제외한 원재료 인상분을 아직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업체들이 상당수다. 식품류의 경우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생, 밥 먹기 무서워

물가인상은 모든 국민에게 큰 타격이지만 우리 대학생들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우리가 즐겨먹는 피자, 치킨, 떡볶이, 햄버거, 자장면 등 밀가루나 기름을 이용하는 것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주변 식당가를 돌아보면 음식값이 대부분 오른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학교 앞 식당가는 물론 배달이 가능한 중국집, 피자집, 심지어 보쌈집까지 우리가 접하는 모든 음식들의 값이 올랐다.

물가인상의 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외식업자들이나 식품업체들이 원자재값 상승 비용보다 이번 기회를 틈타 너나할 것 없이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하거나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윤추구를 위한 가격 인상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학과 특성상 배달음식을 자주 먹는 진정완(건축3) 학우는 “한 달에 식비만 20만원이 든다”며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계속 오르는 물가인상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식재료값 인상률에 비해 음식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 같아 불만이다”고 말했다.

음식값 올려도 마진 안남아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는 음식점이나 식품업체만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밀가루뿐만 아니라 야채, 가스비 등도 2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르면 매출은 늘지만 재료값으로 대체되는 매출로 실상 순수입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김경호(만나분식) 사장은 “10년만에 가격을 인상했다”며 “대다수의 재료값이 30~40%정도 오를뿐만 아니라 임대료, 인건비까지 오르는 상태에서 가격을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사정을 털어놨다.

현재 우리학교 근처 식당가 가격조정을 알아본 결과, △이가네 각 음식 500원 인상 △파스타리오 각 음식 500원 인상 △만나분식 각 음식 500원 인상 △석우동 가격조정 없음 △취룡 3월 내 500원 인상예정 △치킨마루 치킨 1000원 인상 △바른생활 토스트 특정 메뉴 300원 인상을 하는 등 거의 대다수의 식당이 가격을 조정했다.

대학가 식당의 가격조정은 학내식당을 더욱 분주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실제로 학내 식당을 돌아보면 평소보다 많은 학우들이 식당을 찾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통합 이 후 재적인원이 늘어난 점과 학기초라는 시기적 이유도 있겠지만 타 식당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싼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김미정, 오세리(독문1) 학우는 “교외 식당가의 음식 값이 부담스러워 교내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교내식당을 선호했다. 유근주(신방1) 학우는 “1학년이라 선배들이 밥을 사줘 밥값의 부담을 느끼진 못했지만 학교에서 밥을 먹을 때는 거리도 가깝고 싸고 맛있는 식당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값싸고 푸짐했던 대학가식당

물가 인상은 대다수 식당의 음식값을 올려놓았다. 물론 학교 근처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옛 대학가 식당들은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들로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대학가식당들은 여느 평범한 식당과 가격과 양에서 차이를 찾기가 힘들다. 특히 우리학교는 주변 상업지역이 부족한데다가 근처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에 상점간 경쟁이 부족하다. 학생들조차 이런 현상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가가 대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음식값을 지켜가고 있는 최은실(석우동) 사장은 “대학생, 고등학생인 자식 셋을 키우다보니 학생들의 식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조금 힘들더라도 학생들에게 보다 싼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 때문에 힘들지만 최대한 버틸때까지 버틸계획이다”며 “학생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많이 찾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젠 평소 즐겨먹던 떡볶이, 자장면, 라면 등 조차 부담없이 먹기 어렵다. 저렴하고 넉넉한 인심에 배불렀던 대학가식당에서의 추억, 그 시절 훈훈한 인심 속에서 배를 채우던 추억을 이제는 학교 앞에서 누리기 힘들다.

변화하는 대학가식당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 속에서 대학주변의 식당들은 어떻게 대학생들의 입맛과 발길을 잡고 있을까?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학교 앞 식당들을 찾아봤다.

△반찬으로 승부한다! 이가네 + 만나분식은 가격을 올린만큼 반찬에 신경을 쓴다고 한다. 박창훈(이가네) 사장은 “학생들에게 늘 더 주려고 한다”며 “반찬종류에도 신경 쓰고 필요한 만큼 리필도 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원하는 반찬이나 메뉴가 있다면 언제든지 말하라”며 “학생들의 입맛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가네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장조림, 소세지, 탕수육 등 인기있는 반찬들을 구색한다. 만나분식은 5가지 반찬을 준비해 넉넉하고 푸짐한 식사를 제공한다.

△스터디그룹 모여라. 파스타리오 백은경(파스타리오) 사장은 “식사시간 외에는 가게가 비어있는 시간대가 많다”며 “와서 음식만 먹는 곳이 아닌 여유로운 시간대를 이용해 담소 및 미팅, 스터디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트북이든 책이든 들고 파스타리오로 오라”며 “이곳에선 커피하나 시켰다고 눈치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리학교 앞 식당가에서는 우리가 인식못한 배려와 즐거움들이 숨어 있다. 지금 배가 고프다면 단순히 배를 채우는 데어서 그치는 것이 아닌, 철저히 가격과 맛을 따져 식당을 찾아라! 그리고 대학시절 잊을 수 없는 나만의 식당가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