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세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미국에서 영어 연수와 취업 및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생 연수취업 프로그램(WEST)’의 신설과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의 연내 실시 등이 발표됐다.

한·미 양국간 민간 교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성공한 삶을 위해서는 영어와 국제 경험이 필수라 생각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영어권 국가로 보내기 위해 더 바빠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조기 유학을 떠나는 아이들은 3만 명이 넘고 그 비용으로 약 5조 원이 든다고 한다. 이런 흐름은 끊임없이 확산되며 많은 가정이 경제적 부담과 가족해체의 고통까지 감내하고 있다.

우리가 성공적인 진로 선택을 하기 위해 도달해야 하는 글로벌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지구상에 영어권 원어민은 12%에 불과하고 비영어권에는 88%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눈을 뜨면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열등감이 오히려 우리의 글로벌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일 수 있다.

우리학교에서는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경원인을 양성하기 위해 1995년부터 실시한 ICEC(The Intensive Course of English Communication)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수업을 듣는 상위 10% 이내의 학우들에겐 해외연수의 기회까지 주는 실속있는 수업이다.

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는 최상수준의 영어실력이 아닌 세계인과 소통이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세계화로 점점 가까워지는 세계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영미권을 표준삼아 전력투구하는 것이 아닌, 차이의 교류가 낳는 다양성 속에서 연대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기르는 것이다.

영미권 이외의 지역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세계 시민의식을 다지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62억 명의 인구와 함께 하는 세계화 속 진정한 성공은 각기 다른 세계인의 차이를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에 있을 것이다.