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이 올해로 3년째다. 그래서 큰 줄기의 흐름은 익숙하다. 학년 초엔 출범식이 있고, 5월에는 대학생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대동제, 가을엔 여러 학과의 학술제, 그리고 기다려지지는 않지만 매 학기 두 차례씩 있는 시험.

평소에 열심히 공부하고 항상 좋은 성적을 받는 학우들은 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학우들에게 시험은 대학생활에 가장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시험기간에 쉽게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몇가지 있다.

학술정보관 열람실이 붐비는 풍경, 밤 늦은 시각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건물들, 날씨가 좋을 땐 야외에서 공부하는 학우들 모습 등은 보고 또 봐도 기분 좋다. 그러나 책상에 시커멓게 적힌 시험내용이나 복사실에서 부정행위용 OHP필름을 제작하는 모습, 시험시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다시 보기 싫은 모습이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못하고 그저 다른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며 얻은 점수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듣고 봤을 것이다. 없는 일을 있는 일처럼 꾸며 논문을 발표하고, 남의 업적을 그대로 베껴 자신의 연구인양 논문을 쓴다. 그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며 이미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도 있다. 대학에서 학문을 깊이 새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학교 한 기독교분과 동아리는 매 학기 ‘부정행위 방지 캠페인’을 벌인다. 주로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양심서명’을 받는 일이다. 적지 않은 학우들이 관심을 보이고 동참한다. 이번 학기에도 진리관 현관과 학술정보관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우들의 양심을 기록한 잎사귀가 모여 시험기간이 끝날 무렵 양심나무는 잎이 무성해졌다.

과연 양심나무가 결실도 맺었는지는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많지는 않아도, 우리학교에서 부정행위가 사라질 수 있도록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학우들의 가슴에 양심의 열매가 맺혔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