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년이 돼 후배를 맞이하게 됐다.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학과 후배와 신문사 후배가 생겼다. 나에게 ‘선배’라는 단어는 책임이라는 것을 안겨주었다.

‘선배니까 이렇게 해줘야지’, ‘선배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머리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후배들에게 밥 한 끼, 커피라도 한 잔 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후배들한테 밥 사주느라 용돈을 다 썼다’는 친구들의 불평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몇 주 전, 교내 방송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어떤 선배가 가장 좋냐’는 질문에 ‘밥 잘 사주는 선배가 좋다’는 결과를 보았다.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 있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심해져 자칫하면 ‘선배=밥 사주는 사람’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곤 한다.
이번에 서울대에서 ‘학부생 조교제’를 취재하면서 대학교에서 선후배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다.

서울대 학부생 조교와 인터뷰 중 “조금이라도 학교를 더 다니고 생활한 선배잖아요. 꼭 공부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대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전반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항상 많은 얘기를 나누려 노력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어떻게 하면 후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 ‘후배한테 밥 사줘야 하는데...’라는 걱정을 먼저 했던 것이 약간은 부끄러웠다. 후배보다 먼저 학교생활을 해온 만큼 후배를 조금이라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이끌 수 있도록 보다 진정한 의미의 ‘선배’가 되기 위해, ‘멋진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